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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삶과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매일 매일 절감합니다. 비록 제가 사람을 도와주는, 그것도 정신과의사인데,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한 사람의 마음조차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매일의 진료에서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사람의 깊은 심정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 ‘책 읽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책을 통한 주 체험은, 삶과 사람에 대해, 직접 대면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줄 때도 있습니다. 나와 궁합이 잘 맞는 한 권의 책을 만났을 때, 나와 그 책 사이의 화학 작용으로 인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아, 하’ 하고 새로운 깨달았을 때, 책에 빠져들게 됩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삶의 공식들

요즘 저의 관심사는 “일은 우리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왜 일해야만 하는가? (원래 사랑했던 일을 지금은 미워하고 있다면) 일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등입니다. 사람마다 직업도, 직장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일”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사람들 모두에게 너무 중요합니다. 마음의 고통에 근원적인 이유를 세 가지 들라고 하면, 죽음, 사랑, 일로 축약될 수 있으니까요. 일의 의미를 재조명 해 보는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다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의 숨겨진 의미를 명료화 해 보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책으로는 『감정 노동』,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 『왜 일하는가』를 읽어볼 계획입니다.

최근 『사모님 우울증』이란 책을 펴냈습니다. 제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마음가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마라, (내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마라, (세상이 위협해도) 용기를 가져라. 뻔히 아는 말이지만, 우리는 번번히 이 사실을 잊어 버리게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 책을 읽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번번히 까먹게 되는 중요한 삶의 공식들을 잊지 않도록 하고, 그래서 현실의 문제에 잘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래서 책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게 서재란, 하루 종일 일 한 뒤에, 나를 위한 에너지를 다시 재충전해 주는 장소입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래서 또 다시 현실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보급 받는 장소입니다.

명사 소개

김병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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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 인문/사회 저자

최신작 : 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한국인의 고달픈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로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의 원장이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중년 여성의 우울, 마흔의 사춘기 등 한국적 특성에 기초한 세대별, 상황별 아픔에 주목한다. 이를 주제로 『버텨낼 권리』 『감정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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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추천

삶의 의미를 찾아서

빅터 프랭클 저/이시형 역

가치 중심 진료 value-oriented practice 에 전념하게 만든 책. 의과대학, 정신과 전공의를 거치면서 정신병리 psychopathology에만 집중하고, 그것을 교정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가치,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그것을 실현 시키는 것이 사람의 병을 고치고, 더 나아가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이 된다는 것을 더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 책입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명작보다, 제게 감동을 주었던 소설. 소설의 내용과 스토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박민규의 번개 같은 문장이 너무 좋았던 소설. 사람과, 삶,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잠시 잊었다고 느껴질 때마다 다시 펴 보게 되는 책.

인간의 자리

폴 투르니에 저/김석도 역

“현대 의술의 문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의료 지식이나 기술에 뒤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인격에 대해서보다 병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말이에요. 환자 중심, 환자 존중 등에 대해서 말로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내 자신이 “인격 의학 medicine of the whole person”을 하고 있나, 하고 반성하게 만든 책입니다.

길 위에서 1

잭 케루악 저/이만식 역

약물에 중독되어 있던 케루악의 이력은 옆으로 제쳐 두고,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케루악이 약에 취한 채, 글을 쏟아 냈다고 하지만, 내면에 많은 것을 담아 두고, 그것을 응축해 놓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면, (아무리 약에 취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글로 표현되지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을 자신의 내면에 강렬하게 남겨 두지 않았더라면, 『길 위에서』는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니, 글을 쓴다는 것은 (그리고 굳이 글을 쓰지 않더라도) 순간 순간의 경험을 자신의 가슴 속에 강렬하게 남기겠다는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저만의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저/이윤기 역

이 책을 읽고, 진짜 용기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용기, 불의에 맞서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자기 인생을 온전히 살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도, 용기가 없어서 쉽게 포기해 버리게 됩니다. 불의와 맞서거나,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게 진짜 용기가 아닌가, 를 느끼게 해주었어요.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하루키의 소설도 좋지만, 저는 하루키의 에세이가 좋거든요. 그 중에서도 먼 북소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하루키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현실 때문에 마음 한 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벗어나고 싶다, 훌쩍 떠나고 싶다’ 는 욕망을 자꾸 건드려 보게 만드는 책. 하지만, 번번히, 책만 읽고 떠나고 싶다는 용기를 잠재워야 하는 서글픈 현실 때문에, 여행의 꿈만 꾸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작동법

에드워드 L. 데시,리처드 플래스트 공저/이상원 역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해야 변하는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해야 변하는가? 에 대한 자기 결정 이론적 시각을 전문적인 내용과 함께,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놓은 책.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려면?” “남편이 술을 끊게 만들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부하 직원이 스스로 일하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면, 꼭 읽어 보시기를.

비포 미드나잇

현실 삶의 모습은 모두 다 제 각각이지만,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을 온 몸으로 품고 또 다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 기혼자라면,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알고 싶은 미혼자라면 보아야 할 영화입니다.

굿 윌 헌팅

구스 반 산트/로빈 윌리암스, 맷 데이먼, 벤 에플렉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자기 나름의 스타일과 개성, 그리고 고유한 자기만의 진료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이 더 좋다, 더 나쁘다고 비교하고, 규정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저는 이 영화 속 숀 맥과이어 교수(로빈 윌리엄스)의 모습에 애정이 많이 갔어요. 그 자신이 아픔이 있고, 넘어서지 못 하고 있는 자기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타인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 어쩌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그 자신이 완벽한 인격자이거나, 훌륭한 치료 기법을 갖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애정의 깊이와 강도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나의 생각을 영화 속 인물에게서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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