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생선이 아닌 낚시하는 법을 얻다

글쓴이: 책으로 꿈꾸는 나날 | 2012.03.06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깔끔한 표지와 작은 사이즈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깔끔한 화이트 컬러까지요. 답이 없는 시대 필요한 것들, 난문쾌답. 왠지 이 책을 읽으면 답이 없는 이 세상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를 잇는 세계 3대 경영 구루'라는 오마에 겐이치.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었지만, <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부의 위기> 등 그의 작품들은 꽤나 익숙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읽기 전, 책장을 스르륵 넘겨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짧막한 글들을 엮은 책이었습니다. 좋았던 첫인상과 함께, 마음 한켠에 과연 이 짧은 글들로 무엇을 배우고 얻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지닌채 책을 읽어 내려갔어요.

 

<난문쾌답>은 오마에 겐이치가 40년간 쓴 100여 권의 책에서 추린 것입니다. 책 맨 앞부분의 '이 책에 대하여'라는 부분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려고만 했던 내 자신이 한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생선을 쥐어주는 책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예요. 저자는 '이 책에 대하여'에 "자신의 일과 인생에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이며, 통찰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이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 도서관에 있는 지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지라고 충고합니다. 즉, 답이 없는 이 시대를 이길 유일한 지혜는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답을 찾는 것, 통찰력인 것입니다. 작가는 <난문쾌답>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앞부분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밝혀버립니다. 그럼 이제 부터 독자인 내가 할 일은 그가 선별한 글들을 읽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내리는 통찰을 기르는 것이죠.

 

스스로 답을 찾는다 / 누군가로부터 답을 구하는 데 익숙한 사람보다 자신을 믿고 스스로 답을 찾는 사람의 생명력이 강하다. <돈 잘 버는 사람은 머리를 어떻게 쓸까?> (19쪽)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성적으로 평가받았던 저에겐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는 것 보단 빨리빨리 성적을 올리기 위한 '족보', '족집게 학원'이 더 익숙했으니까요. 공부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식당 하나를 가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맛있다는 맛집을 따라다닙니다. 취업을 할 땐 취업 관련 카페를 가입하고, 결혼을 할 땐 결혼박람회를 들락거립니다. 아이를 출산하려고 할 땐 육아박람회를 가게 되겠죠. 언제부터 스스로 답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어색해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눈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답을 찾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되뇌어 봅니다.

 

하기 싫은 일 / 순간적으로 싫다고 느낀 일이라도 진지하게 몰두하다보면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표면적인 느낌만으로 '이건 싫다.' '저건 싫다'하다 보면 정말 할 일이 없어진다. 2002년 5월 (37쪽)

요즘 정말 일이 하기 싫었는데, 왠지 뜨끔해지는 문구였어요.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아니면 어차피 해야하면서도 괜한 불만으로 '재미 없다. 싫다.'라고 불평하며, 자기 연민에 빠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엇이든지 답은 제 마음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기 싫은 일이라고 무조건 내치지 말고 시도해본다면, 정말 하기 싫은 일인지 아닌지 마음 속에서 답해주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요?

 

돌다리도 두드려라 / 어떤 생각이 논리적이라고 여겨지면 대개는 거기서 사고를 멈춘다. 그러나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자신의 논리와 분석이 정말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들이 보일 것이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부가가치를 최고로 높이는 방법> (134쪽)

이 글을 읽으며 끊임없이 사고하고 통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좋은 말, 옳은 말이라면 의문을 갖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살이는 그렇게 단순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옛 성인들은 끊임 없이 질문에 또 질문을, 그 질문에 또다른 질문을 하며 답을 구했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론들, 정보들이 처음부터 당연한 것은 아니었듯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겠습니다.

 

<난문쾌답>. 어쩌면 너무나 좋은 글들이어서, 오히려 뻔한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 안엔 독자들이 구하고자하는 답이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답을 구할 수 있도록 이끄는 등대가 있을 뿐이죠. 지금 자신의 인생이 어디로 흐르는지 모른 채방황하고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전체목록보기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