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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할 때다

글쓴이: 무진無盡의 세상보기 | 20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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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할 때다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해 보인다. 보통의 사람들 모습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하는 공인들마저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별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 시대의 정치를 책임지고자 하는 정치인일수록 이러한 모습은 더 한다고 여겨진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사람을 떠올리며 그만한 사람 없었다는 그리움의 대상 또한 흔치않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붙일 수 있겠지만 그 중심에 선 것이 어쩌면 책임이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일상의 삶에 대한 책임을 근거로 자신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행하는 행동도 자신이 책임지려고 하는 정신이 부재한 것, 어쩌면 이러한 모습은 이제 한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의 문제로까지 확산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우리가 기억하는 많은 역사 속 인문들 중 긍정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리워하거나 칭송을 하고 그를 넘어서 따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정치적 치적을 많이 남겼는가 아닌가도 관심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어떤 삶의 자세로 살았는가에 초점을 두고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볼 때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책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며 따라 배우려는 마음이 모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찾아보고 그로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책을 발견한다.


 



'한국 역사 인물을 통해 본 인문학'이라는 화두로 출발하고 있는 '조선의 선비들 인문학을 말하다'(행복한미래, 2013)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로 후손들이 수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를 기리는 제사를 모시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의 행적과 후손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불천위' 흔히 접하는 말이 아니기에 낯설기도 하다. 불천위란 '나라나 유림에서 그 삶과 업적이 후세인들이 영원히 기리며 본받을 만하다고 인정한 인물을 말한다.'고 저자는 전재하고 있다. 현재까지 후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불천위 제사가 이어지고 있는 사람 51명을 찾아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조망하며 그들의 삶을 살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천위를 선정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와 불천위에 오른 사람이 진정 그만한 인물인가가 관심사가 될 것이다. 죽은 사람도 다시 죽이는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또한 때론 국가의 권력보다 더 큰 위세를 부렸던 유림에서 선정한 사람들이기에 그 선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삶이 오늘에 비추어 어떤가는 살펴보는 것이 옮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불천위로 우리도 쉽게 알 수 있는 김종직, 김굉필, 이황, 노수신, 이원조, 류성룡, 정탁, 하위지, 장말손, 이언적 등이다. 서슬퍼런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권력에 마음조차 주지 않고 학문과 후학을 위해 일생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불천위 제사는 그들의 신위가 모셔진 사당과도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오래전에 지어졌던 사당의 모습을 보는 것도 전통 건축이 사라져가는 현대에 사당을 통해 전통건축을 보는 재미도 함께할 수 있다. 저자가 찾은 불천위가 대부분 한 지역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저자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영남 유림들이 조선의 역사에서 했던 역할을 통해 반증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문[學], 정의[義], 백성[民], 나라[國], 마음[心]으로 분류하여 엮은 불천위 대상자들의 삶을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다르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삶에 대한 근본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예전의 사람을 흠모하는 것은 삶의 양태는 달라졌지만 본심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그들을 현 시대에 살아나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으로 본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여전히 삶의 화두라면 그들의 삶에서 여전히 배워야할 무엇이 있다. 그 무엇이 사람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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