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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글쓴이: 주리와 꼬군의 책 놀이터 :) |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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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나의 북유럽의 관심이 시작된 배경에는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이 있었다. 유럽하면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지 이런 흥미진진한 소설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3부작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내용 자체도 충격적이었고, 그 탄탄한 스토리에 작가는 물론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었다. 이것 저것 찾아보던 중 어릴적 너무나도 좋아했던 캐릭터인 삐삐도 스웨덴 작가의 동화였고, 싸고 실용적이며 디자인면에서도 으뜸이라 여겨 자주 이용하는 이케아 가구도 스웨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뿐인가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레고도 그 시작은 덴마크라고 한다. 어디서 시작된지도 모른채 좋아하고 갖고 놀곤 했었는데, 그 뿌리를 찾아가다 보면 끝이 없을 것만 같다. 게다가 요즘 트렌드는 북유럽이라길래 반갑기도 하면서도 왜 북유럽 북유럽! 하는 거지, 하는 의문도 자연스레 갖게 되었다. 그러한 의문을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를 통해 풀게 되었으니. 

 



이 책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는 50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지역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지리적 특성상 북유럽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그런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발전해 온 북유럽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알만한 흥미로운 키워드로 각각의 분야를 소개하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비슷한 국기 모양들 만큼이나 정치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연대를 이루고 있는 북유럽의 국가들, 세계 제일가는 복지국가들 답게 세금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 다문화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태도 등 관심밖에 있던 이야기들도 흥미로웠고, 전혀 모르고 있던 매력적인 작가, 화가, 희극인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스웨덴의 국민화가 '칼 라손'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그런 척박한 삶이 아닌 아늑한 가정의 삶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따뜻한 집과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는 인간적인 화가. '칼 라손'의 그림들은 나중에 찾아볼까 한다. 1931년에 출간된 그의 자서전에서 그는 '집과 내 가족에 대한 추억과 그들을 담은 그림들이 내 인생 최대의 작품이다'라고 회고했다고 한다. 더욱 흥미있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보면 이것도 북유럽거야! 하며 읽게 된다는 것이다. 책 속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과 자료들은 또 어떤가.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게끔 마음을 움직인다. 

 



북유럽이 우리와 동떨어진 그저 지구 반대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 또한 새롭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는 의료 인력과 의료 시설, 의약품 등의 의료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의료지원을 했을 뿐 아니라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선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의료문화 발전에 큰 공을 세웠고, 우리 나라 해외입양이 이루어지는 국가 중에 북유럽으로 보내는 아이들도 상당수 된다는 것, 북유럽의 유명한 브랜드들이 차차 우리나라에도 진출하고 있는 것 등 역사, 사회,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는 문화적으로도 더 많은 교류를 해 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우리나라는 북유럽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엔 북유럽 스타일의 육아도 뜬다고 하니 역사 경제 사회 문화에 이어 교육분야도 첨가되어야할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덮으면서 왜 사람들이 북유럽, 북유럽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얻었다. 북유럽 스타일이 마치 지금에야 유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우리들에게 사랑 받아왔고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것 뿐이다. 어느날 갑자기 어떤 계기로 사랑받게 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 널리 퍼져 사랑받아 왔고 그 유래는 역사 문화 사회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상상을 초월한다. 스칸디나비아의 추운 날씨탓에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원목 재질을 살린 가구를 만들어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도록 함으로써 지금의 이케아, 지금의 스칸디나비아 가구가 있었고, 문학을 통해 복지제도의 그늘에 가린 현실을 비판하며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핀란드의 험난한 지형은 무선 통신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고 노키아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 그것은 북유럽스러움인 것이다.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북유럽이기에 가능했던 자연스러움 북유럽 그 자체인 것이다. 지역적 특색이 녹아 있는 가구, 솔직한 캐릭터,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던 작가들,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화가들, 복잡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인위적으로 꾸미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이제야 우리도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아닐런지. 그렇다면 우리가 북유럽에 열광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북유럽에 있는 것이다.

 


얼마전 스웨덴으로 출장 다녀온 친구가 자기가 가본 도시 중 스톡홀름을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라고 적극 추천했다. 책까지 읽고 나니 몸이 근질근질 해진다.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 아마 여행테마는 "50개의 키워드"가 될 것 같다. 너무나도 게으른 탓에 내용엔 관심이 없고 결과에만 주목해 왔던 것 같다. 남들이 북유럽, 하니 나도 북유럽 트렌드! 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북유럽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덕에 북유럽에 애정이 생겼다. 왜 지금 트렌드가 북유럽인지 왜 북유럽일수 밖에 없는지 보다 흥미로운 관점으로 지금의 유행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가 몰랐던 북유럽을 만날 수 있고 알았더라도 숨은 뒷얘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뭉크의 절규가 새롭게 마음을 파고들고,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안데르센 동화를 손에 들고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삐삐는 또 어떤가. 삐삐의 탄생비화는 삐삐의 통통튀는 스토리만큼이나 마음을 술렁이게 하고 다시 듣는 ABBA는 귀를 즐겁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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