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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정신으로 무장한 자유의 투사

아베 피에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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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성자’,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엠마우스 운동의 창시자’, ‘빈민의 아버지’,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현존 인물’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아베 피에르(Abbe Pierre, 1912- ) 신부의 엄청난 현재적 위상은 능히 짐작된다.

‘행동하는 성자’,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엠마우스 운동의 창시자’, ‘빈민의 아버지’,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현존 인물’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아베 피에르(Abbe Pierre, 1912- ) 신부의 위상은 능히 짐작된다. 국내에 소개된 피에르 신부의 저서에는 이러한 그의 인물됨과 생각의 깊이가 잘 드러나 있다.

지금까지 번역된 피에르 신부의 책들은 대부분 일화(또는 예화) 중심으로 자전적 요소가 짙다. 일부 일화와 예화는 책마다 반복되는데(분량이나 세부 묘사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는 뜻일 게다. 피에르 신부의 생애와 사상이 함축된, 상징적인 일화 몇을 살펴보는 것으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 보자.

# 일화 1- 엠마우스 공동체 운동의 계기

피에르 신부가 뫼르-테-모젤에서 신부이자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사람들이 몰려와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좀 와보세요! 어떤 남자가 자살을 기도했는데, 죽지는 않았습니다. 와보세요!”

피에르 신부가 만난 사람은 20년 동안 복역하고 돌아와 절망에 빠진 한 남자였다. 그는 친아버지를 죽인 죄로 형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나서 다시 자살을 시도할 것이고, 다음에는 실수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피에르 신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정말 억세게도 불행하군요. 그런데 저로서는 당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군요. 우리 집은 부자였지만, 신부가 되려고 유산을 포기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물려받은 것이 없습니다. 물론 국회의원으로 보수를 받기는 하지만, 저를 찾아와서 집을 구해달라며 울부짖는 사람을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건축 허가도 없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언제나 싸워야 했고, 자재들을 외상으로 사서 써 빚만 산더미처럼 지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당신한테 아무것도, 손톱만큼도 줄 게 없군요. 하지만 당신은 죽기로 작정했으니까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이 자유스럽겠군요. 아! 그래, 죽기 전에 저를 도와서 다른 사람들을 돌보지 않겠습니까.”

이러자 그 남자의 얼굴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피에르 신부를 바라보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다. 훗날 그 사람은 피에르 신부에게 이런 말을 털어 놨다.

“그때 신부님이 저한테 돈이나 집, 일거리 같은 그 무엇을 주였을 겁니다.”
(『당신의 사랑은 어디 있습니까』에서)

# 일화 2- 남을 돕는 일의 어려움

아버지는 아주 특별하면서도 소박한 분이셨다. 나는 아버지가 그저 일요일 아침에만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단순한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형제들이 이해할 만한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신 아버지께서 어느 날 우리를 데리고 가서 “가난한 자들의 이발사”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친구 분들과 함께 셔츠 바람으로 약 오십 명 정도 되는 걸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셨다. 그들에게 면도와 이발을 해주고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는 일이었다. 그날 아버지는 한 걸인에게 면도를 해주다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 남자는 아버지에게 몹시 험한 말을 하며 화를 냈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하는 일을 너희들도 보았지?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 일은 쉽지 않은 거란다!”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에서)

1949년 피에르 신부가 자신의 집을 ‘엠마우스(Emmaus)’라 이름짓고 빈민과 부랑자의 안식처로 제공한 이래, 엠마우스 운동은 2000년 현재 44개 나라에서 350여 개 단체가 활동하는 국제적인 빈민구호단체로 발돋움했다. ‘일한다, 나눈다, 베푼다’를 3대 원칙으로 하는 엠마우스 공동체의 핵심 철학은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인간에게도 그(녀)만의 탁월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피에르 신부가 즐겨 이야기하는 아래 예화는 그와 엠마우스 운동이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예화- “그러면 뭐 하게요?”
인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한 사업가가 모래사장에서 물고기 한 마리를 들고 오는 한 어부를 본다. 어부가 잡은 것에 감탄하며 그가 말한다.

“좋으시겠습니다! 또 잡으러 갈 거지요? 그때 나도 함께 가겠습니다. 어떻게 고기를 잡는지 내게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또 잡으러 가다니, 뭐 하게요?” 하고 어부가 묻는다.

