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콜린스의 <헝거게임>시리즈는 딸의 권유로 읽게 된 작품이었다. 별 기대없이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에 시리즈 3권에 모두 흠뻑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영화까지 챙겨봤으며 곧 개봉될 <캣칭 파이어>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탓에, <헝거게임>마니아를 위한 가장 강력한 생존 게임 <<테스팅>>의 등장은 나를 설레게했다. 스쿨라이브러리저널에서는 <헝거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크게 만족한 작품이라 하였는데, 백번 공감하는 말이다. <헝거게임> 못지않은 액션과 로맨스로 정말 흥미로운 이 작품은 많은 독자들이 읽는내내 <헝거게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분명 많은 부분 흡사한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테스팅>>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부분이 있기에 이 작품만이 가지는 또다른 마력이 충분히 존재한다. 美 파라마운트사에서 영화 제작을 결정하기로 했으며, USA투데이에서 '올여름 최고의 판타지'로 선정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테스팅>>의 존재력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7차에 걸친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첫 번째 증거로 건설된 토스시티는 7차에 걸친 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각국 지도자들의 자질의 부족 즉, 지성과 압박감 속에서 버텨낼 수 있는 능력, 리더십이 적절하게 배합되지 못한 사람들이 수장이 되어 나라를 이끈 게 치명적이었다는 생각에 따라 통일연방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유일한 길로 미래의 지도자 후보를 철저히 선별하기 위한 '테스팅'을 실시하게 된다. 이에 식민주(植民州)인 다섯 호수 마을에 사는 시아는 회색 눈의 미남인 토마스 엔드레스와 수줍음이 많지만 상냥한 말라카이 로크,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잰드리 힉스와 함께 테스팅에 선발된다. 테스팅에 합격하게 되면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이들은 미래의 과학자, 의사, 교사 그리고 정부 관리가 될 수 있기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막한 질문을 하게 되는 졸업생들에게는 '테스팅' 응시자로 호명되기를 바라는 건 오랜 희망사항이자 꿈이었다. 더군다나 다섯 호수 마을에서 응시자를 배출한 건 10년 전이 마지막이었기에 시아와 친구들에게는 더없는 영광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아의 아빠는 응시자로 뽑히지 말아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래 전 테스팅에 통과했던 아빠는 테스팅에 관한 사라진 기억과 악몽을 전하며, 그동안 오빠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종품 개발에 오빠의 공을 말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한다. 테스팅에 참가하러 집을 떠난 뒤에 단 한 번도 부모님을 보지 못했던 아빠와 엄마는 시아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아가 꼭 가야하는 곳이기에 아빠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네가 믿고 있는 사람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시아. 그러면 다 괜찮을 거야." (본문 51p)
테스팅을 치루기 위해 토수시티에 모인 108명의 아이들 중 최대 스무 명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데, 10년 만에 테스팅에 응시하게 된 다섯 호수 마을의 아이들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테스팅은 총 4차로 구성되어, 1차 시험은 이틀간 역사와 과학, 수학, 읽기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함께 논리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필기시험으로 진행되고, 여기서 합격된 이들은 지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실기 시험으로 진행된다. 다시 여기서 합격하면 3차 과정인 팀 과제에 응시하게 되고, 마지막 네 번째 시험에서는 의사결정 능력과 리더십을 평가하게 된다. 이 4차에 걸친 과정에서 모두 고득점을 기록한 학생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이 진행되고, 인성과 심리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사람이 선발된다.
1차 시험이 끝나고 시아의 룸메이트였던 라임은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응시자가 자살하는 것을 손 놓고 구경만 하던 정부, 오답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는 않는 그들을 보면서 시아는 다섯 호수 마을의 행정관과 박사, 학교 선생님들이 마을 학생들을 테스팅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계속 되는 감시와 죽어가는 친구들 속에 시아는 토마스의 위로와 용기를 받으며 토마스와 함께 3차 테스팅까지 합격 한다. 마지막 실무능력을 시험하는 4차 테스팅은 핵전쟁 후 방사능에 오염된 변종 생물들과 통일연방에 소속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직 재견되는 않은 곳들을 탐험하는 것이다. 아빠의 악몽에 등장하는 그 곳으로.
"응시자들은 시험을 시작할 때는 한 사람씩 개별적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계속 홀로 남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함께 팀을 짜고 싶은 사람을 선택할 수 있죠. 다른 동료가 성과를 올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들보다 앞서 합격하기 위해서 시험을 치르는 동안 여러분이 한 선택, 그리고 행동들은 최종 평가에 반영됩니다." (본문 152p)
그렇게 시작된 4차 테스팅으로 통해 시아는 다른 응시자로부터 죽음의 위기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동물의 위협을 받기도 하는데 토마스와 한 팀이 되어 서로를 의지하며 도착지를 향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싹트는 그들의 로맨스와 죽음의 사투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게 되는데, <헝거게임>에서 보여주었던 생명을 걸었던 배틀이 또다시 재연되고 있었다. 죽은 응시자를 위해 무덤을 만들고, 배고픔에 허덕이는 다른 응시자들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는 시아의 행동은 캣니스와도 많이 닮아있었다. 시아는 아빠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와 다섯 호수 마을에서 아빠에게 배우고 함께했던 일들을 토대로 많은 장애물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만, 용감하고 강한 시아도 어찌할 수 없는 난관앞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진실 앞에 마주하게 된 시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믿음과 배신 그리고 삶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테스팅은 마치 얼마전 전쟁같은 대학수능시험을 치루었던 고3 수험생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어 그들을 밟고 올라서야만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들. 서로 죽고 죽이는 테스팅 응시자들과 다를 바 없는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테스팅>>을 통해 마주하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려면 경쟁자를 제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 응시자들이 있단다. 뭐, 대체로 사실이기도 하지." (본문 164p)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책 속에 흠뻑 빠져 읽었다. 아직 풀어내지 못한 수수께끼가 숨겨진 <<테스팅>>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 시리즈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져만 간다. 토마스와 윌은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을까? 시아를 응원하는 듯한 미하우는 어떨까? 4차 테스팅에서 시아를 도와주었던 백발의 남자는 누구였으며, 토마스와의 로맨스는 진실이었을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하루라도 빨리 풀어내고만 싶다. <헝거게임>시리즈의 아성에 도전하는 <테스팅> 시리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력한 액션과 로맨스,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흠잡을 데 없는 구성이다. _퍼블리셔위클리
(사진출처: '테스팅' 표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