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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세 번 읽은 책... 그러나...

글쓴이: 구름과 바람 | 201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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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로 책 제목을 저렇게 지은 것일까? 

이 책은 한국 독자층에 대한 "도발"같은 느낌이 든다. 내용도 내용이나 제목부터 상당히 도발적이다. 책 안읽기로 유명하고 더 나아가 쉬운 책만 골라 읽기로 유명한 한국 독자를 상대로 "책의 정신"이라는 고리타분한 느낌의 제목이라니? 뿐만 아니라 책 내용도 그 어렵다는 철학, 역사, 문화 등이 동. 서양 가릴 것 없이 등장하며 책 표지마저 두껍고 질 높게 만들어 마치 불경이나 성경책을 보는 듯한 조심스러운 기분을 준다. 

한 마디로 "현재 유행을 꺼꾸로 타고 있는" 겉모습이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면... 풍성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가서 잠시 나의 생각을 놓치고 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으면 확실히 작가가 공부를 많이 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채워넣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기에 책도 과거의 그것처럼 "책답게" 만들어 판매하련지도 모르겠다. 이 노력과 재미에 비한다면 책 후면에 그려진 19500원의 가격이 오히려 싸보일 정도니까..  


저자는 머릿말부터 책에 관련한 자신의 관점을 많이 선보인다. 이중 독서의 즐거움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권장도서목록 같은 방식의 독서운동은 오히려 자발적인 즐거움을 뺏는 일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독서운동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억지로 책을 읽히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충 학생들 상대로 강제로 주입식 교육하듯이 느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만 이 책도 후면에 수 많은 사람들이 추천사를 올려 주었는데, 그 이름도 이어령, 이용훈 등 출판계 거물들이 가득하다. 머릿말 속 작가의 정신이 정말 제대로 표현되려면 추천사도 전혀 올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유명인의 추천사도 사실상 권장도서를 목록으로 추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의 관점을 정말 보수적으로 해석한다면 진정한 책의 즐거움은 누군가의 손에 집혀져 읽혀지며 서서히 그 이름을 알리는 것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 타며 10년이 넘어도 가치있는 책으로 말이다. 



내용은 크게 다섯개로 나뉘는데, 마지막 "책의 학살" 챕터를 제외하고 시간 순서대로 펼친다면 


1)고전을 리모델링 해 드립니다. -> 2)아무도 읽지 않은 책 -> 3)포르노소설과 프랑스대혁명 ->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 


순이나 실제 책 챕터는 


1)포르노소설과 프랑스대혁명 -> 2)아무도 읽지 않은 책 -> 3)고전을 리모델링 해 드립니다. ->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 


순으로 흐른다. 이유는 작가가 이야기를 여는 시작점이 프랑스대혁명을 통한 인식 변화라 그런 듯 싶다. 근대를 여는 상징하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 혁명에 영향을 미친 중세 과학책들... 그러한 과학책들이 넘고자 했던 장벽인 고전이라 불리던 가치관... 이런 순서대로 하나씩 안으로 들어가듯 이야기를 펼치고자 했던 것같다. 


물론 그나마 자극적인 내용인 포르노.. 즉 야한 내용을 앞으로 당겨 읽히게 함으로써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에게 앞 부분만 잠시 읽어도 빠르게 흥미를 가지고 결국 책을 구입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러나 내가 같은 책을 썼다면 당연히 위의 시간 순으로 펼쳤을 것이다. 그래야 시간 순서라는 흐름에 맡길 수 있으니 우선 독자가 이해하기 편하고 다음으로 작가도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표현하기 쉽게 된다. 


이 말은 사실 책이 약간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는 점이다. 공간과 시간의 변동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책을 설사 사더라도 끝까지 읽어내는 독자의 비율은 작아진다는 의미도 된다. 이것도 책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는데 장애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가능한 책은 잘 읽히되 누구나 편하게 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건 순전히 나의 책에 대한 관점이다. 


책이 이야기 하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또는 당연시 여기는 그것도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또는 과장된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에는 비판적 관점을 지니고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책에 다가가는 순간...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이 다가온다. 이것이 진짜 책 읽기 운동이 아닐련지."


이를 위해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긴 이야기의 예를들고 비판적으로 정보를 추합해 다시 재조합하여 보여줌으로써 실제 사건, 인물의 맨 얼굴을 보여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다만 그때마다 사회 지배구조가 필요로 하여 인위적으로 이야기 구조를 변형시켰다는 형식의 마무리는 약간 아쉽다. 


지금도 대통령을 뽑고 나서 민주주의 가치관에 위배된다고 비판을 하고 실제 해외에서는 한국을 정치적 후진국으로 볼 지라도...  나는 그것은 국가 지배구조가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이 만든 현상이자 그 책임도 국민에게 있다고 본다... 이야기 구조를 변형 시킨 것도 그 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자들의 노력도 있겠지만 그만큼 사회의 성숙도 및 당시 인구 구조의 한계상 당연히 그런 식으로 표출될 수 밖에 없던 현상이라고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나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올려 본 것이다. 


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많이 남겼으나... 그정도로 나의 생각도 많이 나오게 하는 책이라는 의미다. "혼자 책 읽고 끝~~"  하는 그런 일반적 책과는 달리...  이런 저런 작가의 생각에 동조하면서도 비판적으로 "나의 생각도 이렇다."를 말할 수 있는 책...  만일 작가가 자신의 책을 통해 그것을 원했다면 성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자기 생각의 표현과 더불어 비판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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