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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롯데 최동원 VS 해태 선동열의 명승부 부활 <퍼펙트 게임>

롯데와 해태, 경상도와 전라도, 연세대와 고려대! 롯데 팬 조승우, 사회인 야구단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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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따져도 폭발력 있는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최동원, 선동열 선수의 운명적인 경기, 1987년 5월 16일에 있었던 역사적인 게임을 스크린에 옮겼다.



롯데와 해태, 경상도와 전라도, 연세대와 고려대! 무엇으로 따져도 폭발력 있는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최동원, 선동열 선수의 운명적인 경기, 1987년 5월 16일에 있었던 역사적인 게임을 스크린에 옮겼다. <퍼펙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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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최동원, 선동열이라는 두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 승부사로서의 두 사람을 부각한다. 당시 배경이 되는 롯데, 해태 프로야구 팬들의 전쟁, 선후배 관계였던 두 사람을 적수로 내세워 맞붙이려는 언론 상황 등을 극적으로 활용하며 긴장감과 재미를 한껏 높인다.

“부산은 야구, 야구는 롯데”라는 극 중 대사만큼, 당시 부산은 야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야구 열풍이 불었다. 90% 실제 사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당시 기억이 있는 관객이라면, 한껏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이기 이전에 인간 드라마로 재미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경기



우선, 이 영화의 실재 인물인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 선수와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 선수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먼저 최동원은 그 시대에 메이저 리그 진출 제안을 받은 선수로 고교 시절 4연속 완투 우승, 17이닝 노히트 노런, 연세대학교 23연승, 대륙간컵 야구대회 MVP, 84년 정규시즌 27승, 한국시리즈 5회 연속 등판 우승 등 믿지 못할 기록의 소유자이다.

선동열 또한 1985년 프로야구에 입문하면서 이듬해인 86년 정규시즌 MVP, 88년 골든 글러브, 89~90년 정규 시즌 MVP를 비롯하여 역대 통산 최저 방어율인 1.20을 기록했으며 29회 완봉승이라는 역대 최다 완봉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냉정한 집념의 승부사 최동원, 무등산 폭격기라고 불렸던 풍운아 선동열. 두 사람의 캐릭터는 조승우, 양동근이라는 배우와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조승우라는 배우에게서 느껴지는 완고함, 양동근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실제 캐릭터와 맞물려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뿌리 깊은 나무>의 무휼 조진웅, “저는 롯데 자이언츠 모태 환자”



선수마다 야구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특히 이 영화를 만든 박희곤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 리틀 야구단 활동을 할 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당시에도 최동원 선수는 그의 영웅이었고, 언젠가 한번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극 중 눈에 띄는 조연으로 활약하는 김용철(조진웅 분)은, 실제로는 최동원 선수의 선배였다. 영화 속에서는 최동원의 인기를 질투하고, 그 그림자에 가려져 매번 시비를 거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최동원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절친한 선배였다고. 배우 조진웅은 “롯데 자이언츠 모태 환자고요. (롯데라고 하면) 쓰러집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마동석은 해태 타이거즈의 팬이고, 조승우는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란다. 특히 조승우는 이번 영화 촬영을 마치고, 야구에 푹 빠져서 사회인 야구단 ‘쉘터스’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야구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는 양동근은 “저는 어렸을 때 아빠가 어린이 야구 유니폼을 사주지 않은 이후로 야구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근데 참 재미있는 게 부모님께서 전라도 분이셔서 아마 해태 팬이었을 텐데 저는 야구는 잘 몰라요.”라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양동근이라는 배우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4시간 56분 15회 말까지 두 선수가 완투했던 경기, <퍼펙트 게임>



2시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드라마. 어떤 것이 실제고 어떤 것이 허구일까? 지난 12월 12일에 진행된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박희곤 감독이 설명했다.

“일단 경기가 있었다는 것, 4시간 56분 15회 말까지 두 선수가 완투했다는 것, 최동원 당시 선수께서 209개, 선동열 선수가 232개 공을 던졌다는 것은 사실이고요. 9회 말이 돼서 동점이 되어 연장전을 들어가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김일권이라던가 김용철이라던가. 실제로 김용철 선수는 최동원 선수의 1년 선배입니다. 아주 막역한 선배인데 여기에서는 친구로 설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기자로 등장하는 김서형, 해태 포수 역의 박만수는 극 중 드라마를 위해 새롭게 설정된 인물이다. 배우들은 하나같이 “실제 야구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연기를 통해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그만큼 노력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조진웅 : 계속 야구 연습을 했어요. 야구가 아프다는 걸 처음 알았고, 단 하나 좋아진 거라고는 이제 더는 야구경기를 보면서 욕 안 합니다. 그들을 존경합니다.

