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더운 여름 날,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 잠시 쉬고 있었어. 그런데 나무 위에 건들건들 부채 두 개가 매달려 있는 거야. "어어, 웬 부채지? 횡재했네, 횡재했어." 나무꾼은 빨간 부채를 척 펼쳐 훨훨 부쳤지. 아니, 근데 이게 웬일이야, 웬일! 코가 길쭉하게 쑥쑥 자라지 뭐야? 나무꾼은 기절할 듯 깜짝 놀라 소리쳤어. "으악! 내 코! 내 코!"
십 대들의 세계를 흔드는 작가 이꽃님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 소설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웃음과 희망, 기쁨은 없다. 좋아하는 마음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그것, 청소년들의 관계 맺기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날것 그대로 끄집어낸다. '네가 원하는 대로 나를 바꾸는' 건 사랑일까,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