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지식의 만찬으로 이끌어 준 최재천 교수님의 '통섭의 식탁' 생물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책들이 주로 다루어져 있지만 딱딱하거나 어려운 책이 아니라 이해하기 쉽고 편하게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최재천 교수님의 '과학자의 서재'를 통해서 이미 그의 명성은 알고 있었다. 기회가 닿으면 읽어야지 생각만하다가 시간이 흘러 미처 과학자의 서재를 읽기도 전에 통섭의 식탁을 먼저 읽게 되었지만 그가 왜 이 시대의 지식인을 대변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최재천 교수님은 자신을 가르쳐 책벌이라고 말한다. 이미 여러 신문사와 잡지에서 그의 서평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통섭의 식탁을 통해서 그가 내놓는 맛있는 요리들을 통해서 좀 더 나의 머리는 풍성한 지식을 담아낼 수 있을거라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3단계로 이루어진 식탁에 나온 메뉴들은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요리들이라 새로운 맛을 가지고 맛볼 수 있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요리(책)들은 조금은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부담가지 않는 지식들을 담아내고 있다. 메인요리에 앞서 최재천 교수님의 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글도 있는데 요리는 못하지만 요리를 잘하는 아들을 둔 덕에 보조 역활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아들과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대한민국 남성들이 사랑 받고 싶다면 요리를 하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중에 유달리 침팬지 연구소에 관심이 높은데 아들과 함께 세계적인 학자인 교토 영장류 연구소 마츠자와 교수의 초청을 받아 아들과 함께 갔을때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를 잘 다루는 침팬지 아이와 아들과의 컴퓨터 게임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단순히 지능의 진화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의 연구대상으로만 침팬지를 바라본 것이 아닌 진심으로 침팬지 아이를 사랑하고 그의 정신세계까지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에 사람이나 동물이나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간과 동물간의 교감을 다시한번 느꼈다.
포식하듯 만족스럽게 먹은 메인 요리 후에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디저트 요리는 그날 식사의 질을 좌우하는데 디저트로 나온 요리 역시 그 맛에 매료될 정도로 디저트가 담고 있는 내용도 역시 최고다 싶은 내용들이였다.
아프리카 야생 동물 연구에 평생을 바친 3명의 동시대 여성은 한명은 70대 후반의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며 자연 사랑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2명의 여성은 20년의 텀을 두고 밀렵꾼들의 손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는 일을 당한다. 죽음마저도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과 열정을 막을수 없었다.
침패지를 통해서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가족의 몰략?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아이없는 세상의 비극인 '여성학교'는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비추어볼때 흥미롭게 다가온 내용이다. '통섭의 식탁'의 요리들을 미처 만나보지 못했더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읽어보아야 할 책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조금 편중해서 읽는 경향이 있다. 될수 있으면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책을 고르다보면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장르의 책에 눈에 저절로 가 있다. 내가 읽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와 미처 못 읽은 책을 찾아서 읽는 재미를 선사해준 '통섭의 식탁' 저자 최재천 교수님이 차려놓은 만찬을 맛있게 기분좋게 식사하며 독서가 주는 영양가로 인해 정신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