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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글쓴이: 독수공방님의 블로그 | 201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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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꽤나 오랜기간 동안 베스트셀러의 맨 윗자리에 있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기묘한 표지가 먼저 떠오르는 빅 픽처. 평범하지 않은 표지를 보면서 단순한 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것 같다는 예상을 했었는데 역시나 책을 읽으면서 사진 뿐만이 아닌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책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모멘트라는 영화로 더 알려진 작가인 듯 하다. 물론 나는 모멘트 라는 인기 영화도 보지 못했고, 그의 작품은 더더욱 읽어 보지 못했다. 근 500쪽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에 압도 되기도 했지만, 일단 책을 잡으면 손에서 쉽게 놓기가 힘들 정도로 흡인력이 매우 강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욤뮈소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밝은세상 출판사 역시 기욤뮈소의 책을 출판하는 곳이었고, 이 작가 또한 기욤뮈소 또한 프랑스인들이 매우 열광하는 작가라고 한다. 미국인 이면서도 유럽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이, 반미적인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는데, 이 책에서는 그다지 반미적인 성향을 엿볼수는 없다. 단지 사진에 대한 박학한 지식이 매우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학창 시절 사진에 심취한 벤. 그는 막연하게 사진가의 길을 걷고자 한다. 하지만, 예술가의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 가운데에는 벤의 아버지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벤에게는 아쉽게도 현실과 맞서 싸울 천부적인 재능또한 가지지 못했다.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법대에 진학한 벤은 결국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상속 전문 변호사로 부와 명성을 갖게 된 벤. 하지만, 그에게는  끝내 펼치지 못한 사진가의 길에 대한 막연한 아쉬움을 갖고 있엇다. 그리고, 그의 부인 또한 소설가의 길을 열망하는 문학소녀 였지만, 벤과의 결혼에 이은 출산, 육아로 인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동변상련의 입장이었다. 두 아이의 부모가 된 벤과 그의 아내. 사진가와 작가의 길을 위해 서로의 길을 걷고자 하지만, 끝내 벤의 아내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것이 모두 벤과의 결혼 때문이라고 생각하게된다. 그 순간부터 두 사람의 사이에는 치유될 수 없는 틈이 벌어지게 된다. 끝내는 두 사람의 사이에 게리라는 새로운 남자가 등장하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 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중에 아주 우연히 불륜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아내의 불륜 상대는 어이없게도 두 사람이 평상시에 그렇게도 경멸했던 이웃 게리였다. 사진가라는 이름으로 수도없이 자신을 모욕했던 인물. 아버지의 유산인 연금으로 연명하는 처지에 예술가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속물 취급했던 인물. 벤은 그 순간 이성을 잃은 채 게리를 죽이게 된다. 그리고, 벤은 게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이때부터 벤은 변호사의 치밀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것이다. 실제로 죽은 것은 게리가 아닌, 벤이었다. 순식간에 벤의 아내는 현재의 남편과 미래의 남편을 동시에 잃게 된 것이다. 게리는 (실재로는 벤이지만) 자신의 정부인 벤의 아내에게 치명적인 모욕을 남긴 채 잠적해 버린다. 이제 벤은 게리라는 인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변호사가 아닌, 자신이 그렇게도 꿈꾸던 사진작가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세상의 시선을 피해 조그만한 도시에 정착한 벤. 벤은 게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는데 거기서 자신의 숨겨진 천부적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어느 순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 있었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펼치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지만, 유명해지는 것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 같아 그다지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성공에 비해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 태도는 다른 이들에게 천재적인 예술가의 겸손 또는 결벽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제 벤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하지만, 성공한 사진작가는 벤이 아닌 자신이 죽인 게리였다.


 


추리 또는 스릴러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은 치밀한 이야기의 틀을 짜 놓고 그 안에서 독자들을 희롱한다. 중간 중간에 설치 해 놓은 아주 작은 장치들이 나중에는 거대한 결말을 초래하게 된다. 아주 잘 짜여진 이야기의 틀을 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대단하지는 않지만, 꽤나 충격적인 반전도 준비해 놓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분량에 비해 쉽게 잘 읽히는 작품이다. 기욤뮈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 또한 충분히 좋아할 만한 매력이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바꾼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중간 중간 끔찍한 장면을 눈감고 버틸 만큼 충분히 매력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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