“물고기를 더 많이 갖게 되지 않습니까” 하고 사업가가 대답한다.

“그러면 뭐 하게요?”
“그걸 팔면 돈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러면 뭐 하게요?”
“작은 배라도 한 척 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뭐 하게요?”
“그 작은 배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뭐 하게요?”
“일꾼들을 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뭐 하게요?”
“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일할 겁니다.”
“그러면 뭐 하게요?”
“당신은 부자가 될 겁니다.”

“그러면 뭐 하게요?”
“그러면 쉴 수 있을 겁니다.”
그러자 어부가 그에게 말했다. “쉬는 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걸요!”
(『단순한 기쁨』에서.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에서는 어부의 마지막 멘트가 “그렇잖아도 지금 편히 쉬려고 집에 가는 길이오!”라고 돼 있다.)

필자가 피에르 신부의 이름을 처음 접한 건 1990년대 초반 어느 신문의 외신면을 통해서였다. 프랑스에서는 불황에 책이 더 잘 팔린다는 요지의 그 신문 특파원의 파리 발 기사는 피에르 신부의 책을 당시 파리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그것도 독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책으로 다뤘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려 몇 개의 열쇠말로 한국언론재단 사이트(www.kinds.or.kr)에서 검색했으나 그 기사는 찾지 못했다.

대신, 피에르 신부 관련 기사를 몇 개 찾았다. 1993년 10월 하순, 서울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열린 국제 엠마우스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피에르 신부가 우리나라를 찾은 일이 있다(『한국일보』1993년 10월 31일자). 이보다 두 달 전에는 당시 프랑스의 베스트셀러를 다룬 현지 특파원의 파리 발 기사도 있었다.

“비소설류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가운데 상당수는 석학들에 의해 집필된 말랑말랑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3위인 『신과 인간』도 대화록인데 행동하는 성직자 피에르 신부와 ‘국경없는 의사’ 출신인 쿠쉬네 전 보건부 장관이 신의 존재에 대해 벌인 진지한 토론을 소개했다. 진보적인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집필한 『세계의 불행』은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현대의 방황하는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됐다.(이하 생략)”(『경향신문』 1993년 9월 1일자)

이 기사의 꼬투리를 살짝 잡자면, 기사 작성자는 서점에 가서 잘 팔리는 책들을 펼쳐 안 훑어본 게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세계의 불행』은 그랬을 것이다. 『세계의 비참』(동문선)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은 피에르 부르디외가 기획한 프랑스 사회 여러 계층의 방대한 인터뷰를 엮은 심층 보고서다.

아무튼 피에르 신부와 베르나르 쿠슈네의 대담집은 2년 후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이 프랑스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신과 인간들』(김주경?박경희 옮김, 장락, 1995)은 진정한 인도주의가 무엇인가에서 신의 존재와 인간의 구원 문제에 이르는 “논쟁의 진수”를 전달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어도, 편집에 문제가 좀 있다. 본문에서 대담자의 이름을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도 그렇지만 일부 인명의 우리말 표기는 몹시 서투르다. “칠레의 살바도르 알랑드 대통령을 암살한 사람인 피노셰도 전혀 미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아주 평범한 장군이었지요” 여기서 ‘알랑드’는 아옌데 대통령이고, 피노셰는 칠레의 군사 독재자 피노체트다.

피에르 신부 책의 번역은 2000년부터 본격화한다. 『당신의 사랑은 어디 있습니까』(김용채 옮김, 바다출판사, 2000)는 적은 분량이지만 피에르 신부의 사상을 압축한 책이다. 우선, 그때만 해도 파리 교외에 거주하던 홍세화 씨의 추천사가 눈길을 끄는데 핵심을 찌르는 인물 스케치가 특히 그렇다.

