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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인문학의 백과사전♥

글쓴이: jyk121님의 블로그 |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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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문학부에 다니고 있는 나는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서양 음악의 이해, 서양 미술의 이해, 영화와 철학 등 인문학에 관련된 교양만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눈이 갔다. 특히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이란 책의 제목이 처음 인문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좋지만 지식은 많으나 뒤죽박죽 얽혀 있어 내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나에게도 무척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2’는 전편에서 소개하지 못한 ‘모네 이전의 회화사’를 시작으로, 최근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또 하나의 철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미학’까지 담아냈다. 그리고 이 책의 구성은 분야를 옮겨갈수록 인문 지식이 더 확장되는 계단식으로 목차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모네 이전의 회화를 읽고 나면 문학과 문예사조가 더 쉬워지고, 과학의 독립사를 읽고 나서 사회이론의 대가들을 읽으면 그 지식이 더 명료하게 머리에 그려졌다.



모네 이전의 회화에서는 원시 시대 미술에서부터 고전주의 등 다양한 사조를 거쳐, 다시 마네에 이르는 미술사의 긴 여정을 다루었다. 이 부분을 읽다 보니, 미술사에 전개될 패턴이 보였다. 바로 ‘구체적,사실적 묘사 대 추상적,개념적 묘사’의 패턴으로 미술사는 전개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구석기 시대의 그림이 사실적이고 아주 구체적인 그림들이었다면, 신석기 시대의 그림은 추상화되고 개념을 통해 변형된 그림들이다. 바로 이런 구체화 대 추상화의 패턴, 또는 사실화 대 그 변형의 패턴이 미술사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칼로 잘라 낸 듯이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사 전체에 큰 줄기처럼 이 패턴이 존재하고 있고, 그 시작은 이미 선사 시대부터 존재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다.



과학의 독립사에서 다룬 과학의 중요한 전환을 이루는 시점들에 등장하는 이론들은 인문학에서 언제나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주제들이면서도 그것은 곧 철학의 중요한 논쟁거리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양자역학을 통해 그동안 실험 결과의 축적으로만 만들어졌던 주기율표가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원자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파악해냈다. 이는 양자역학이 과학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인 동시에, 미시 세계의 실제 법칙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양자역학은 오늘날의 철학과 세계관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해 오던 철학의 기본 전제인 사물의 독립적 실재론이 의심받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과학사를 보면, 철학과 연관되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학문이 관련성이 많다는 것에 새삼 놀랐으나, 모든 학문은 다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현대에 들어 미학과 예술은 많은 부분 철학에 준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미학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생각 외로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학이라는 말만 들으면, 나는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대중문화 등 많은 부분들이 미학의 연장선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사회학 또한 문화 연구 등 대중문화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런 점에서 사회학적 미학에서 대중문화를 함께 다루어서, 내 예상과는 달리, 미학이 좀 어렵게 느껴졌고, 어렵게 느껴지는 만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았던 인문지식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들의 내용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역사적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번을 다시 읽어 보아도 반복의 지겨움이 아니라,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들이 무엇이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점검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내가 교양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 한 권의 책이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는 백과사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면, 서양의 인문학뿐만 아니라, 동양의 인문학에 대한 내용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나올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3에서는 동양의 인문학에 대한 내용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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