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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전2권) 광활한 초원의 대서사시

글쓴이: 블루플라워 | 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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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지인의 결혼식에 갔다. 한참 한국의 노총각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하는 시기였다. 지인도 노총각이라 외국인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보았는데 한국사람과 똑같이 생겼었다. 이어 신부의 친구들이 옆에서 말을 하는데 억양은 우리와 비슷해 한국말 하는줄 알았지만 가까이에서 들어보니 외국어였다. 그때서야 몽골 여성들이구나 했다. 겉으로 보기엔 한국사람과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우리가 몽고족이기 때문일것이다. 비슷한 생김새에 비슷한 억양까지.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려면 차라리 몽골 여성들과 결혼하면 더 낫겠다 생각을 했었다. 아시아인의 약 90%가 엉덩이에 푸른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몽골족이라서 그렇게 푸른 반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알아왔다. 그와 더불어 몽골하면 '칭기스칸'을 떠올릴수밖에 없다. 


 


테무진(칭기스칸)이 몽골의 유목 부족을 통일해 칸이 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정착민인 우리는 알지 못한 유목민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테무진의 어린 시절, 늑대와 말의 싸움을 겪으며 의형제를 맺게 되는 자무카와의 만남. 테무진의 둘도 없는 친구 보오르추를 만나게 되는 과정과 한 곳에 있지 못하고 떠도는 생활을 할수 밖에 없었던 그의 외로운 생활들을 알려준다. 어렸을때 약혼했던 버르테와도 결혼하고 점점 안정을 찾아간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생활을 하는 유목민에게 가축들은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된다. 겨울이면 다가오는 조드 때문에 가축을 잃고 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그들의 모습들을 보았다. 여기에서 조드란 물이 부족한 건조지대에 겨울철 가뭄과 추위가 겹쳐 유목민의 생명줄인 가축이 한꺼번에 수천마리씩 죽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아버지인 예수게이가 독살로 죽고 의탁했던 곳에서 버림받고 고난의 시절을 겪어왔다. 자신의 욕심보다 여러 사람의 평등적인 관계를 원했던 테무진의 통치방식 또한 다른 칸들과는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책소개에서 그렇지만 칭기스칸이라는 영웅 서사가 아닌 칭기스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유목민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의 중세사를 그렸다고 한다. 유럽의 중세사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 솔직히 아시아의 중세사는 역사적 지식이 거의 없다. 작가는 우리들에게 '보다 바른 세계사상'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작가가 10개월간을 몽골에서 체류하며 이 광활한 초원의 대서사시를 만들어냈다.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열심히 상상을 했지만 어느 분이 올린 몽골의 풍경 사진들을 보며 감동을 했다. 몇 장의 사진으로 인해 책 속의 내용들이 하나의 장면으로 각인되었다. 작가의 뜨거운 열정과 칭기스칸의 나라 몽골의 생활들이 깊게 다가왔다. 광활한 몽골의 초원이 그려진다. 푸른 하늘과 넓은 목초지, 우리의 비슷한 얼굴들, 그리고 수많은 가축들이 뭉쳐있는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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