인문학 명강 동양고전이 보고 싶었는데 미루다 미루다 보니, 서양고전까지 나왔다. 세트로 구입해 놓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막내가 쭉 쌓아둔 책을 보면, "이게 어려울꺼 같다"며 골라준 책이다. 서양철학등에 대한 책은 어렵다. 좀더 계량화되기도 하고, 딱딱하고, 말을 참 어렵게 한다. 쉽게 말해 적응이 잘 안된다. 서양고전은 또 이름부터 어렵다. 어렵게 읽은 그리스 로마신화도 볼때엔 그나마 괜찮았는데, 나에게 서양의 지식은 참 휘발성이 강하다. 이런 환경에서 이 책을 권하는 막내가, 정곡을 콕 찌른셈이다.
막상 읽기 시작하면서 1장 고전, 인간의 본질에 답하다는 재미있다. 신화, 문학, 음악, 철학으로 설명되는 운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장 운명을 사랑하다, 생을 찬미하다는 문학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시대를 읽어내는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다. 3장은 어렵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정말 익숙하지 못한것 같다. 그나마 꿈의 해석은 EBS 고전읽기에서 좀 들어서인지 '그럭저럭 뭔 말인지 좀 알겠다' 이게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한가지 큰 소득이라면 마지막 이석재의 이성의 열쇠로 풀어본 세계 '성찰'을 통해서 데카르트에 대해서 좀더 알게된 점이다.
박경철의 자기혁명중에 '낯선것과의 조우를 통해서 이성이 동작한다'는 말이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멋진말이란 생각과 그럴싸한데, 그런것도 같은데라는 생각이 문득 크게 다가왔던 가을이기도 하다. 왜 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을 했는지를 설명해주니 고개가 절로 끄덕끄덕이게 된다. 요 한장이 휘발성없이 잘 남기만 해도 좋은 기억이 될것 같다.
책을 보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고전이 또 다른 재미를 갖게 한다. 스스로 "명강"이라는 제목을 붙일때 '좀 뻥이 심한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명강은 외적 평가와 동의의 결과임과 동시에 강의하는 사람의 내적 만족이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그런 자심감의 발현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보면서 서서이 동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카프카를 설명하는 변신을 보면 책의 존재와 역할, 어떤 책을 읽어야하는지 나온다. 최근에 본 박용후의 책은 도끼다의 제목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을 보면, 책은 정말 그렇게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읽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수준을 전체적으로 논하기 이전에 읽는 수준이 아직은 매우 낮다. 꼭꼭씹어서 읽어야 하는데, 항상 설렁설렁이다. 돌아보면 일상생활도 덜렁덜렁인듯 합니다. 아는데도 잘 안고쳐지니 고의성이 다분한거죠..
이런 이유때문인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마치는 말이 참 무섭게 와닿습니다...
"네가 다시 태어나기를 영원히 바랄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