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풍경은 아름답다. 그리고 한적하다. 하지만 벼와 싹이 자라는 저 식물들 아래에 생태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듯이, 도시의 사람들과는 사고 구조가 다른 농촌인들의 싸움도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서 그런지, 예전에 보았던 일본의 드라마도 생각나고, 직접 여행했던 일본 농촌의 꺠끗한 풍경도 생각난다. 우리 나라보다 훨씬 경작지가 청결히 관리되고 잡풀도 없을 것 같았던 농촌 마을은 너무나 평안해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을 생각하면, 농촌에서 사람들이 무작정 따르게 되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 곳이 또한 시골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시골 생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있어서 참으로, 현실적인 글이라고 생각했다. 시골 사람들은 도시 사람들처럼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시골이라고 해서 인심이 좋은 것도 아니요, 오히려 작은 이득 앞에 자신의 양심을 내팽겨치는 (양심이 양심인지도 모르는 ) 사람들이 살고 있을 수 있다. 품격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탓이다. 또한 깡촌에서는 살인사건이 많이 벌어진다는 섬뜩한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가 방영되었는데, 그 영화를 생각하니 더욱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범죄가 적다는 것은 착각이요, 범죄의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는데, 시골에서 살려면 내 몸은 내가 지킨다 라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흔히들 대문 열어놓고 살아도 된다는 것은 착각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예기치 못한 침입에 대비해 최소한 무기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날카로운 지적이 있다. 시골에 간다고 무조건 건강해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을 바꾸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습관 때문에 건강은 나날이 나빠질 수 있다. 바로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다. 폭음과 폭식도 이에 해당된다.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과 이들 습관을 끊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나는 술담배는 물론 커피도 먹지 않는다는 작가의 생활 습관에 오히려 큰 감동을 받았다. 술로 인생을 사는 것은 인생의 1/3을 허비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그의 준엄한 경고가 술 좋아하는 나의 정신 상태에 경종을 울려주는 것 같다. 술없이 사는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을, 술과 함께 하는 1/3의 시간 때문에 잃어버릴 것인가? 나부터 반성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시골 생활의 선입견을 깨주는 책이 아니었다.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도시에서의 번민을 뒤로 하고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마음의 병도 있고, 몸에도 병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디에 살건 마음이 건강하고 나쁜 중독에 빠지지 않으며, 대인 관계를 적절히 조정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시골과 도시의 대인관계의 형태가 다를지언정) 또,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있어야 인생을 허송세월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책을 보면서 다시금 느낀다. 도시와 농촌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농촌인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인생의 진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