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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제대로 안되는 이들을 위한 44가지 심리 처방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 신고은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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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치 수영 같아요. 물에 뜨려고 발버둥을 치면 가라앉는데, 힘을 쫙 빼고 물에 나를 맡기면 둥둥 뜨죠.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이런 경험이 삶을 꼭 스쳐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2024.04.18)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그리고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행복의 주체가 ‘나’여야 한다. 내 마음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는 불안, 두려움, 분노, 조급함 등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숨겨진 나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을 통해 남에게 잘 보이는 삶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시작해보자.



대체 우리들은 왜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일까요?

이런 모습이야말로 인간다움을 증명하는 것 같아요. 인간만이 유일하게 유능성에 대한 욕구를 가지니까요.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인생의 끊임없는 숙제와도 같죠. 하지만 여기서는 잘한다는 것의 기준이 중요한데요. (동물이 아닌) 인간이기에 잘하려고 하지만, 또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완벽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지치는 거예요.

저는 완벽주의적 기질이 정말 강한 사람이었는데요. 얼마나 심했느냐면 노트 필기 도중에 글자를 하나라도 틀리면, 수정테이프로 지우는 게 아니라 노트를 새로 사서 처음부터 다시 쓸 정도였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변수가 생기고, 능력 밖의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더라는 걸, 때로는 그 일이 인생의 변화구가 되어 더 잘 풀렸다는 걸 경험하면서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신기한 건 그렇게 힘을 빼니까 오히려 더 결과가 좋더라고요.

인생은 마치 수영 같아요. 물에 뜨려고 발버둥을 치면 가라앉는데, 힘을 쫙 빼고 물에 나를 맡기면 둥둥 뜨죠.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이런 경험이 삶을 꼭 스쳐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자유 안에서 잘 해내는 것,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말이죠.

책 서두에 작가님을 가슴보다 머리가 앞서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대부분 심리학 하면 ‘가슴’을 떠올릴 텐데요. 요즘 말로 T형 작가님이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책의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저는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신비주의적이고 감성적일 거라는 오해 때문에요. 효율적이지 못하잖아요. 저처럼 많은 분들이 마음과 감정을 동의어로 생각해요. 그래서 마음을 공부하는 심리학을 감정 수업처럼 생각하죠. 그런데 마음은 인지, 기억, 태도, 판단과 같은 이성적인 부분을 더 많이 다루거든요. 그래서 감정에만 포커스를 두는 것보다 훨씬 더 폭넓게 자신을 이해하게 돕죠. 그래서 저는 T형의 기질로 심리학을 공부하고 어떻게 F형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늘 애를 씁니다. 근거를 가지고 마음에 가닿는, 마음을 흔드는 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거죠. 이 책이 그 다섯 번째 작업의 결과물이고 사고형, 감정형 사람 모두에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될 거라 기대합니다.

인간관계부터 사랑, 양육까지 굉장히 폭넓은 주제를 다루시는데요. 사람들이 겪는 일상의 문제들에 대한 힌트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제 경험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저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일만큼 특이한 삶을 살아왔는데요. 그러다 보니 나는 왜 이럴까, 인간은 왜 살까, 삶은 왜 이렇게 흘러갈까, 같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고민에 답이 나오지 않아 머리가 지끈지끈해질 때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놀랍게도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세상을 돌아보니 특이한 줄만 알았던 제 삶은 사실 누구에게나 스쳐간 상처더라고요. 그래서 제 이야기가 일기에 머물지 않고 많은 분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던 것 같아요.

참, 이건 비밀인데 책에 제 이야기가 많이 언급하니 덩달아 지인도 자주 등장하거든요. 그런데 타인의 이야기를 쓸 때는 그 경험의 핵심 메시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캐릭터와 소재를 변형한답니다. 성별, 나이, 직업, 심지어 먹었던 메뉴나 장소까지도요. 언젠가는 이런 내용을 더 구체화해서 심리학이 담긴 장편 소설을 써보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불안,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걸 두려워하고 이것을 없애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부정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부정적인 감정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감정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감출수록 감정은 더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이에요. 감정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첫 번째,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감정이 나오는 건 나의 인성에 문제가 있거나 멘탈이 약해서가 아니라 감정을 일으키는 상황이나 조건에 맞닥뜨리면 자연히 발생하죠. 누군가 간지럼을 태우면 몸이 꼬이는 것처럼 말이에요.

