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참으로 좋은 것이다. 혼자 가는 여행도 좋지만 사랑하는 가족 또는 아이들과 함께 가는 여행길은 그야말로 행복을 쌓으러 가는 길임에 틀림이 없다. 여행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일상에서의 탈출을 통해 새로움을 보고,듣고,만지고,먹으며 삶의 원동력이 될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뛸 자세를 갖추는데 그 목적이 있음을 간과하지는 말아야 하겠다.
이 책 '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는 1인 3역의 역할을 해내며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놔주려는 류한경 작가의 엄마 마음 가득한 유럽 베네룩스3국 여행기이다.
세상 어떤 부모도 자식의 안위와 멋진 성장을 바라지 않는 이는 없다고 본다. 책을 읽으며 이처럼 많이 줄을 긋거나 모서리를 접는 일은 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내게도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작가는 여행을 가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있어 충분히 독자층의 호응을 얻을수 있을것이라 판단된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현실이 경쟁으로만 내달리는 상황과 내 아이만 처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사교육을 해서라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그릇된 사교육 팽배론과 잘못된 양육방식이 결국 내 아이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 온다는 깨달음의 결과로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는 명구대로 한걸음 늦게 갈지언정 명확히 알고 가자는 생각과 우리 교육에 실망 하기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할수 있다는 믿음에서 그 이유를 찾고있다.
도입부에선 우리의 현실 속에서 자식을 키우는 직장맘과 동일세대의 동질감을 낫낫이 들어내어 그렇게 할수밖에 없는 당위를 설명하곤 있으나 일부 의식있는 부모들은 그와 다르게 대처하고 행동하는 점으로 미뤄볼때 우리사회의 강한 흐름은 인정하지만 나 나름대로의 거부감에 따른 토를 달아보기도 했다.
해외여행 조차도 스펙으로 쌓여가는 추세를 타파하려 배우 고,느끼고,체험을 통한 여행을 하자는 목표로 유럽! 그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 찾지않는 베네룩스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을 여행지로 선택하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교과목에 등장하는 것을 빼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국제화,글로벌화 시대의 총화 인터넷에도 그리 많지 않은 자료들로 3모녀•자의 좌충우돌 여행은 시작되었다.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헤프닝으로 웃음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에 참가해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걱정 거리들에서 독자의 감정이입은 최고조에 달한다. 베네룩스3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몸소 느껴보는 것들에서 우리나라에도 도입해 보았으면 좋겠는걸 하는 아쉬움도 느껴보며 여행자들에 대한 몸에 벤 친절을 통해 국가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더 넓은 차원의 국익개념을 들어 볼수 있다. 나라면,우리 였다면 자신이 사는곳의 지리,건물,음식,전통 등에 대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줄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할말을 잊기도 한다.
이런것이 국민 브랜드이자, 국력을 높이는 문화라고 볼수 있지 않을까?
경쟁에 몰려있는 모두에게 정작 중요한것이 무엇이고 왜 그것을 해야만 하는지를 베네룩스3국 사람들은 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함으로서 여행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되돌아 보아야만 하는 자괴감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태어나 40년씩이나 삶에대한 고정관념에 쌓여 있었던 터라면 더욱더 힘들것이다
이제 막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경재으로만 내몰것이 아니라 고품위 문화이든 또는 미개문화이든 문화적 충격을 가하는 방법은 많은 생각을하게 하고 또한 변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실현 방법이 될것이라 믿는다.
1달간의 여행을 통해 '좋은 습관,좋은 추억,좋은 인연'을 만들고자 노력한 이 가족의 양육방법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