“나는 그에게서 무엇보다도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할 줄 아는 ‘행동하는 지성’의 모습을 본다. 아니, ‘행동하는 지성’이라는 말도 그에게는 부족한 감이 든다. ‘분노하는 성자’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프랑스의 텔레비전 화면에서 그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나는 그가 미소짓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 책에서 피에르 신부는 ‘박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 극단, 자유와 평등을 이어주는” 박애는 “전정한 사회적 형평을 위해서 개인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또 “각자가 공동선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박애는 “합리적인 선택이며, 정의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유를 존중하는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형제애’를 강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이 책은 그 외에도 삶과 자유와 평등의 진정한 의미에다 프랑스인의 순혈주의와 프랑스 사회의 보수성에 대한 비판 의식이 빼곡하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두 갈래 길의 상황 논리 또한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두 갈래 길은 아주 분명합니다. 다른 사람 없이 나 혼자 하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느냐. 다른 사람 없이도 행복한가,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행복한가. 혼자 만족하는가, 아니면 공감하는가. 이런 선택에 따라 우리는 달라집니다.”

『단순한 기쁨』(백선희 옮김, 마음산책, 2001)은 피에르 신부의 한국어판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필자가 갖고 있는 다른 책들이 많아야 2쇄를 찍었는데 비해 이 책은 16쇄 8만 여부를 발행했다. 2000년 이후 출간된 책은, 얼마 전, 거의 동시에 입수한 걸 감안하면 『단순한 기쁨』의 쇄수는 놀라운 수치다. 게다가 월드컵을 개최하던 해에 있은 텔레비전 독서 캠페인의 힘을 입지도 않았다고 하니, 유독 이 책의 판매가 좋았던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는 외부적 요인보다 책 자체의 내재적 측면에 무게중심을 둔다. “완성도?용이도?접근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것. 원저의 비망록적 성격을 이웃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사색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아 독자의 접근을 쉽게 하고, 젊은 피에르 신부의 웃는 얼굴을 표지에 담아 친근함을 갖게 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천주교 교회의 미사를 통해 소개되고, 예외적으로 교회 주보에서 다뤄진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피에르 신부의 고백』(백선희 옮김?이병률 사진, 마음산책, 2002)은 피에르 신부의 잠언집으로 사랑?형제애?죽음에 관한 279개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를테면 “인생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다. 우리가 배우길 원한다면 말이다.”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김주경 옮김, 우물이있는집, 2004)는 피에르 신부가 쓴 글을 연대순으로 배열해 엮은 독특한 형태의 자전(自傳)이다. 모자이크나 스테인드 글라스를 연상시키는 형식으로 말미암아 약간의 성김이 있기는 하나, 피에르 신부의 생애를 일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른바 ‘가로디 사건’에 대한 담담한 반성적 회고가 이채롭다.

철학자 로제 가로디는 나치 독가스실의 존재를 부인하고, 유태인을 배척하는 논조의 책을 냈다. 그를 국회에서 알게 된 피에르 신부는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 책을 지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로 인해 전 매체가 흥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피에르 신부는 자신이 두 가지 잘못을 범했다고 고백한다. 2차 대전 때의 유대인 학살을 다른 대량학살 범죄와 비근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이 그 하나고, 가로디의 책이 가진 위험성을 충분히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그 책이 가진 많은 오류, 한계성을 분명히 지적하지 않았으며, 그 책이 매우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말하지 않았다.”

피에르 신부가 일관되게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신실한 종교인의 자기 방어로 이해되지만 다른 종교를 보는 피상적인 자세는 약간 아쉽다. 어렵사리 종교의 공존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 특히 이슬람에 대한 인식은 좀 낮은 듯 싶다. “회교도들의 테러리즘은 알제나 파리나 카이로의 부유한 지역에서가 아니라 빈곤과 그 빈곤을 동반하는 절망이 증식되는 대도시의 혜택받지 못한 외곽지역에서 그 추종자들을 끌어들인다.” 실제로는 민주주의의 부재와 결핍도 빈곤에 못지 않은 테러의 동인(動因)이다.

브라질의 대주교 돔 헬더 카마라와 각별한 사이였지만 피에르는 신부는 ‘해방 신학’에도 비판적이다. “진정한 해방신학이란 사랑 안에서 불의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다.” 그래도 피에르 신부는 총만 안 들었을 뿐이지 게릴라 전사로 순교한 라틴 아메리카의 카밀로 토레즈 신부나 다름없는 자유의 투사다. 피에르 신부는 2차 대전 중 항독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다. 아베 피에르는 레지스탕스 시절 사용한 가명 가운데 하나다. 그의 본명은 앙리 그루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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