두 번째는 감정에는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는 건데요. 감정을 인정하면 감정의 쓸모를 잘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나는 이유는 부당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예요. 따라서 화가 날 때는 어떤 상황이 부당한지, 어떻게 나를 지킬지에 에너지를 써야 하죠. 이걸 잘 파악하지 못하면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하느라 쓸모없는 감정 소모를 하게 됩니다.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물을 때마다 저는 이 문장을 말합니다. 화를 내지 말고, 화가 난다고 말하세요. 운전하다 앞 차가 위험하게 차선을 변경했다? 클랙슨을 빵 누르고, 추월하고, 창문을 열고 욕을 날리는 대신 나는 저렇게 운전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더라, 하고 말하는 거죠. 감정대로 행동하는 건 자신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떠나게 해요. 반면에 감정을 표현하면 공감을 이끌어 내고 내 편을 만들어주죠.



MBTI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데요.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MBTI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우리가 MBTI를 타인을 이해하는 도구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과학적이지 않은 이유로 학계에서는 대부분 MBTI를 인정하지 않지만 저는 MBTI를 좋아합니다. 심리학계에서 변절자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는데요. MBTI를 활용한 워크숍이나 강의도 진행하죠.

이제 와 MBTI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제가 하는 일의 목적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나는 누구일까? 내 마음은 왜 이럴까? 우리는 늘 질문하잖아요. 멀뚱멀뚱 앉아서는 답이 나오지 않거든요. 하지만 소설을 읽다가 나를 발견하고, 드라마를 보다가 타인이 이해되기도 하죠. 이때 드라마와 소설은 예술이지 과학이 아니야! 하면서 가로막는다면 어떨까요? 저는 과학적이지 않아도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모든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MBTI가 유행하면서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과몰입과 극단적 결론은 금물입니다. MBTI는 나를 이해하는 시작점으로 가볍게 이해하고, 만약 제대로 된 성격검사를 받고 싶다면 TCI 기질-성격검사를 받아보거나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땐, MMPI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간은 상호소통하면서 성장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감정만큼 타인의 감정도 소중히 다루는 자세가 필요할 텐데요. 과연 좋은 공감이란 무엇일까요?

공감은 타인의 느낌을 공유하는 거죠. 다시 말해 상대의 입장을 느낀다는 건데요. 그래서 좋은 공감이 있다기보다는 공감 자체는 좋은 것이죠. 저는 오히려 나쁜 공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함께 웃고 울어주지만, 그만큼 미움이나 원망도 커질 수 있어요. 감정을 느끼긴 하지만 동의하진 못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유난히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 모습일 때가 많거든요. 정확히는 내가 바꾸고 싶은, 인정하기 싫은 모습이죠. 지나친 공감은 상대를 감정에 매몰되게 하기도 해요. 원래 여러 사람이 같은 마음을 품으면 의견은 더욱 극단을 향해 가게 되어 있거든요. 정치 현장에서의 갈등, 혐오 사회가 생겨난 이유도 공감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좋은 공감이란 나쁜 공감을 하지 않는 것이겠죠? 나의 공감이 감정의 공유에서 멈추지 않고 동의로 나아가는 것, 그렇게 상대의 편이 되어주는 것! 그리고 편이 되어주는 것이 편이 나누는 것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 두 가지를 잘 기억한다면 타인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는 성장하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를 읽으시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참 많이 애쓰고 그래서 많이 힘든 삶을 살고 계실 텐데요. 그렇다고 이 책이 애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진 않아요. 내 삶의 주인은 나고, 책임도 나의 몫이니까요. 다만 애써야 하는 것과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애써도 안 되는 것을 구분하자는 거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게 있고, 애써도 안 되는 게 있는 거예요. 이 두 가지를 위해 쓸데없는 에너지만 낭비할 필요는 없는 거죠. 반대로 좋은 책을 쓰는 것은 제가 애써야 할 몫이에요. 애쓰면 애쓸수록 나아진다는 희망이 있으니까요.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건 완전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 같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지금보다 나은 나를 만나게 됩니다. 50밖에 안되는 사람이 100이 되려고 온갖 노력을 하다 보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30, 20으로 쭈그러들죠. 하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알고 우리를 이해하게 되면 어느 순간 70, 80으로 성장하는 나를 조우하게 됩니다. 이건 제 경험이에요. 그래서 꼭 여러분들도 이 경험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저와 함께 성장해보자고요.



*신고은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했다. 여러 대학 강의와 대중 강연을 하며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심리학 교양을 전하고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단단한 마음을 얻었고 다른 사람과도 이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꿈을 꾸며 다양한 채널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내 마음 공부하는 법』,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를 썼다.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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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은 저
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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