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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어릴 때 질 크레멘츠(Jill Krementz)가 지은 『아주 어린 댄서(A Very Young Dancer)』라는 책을 읽었어요. 아메리칸 발레학교를 다니는 열 살배기 여자 아이에 대한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고는 저도 그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몇 년 후에 그 학교에 지원을 했고 학생이 됐죠.”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이 쓴 책을 읽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 책들만 읽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에요. 친구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규칙이나 기준은 없지만 책이 재미가 있고 읽는 매력이 있어야 해요. 주제가 어렵더라도요. 저는 서재에 있을 때 시간이 가는 줄 몰라요. 제 서재에 이름을 붙인다면, ‘솔리스(Solace)’라고 짓고 싶어요. 위안, 위로의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죠.”

“요즘은 영국 텔레비전 드라마인 <다운튼 애비(Downton Abbey)>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예스러운 복장과 극적 드라마, 로맨스, 아름다운 저택, 마음 아픔 등 연예오락물에 있어야 할 것은 다 갖춘 드라마에요. 등장인물들도 탄탄하게 설정되어 있고 플롯도 훌륭하고요. 극의 중심에 심지어는 이리저리 얽힌 법적인 문제까지 등장해서 정말 흥미로워요.”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로 임명되어 화제를 모은 석지영 교수는 자전적 에세이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를 통해 그녀가 만난 인문학, 예술, 법 등을 이야기했다.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법대 교수가 된 석지영 교수. 그녀가 확 달라지게 된 계기는 바로 책 읽기와 선생님들, 그리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면서 키운 감성과 상상력 덕분이었다. 석 교수는 “책 읽기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말하며, 한 무더기씩 책을 빌리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던 뉴욕 퀸즈 도서관 시절을 회상한다. 책 읽기에서 얻은 상상력, 문화적 감수성과 교양이 지금의 석지영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현재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징후군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석지영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징후군의 개념, 인간이 사건에 어떤 방식으로 해를 입는가, 그리고 인간이 행동에 대해 져야 하는 책임은 무엇인가? 등에 둘러싼 미국 법체계의 진화하는 의견과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팻 바커(Pat Barker)의 『갱생(Regeneration)』을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장현

명사 소개

석지영 (197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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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 문학가

최신작 :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1973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메리칸발레학교SAB에서 발레리나를 꿈꾸었으며, 줄리아드Juilliard School 예비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영재학교 헌터스쿨Hunter을 졸업하고 예일대에 입학하여 프랑스문학(B. A. 1995)을 공부했으며, 마셜 장학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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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추천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저/최경도 역

헨리 제임스의 작품인데 청소년기에 읽었어요. 인간의 복합한 심리를 잘 묘사한 작품으로 기억해요.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저/이인규 역

발레를 그만두고 한참 방황하던 청소년기에 읽은 책입니다. 당시 제 우울한 기분을 딱 반영하는 그런 책이어서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고요.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저/강대진 역

감명 깊게 읽은 책을 꼭 한 권만 꼽아야 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겠어요. 인간이 자기 자신에 대해 통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죠.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역설적 진실의 깨달음은 인간의 평생에 걸쳐 계속되지요. 잔혹한 일입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저/고정아 역

자극적이거나 크게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작품은 아니에요. 하지만 사회가 주인공에게 으레 기대하는 것과 주인공 자신의 열망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갈등을 겪고 결국은 자신의 열망을 죽이게 되면서 매우 깊은 슬픔을 맛보게 되는데 그러한 주인공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어요.

악의 꽃

보들레르 저/윤영애 역

예일대에 입학했지만 그리 좋은 학생은 아니다가 한 교수님의 격려를 받고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특히 프랑스 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때 보들레르의 작품에 집중했지요.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저/고정아 역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모두 좋아했는데, 특히 오만과 편견은 여러 번 읽었어요. 어릴 때 오스틴의 작품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당시의 이상적 여성상인 교양 있고 다재다능한 여성인 것처럼 상상했고, 실제로 그림도 그리고 손님 앞에서 음악도 연주하고 연극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옥스퍼드 대학에서 만난 지도교수님이 프루스트와 보들레르 작품의 대가셨고 그래서 그 둘의 작품을 계속 접했어요. 문학을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데는 흥미가 없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달았지만 그래도 프루스트의 작품은 읽고 또 읽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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