마동석 : 그중에서도 포수 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장비를 다 차고 하루에도 몇천 번을 일어났다 앉았다 하시고. 그걸 연기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지만, 저희보다 하루에 몇백 개씩 공을 던져야 했던 두 투수분들이 가장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최정원 : 제가 맡은 캐릭터는 정말 처음에는 야구에 관심도 없었다가 두 선수를 통해 야구를 알게 되는 캐릭터인데요. 두 사람의 열정과 투혼에 감동할 수밖에 없는 이 경기를 진심으로 느끼려고 몰입하고 노력했습니다.

양동근 : 선동열 감독님께서 굉장히 배도 많이 나오시고 하셔서 저는 즐겁게 많이 먹고 살을 찌우려고 노력했고요. 저는 야구를 모르는데 아무래도 최고의 투수 역할을 하려다 보니까 공을 잘 던져야 해서 저는 영화 끝날 때까지 아마 공 던지는 연습만 했던 거 같아요.

조승우 : 공을 던지고 투구 자세를 잡고 연기를 하는 건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스텝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건 없었어요. 공을 하루에 백 개 이상씩 진통제를 먹고 던져도 다음날 또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됐고, 파묻혀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최동원, 선동열, 박만수의 심정을 겪지 않을까”



최고의 기량을 가진 최동원과 선동열 두 선수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후배로 각별한 우정을 나누지만, 두 사람이 라이벌로 주목받으면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 두 사람 사이에 오가게 되는 치열한 감정들- 승부욕, 질투, 오기, 집념을 영화는 담아낸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뒤에 가려졌지만, 최고의 선수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그 못지않게 땀 흘렸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영화 <퍼펙트 게임>은 고루 녹여냈다.

박희곤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어떤 날은 최동원에, 어떤 날은 선동열, 어떤 날은 박만수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었다고 말했다. “입봉(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연출을 맡는 것)을 위해서 시나리오를 쓰던 지난 9년 동안은 박만수처럼 살기도 했어요. 저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서 굉장히 부러워했던 김용철로 살았던 날도 있는 것 같고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아마 여기 계신 분들 역시 한 사람의 생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오늘은 과연 내가 누구로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번쯤은 되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꿈을 포기하지 않아야 되는 것과 가정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것 사이에서 괴로워할 수 밖에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리고 박만수가 선동열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어떨까? 이런 것들이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어서 시나리오에 넣게 되었습니다.”


“최동원 선수와 라이벌이라고 칭송받은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최동원, 선동열 가운데 누가 최고인가, 하는 아직도 끝나지 않는 논란에 대해 조승우는 “최고라고 우위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선동열을 직접 만난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런 최고의 기준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두 분 다 최고의 투수니까요. 역사에 남을 국보급 투수 아닙니까. 선동열 감독님을 만났을 때, 인상적인 말씀을 해주셨어요. “나는 되게 운이 좋았다. (최동원 선수와) 라이벌이라고 이렇게 칭송받는 것도 되게 영광이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선동열 감독님이 학창시절 때 최동원 감독님을 처음 뵙고 했던 얘기가 “저 좀 가르쳐주세요.”였대요. 그래서 최동원 감독님 앞에서 한번 던졌는데 “뭘 가르치느냐. 잘만 던지는구먼.”이랬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야구를 기록의 게임이기 때문에 다들 기록으로 누가 우위에 있느냐를 자꾸 쉽게 얘기하는데 생각을 해보라"라고 하시더군요. 최동원 감독님이 선동열 감독님보다 4년인가 5년 선배잖아요. 자기는 야구를 하지 않을 때 최동원 감독님은 그때 공을 던지고 있었던 거죠.

프로 야구가 생기기 전부터, 체계화된 훈련도 없을 때부터 정말 말 그대로 막무가내로 공을 4, 5년 전부터 던졌으면 얼마나 던졌겠느냐는 거죠. 선동열 감독님께서는 당시 최동원 선배님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겸손하심에 놀랐지만, 그 말씀의 설득력에 또 놀랐어요. 그래서 저 역시도 두 분 다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퍼펙트 게임>은 12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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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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