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23 연말 결산] 올해의 화제성 –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채널예스 2023 결산 특집 (3) - 올해의 순간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제가 좋아하는 부분, 힘을 준 부분, 아끼는 장면을 독자들도 함께 비슷하게 읽은 것 같아요. 이런 일치의 경험은 더 많이, 더 잘 쓴다고 찾아오는 건 아닐 것 같아요. (2023.12.14)


"차라리 여자랑 사귀고 싶다고 말하면서 운다." 지독하게 생생한 소녀의 이야기로 공감을 일으키며 『소녀는 따로 자란다』는 위즈덤하우스 위픽 연재 역대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작가 안담 역시 아끼는 이야기에 호응해 준 독자들의 반응이 특별히 소중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한다.

 

소설 『소녀는 따로 자란다』가 위클리 픽션에서 연재될 때부터 SNS를 통해 큰 화제가 되었어요.

일단 좀 놀랐어요. 이 작품은 위클리 픽션에서 제안을 받고서 쓴 게 아니에요. 원래 제가 가지고 있던 원고를 ‘지금 이때가 어울리는 무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린 거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재미있어해서 아끼고 간직한 이야기라서요. 원래 에고 서칭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지금 아니면 못 누리겠다는 생각에 트위터 새로고침을 계속했어요. (웃음) 실시간 반응이 주는 짜릿함과 불안감에 약간 두려우면서도 신났던 것 같아요.

인상적인 반응이 있나요?

사실 제 글에 대한 이야기보다 독자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 제일 좋았어요. 나는 어릴 때 어땠고, 어떤 언니가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많이 들을 수 있어 참 좋았고 소중하게 모아두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소녀는 따로 자란다』의 대사나 장면을 많이 인용했는데, 그만큼 많은 공감을 일으킨  거겠죠? 

작가가 글을 쓰면서 좋아하고 아끼는 부분을 독자도 똑같이 반응하는 건 전혀 아니잖아요. 이전에도 글을 발표하면 상상한 거랑 전혀 다른 부분이 인용되는 경험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부분, 힘을 준 부분, 아끼는 장면을 독자들도 함께 비슷하게 읽은 것 같아요. 이런 일치의 경험은 더 많이, 더 잘 쓴다고 찾아오는 건 아닐 것 같아요.

책 표지에는 “차라리 여자랑 사귀고 싶다고 말하면서 운다”라는 문장이 인용되어 있는데요. 특히 사랑받은 구절이 아닌가 싶어요. 작가님이 특별히 아끼는 부분도 궁금한데요.

저도 주인공이 ”남자가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들 중 누가 그렇게 할까? 누가 너의 머리를 이렇게 오래도록 빗어줄까?”라면서 반박하는 부분을 좋아해요. 겉으로 드러나는 또래들의 상호작용보다는 속으로 생각하는 게 많은 캐릭터다 보니까 머릿속 생각을 쓰는 것이 되게 즐거웠어요. 어린아이라면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제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책에서 발견한 근사한 단어를 되게 열심히 쓴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린아이지만 단어에 한계를 두지 않고 대사를 썼어요.

무늬글방 운영자, 엄살원 주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작가라는 여러 직업을 수행하고 계세요.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을 텍스트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하는 일을 하나로 꿸 수 있는 아무런 단서가 없었어요. 닥치는 대로 일을 해온 거죠. 인생의 생애주기별로 자기를 부르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삶의 형태가 있잖아요. 지금도 그래요. 자신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모두에게나 어려운 질문일 것 같아요. 내가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생각하면서 몇 년을 지내고 보니 어느 정도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이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것을 말할 때 생활력이 어떻고, 살림 살이가 어떻고, 커리어적으로 성장을 하고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전 그게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통제로 이루는 일이 아니라고 봐요. 보통 노력과 그에 따른 기회를 통해 성장하면서 더 잘 살게 된다고 말하잖아요. 근데 저는 잘 살아둔 힘으로 못사는 시기를 버티는 느낌이거든요. 잘 하고 있을 때를 잘 누리다가 그렇게 축적한 힘으로 못살기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설거지나 빨래를 하는 게 아예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시기에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파도 타듯이 모든 일들을 해버리곤 하는데, 노력에 따라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그런 시기가 왔다가 또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2024년에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먼저 <채널예스>에서 칼럼을 쓰게 되었고, 소설이나 에세이 등 여러 재미있는 작업들이 계획되어 있어요. 굳이 내 장르를 정하기보다는 닥치는 대로 해보려고 하는데요. 여기저기서 다양하게 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소녀는 따로 자란다
소녀는 따로 자란다
안담 저
위즈덤하우스



추천 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참슬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소녀는 따로 자란다

<안담> 저11,700원(10% + 5%)

나를 무시하고 내가 몰래 경멸하는 여자애들은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을 때 나를 찾아온다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 역대 조회 수 1위, 공개와 동시에 화제에 올라 “섬뜩할 정도의 묘사에 교실 마룻바닥 위에 터진 우유 냄새가 떠올랐다”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