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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내 인생을 바꾼 건 '한권의 책'이었다”

최재천 『과학자의 서재』: 통섭의 지식인 “한 권의 책 때문에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뀐 경험을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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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 가운데에는 방황 자체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방황 없이 최단거리로 달리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방황은 실패가 아닙니다.


요즘 젊은이 가운데에는 방황 자체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방황 없이 최단거리로 달리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방황은 실패가 아닙니다.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는 데 꼭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입니다. 어느 순간 자기 앞에 방황의 시간이 나타나거든,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인생이 100미터 달리기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 최재천 교수의 글 중에…


21세기 미래 인재들에게 ‘통섭’은 반드시 필요한 자질로도 언급된다. 최재천 교수가 2005년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Consilience』를 번역해 내면서 널리 알려진 ‘통섭’이라는 개념은 이제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서 통용되고 있다. 자연과학 연구자이면서도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최 교수는 우리 시대 대표적인 통섭형 지식인이다.


<최재천 교수의 저?역서>


‘글 잘 쓰는 과학자’는 흔치 않은 존재인데, 『과학자의 서재』를 읽다 보면 최재천 교수가 ‘글 잘 쓰는 과학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이유가 분명해 진다. 어릴 적의 독서 경험과 문예반 활동, 그리고 미국 유학 시절의 글쓰기 훈련 등이 현재의 그를 만들어줬다.

서울에 살면서도 마음은 늘 고향 강릉의 자연을 그리워했던 유년기부터 공부보다는 문학과 미술에 심취했던 청소년기, 뒤늦게 생물학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에 매진해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한 청장년기의 모습 등이 한 편의 영화처럼 시간순으로 그려진다. 아울러 『동아백과사전』 『이기적 유전자』처럼 매 시기 최 교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의미 있는 책들이 소개된다.

시인과 조각가의 꿈을 키우다 세계적인 과학자가 된 최재천 교수의 이야기는 젊은 세대가 흔히 겪는 방황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황은 실패가 아니며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꿈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방황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YES24 독자의 리뷰가 허투로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문 속으로

우리 때는 정말 빈둥거릴 시간이 많았다. 공부하기 싫어했던 나 같은 아이에겐 더욱 그랬다. 수업이 끝나면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거나 집에 가방만 냅다 던져놓고 골목길로 뛰어나가 딱지치기 따위를 하면서 놀았다. 그런데 그러고도 시간은 늘 남았다. 그때는 집안에서 그저 빈둥거렸다. 그렇게 빈둥거리다 발견한 것이 『동아백과사전』이었다. 사실 나는 노는 데는 도가 텄지만 타고난 독서광은 아니었다. 책이 읽고 싶어 여기저기 찾아다니지도 않았을뿐더러 당시는 교과서 외에 읽을 만한 책도 그닥 없었다. 마루에 앉아 바깥 거리를 바라보다가 그것도 시시해져 방안에 드러누워 뒹굴던 내 눈에 그 백과사전이 들어왔다. 우연히 백과사전을 펼치게 된 나는 그때부터 틈만 나면 그 책을 끼고 살았다. 어느 쪽을 펼쳐도 읽을거리가 그득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가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을 선사했고, 총천연색 사진까지 실려 있어 더욱 흥미진진했다. 내가 자주 본 분야는 동물에 대한 것이었는데 사진을 통해 처음 본 신기한 동물들이 나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했다. (pp.60~61 중에서)

세상을 살면서 한 권의 책 때문에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경험을 해보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아마 단 한 번도 그런 짜릿한 경험을 못하고 생을 마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그런 엄청난 경험을 했다. 그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나의 영어실력이 그렇게 출중하지 못했다. 미국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니까. 그럼에도 그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다. 점심때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 다 읽고 난 뒤에 눈을 들어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을 새운 것이다. (p.207 중에서)


최재천 교수 소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1953년 강원 강릉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고향의 산천을 찾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됐다. 현재 서울대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Michigan Society of Fellow의 Junior Fellow로 선정되었다. 과학기술부 과학교육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맡아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영문서적을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서적들과 『통섭』,『개미제국의 발견』,『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인간의 그늘에서』,『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인간은 왜 늙는가』,『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의 인간과 동물』,『벌들의 화두』,『상상 오디세이』,『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21세기 다윈 혁명』, 『개미』, 『인문학 콘서트』 등의 저?역서 외에도 여러 책에 감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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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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