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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비밀의 게스트지만 이름은 서효인인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352회) 『궁금한 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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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3.08.03)


불현듯(오은) : 저는 불현듯이고요. 제 옆에 캘리님과, 비밀의 게스트 한 분이 나와 계십니다.

캘리 : <어떤,책임> 포맷을 바꾸는 첫날이라 저희도 어떻게 방송이 흘러갈지 잘 모르겠고요. 그래서 긴장하고 있는데 왠지 옆에 계신 분은 전혀 긴장을 안 하신 것 같아요.(웃음) 프로이십니다. 

불현듯(오은) : 오늘부터 <어떤,책임>은 예고해 드렸듯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이 책이 출간된 출판사는 어떤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지, 그 밖에 책이 출간되기까지 어떤 비화가 있었는지 함께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거예요.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저 | 안온북스



불현듯(오은) : 오늘 저희가 다룰 책이 정성은 작가님의 대화 산문집 『궁금한 건 당신』이에요. 이 책 어떤 책인지 안온북스의 서효인 대표님이 육성으로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효인 : 제목대로 '당신'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쭉 풀어놓은 책인데요. 정성은 작가님의 첫 책이라 이 이름이 생소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작가님은 영화를 전공하다가 동영상 제작 프리랜서로 영상 제작 일도 했었고요. 최근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관심이 있어서 후암동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아마추어 분들께 기회도 드리고, 직접 하기도 하고, 여러 코미디언과 교류도 하고요. 

제가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영상 제작을 하실 때였어요. 작가님이 저를 찍어야 되는 기회가 있어서 만난 거죠. 영상을 찍으시면서 제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데요. 질문이 너무 엉뚱한 거예요. 예사롭지가 않고, 일반적인 인터뷰와 너무 달랐어요. 그렇게 되게 희한하고 재밌는 분이다 생각하고 지나갔거든요. 

그러고 있다가 몇 년이 지나서 정성은 작가님이 택시 기사님과 대화한 글을 페이스북에 쓰신 걸 봤어요. 그게 책의 첫 번째 꼭지이기도 한데요. 그 글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보통 택시 기사님이 말을 걸면 피곤하기도 하고, 얘기하기 싫을 때도 많잖아요. 근데 택시 기사님이 말을 걸었고, 거기서 이어 말을 걸고 대화를 하더라고요. 이분은 대화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그 글만 보고는,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해달라,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한테 말을 걸거나 하면서 무조건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요. 그렇게 만든 책입니다. 

불현듯(오은) : 이 대화가 왜 훌륭한지 생각해 보니까 속편이나 후일담이 또 나올 것만 같은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이를 우연히 혹은 부러 연락해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는 손이 빨라졌어요. 뭔가 사람을 조이는, 어떤 수준을 잘 유지하는 긴장감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효인 :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꼭지들은 이런 것들이에요.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과 인터뷰 한 챕터, 아니면 청소하러 와 주신 분과 곧바로 인터뷰를 하는 챕터요. 

캘리 : 저도 진짜 보통 분이 아니다 생각했던 게 청소를 하시러 오신 분들이 청소하시는 동안에 떡볶이를 만들어 대접하잖아요. 저는 정말로 생각도 못해봤어요. 집에 서비스 기사 분이 오셨을 때면 음료를 건네는 정도인데 무려 떡볶이를 만들어서 대화의 장을 만든다는 게 너무 놀라운 거죠. 호의를 가지고 대화의 거리를 좁힐 줄 아는 면이 진짜 멋지더라고요. 

서효인 : 꼭지마다 자신이 어떻게 거기를 갔는지,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는데요. 그 설명이 합리적이지는 않아요. 오늘 저녁 제가 홍대에서 오은 시인님과 한 잔 하려고 해도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마련이잖아요. 가도 되는 자리인지, 내일 오전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고려하는데 작가님은 일단 부딪쳐요. 작가님의 용감함에 대한 얘기도 했지만, 작가님만의 스스럼없음 같은 게 있어요. 질문이 스스럼없이 나가기 때문에 상대방의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게 있죠. 

불현듯(오은) : 보통은 깊은 이야기 하다가도 선을 넘을 수 있겠다 싶으면 더 안 나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천연덕스럽게, 태연하게, 그리고 너무나 맑게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모르게 답변을 하고 있을 것만 같더라고요. 그런 것도 정말 인터뷰어로서의 진가가 아닐까 싶어요. 

서효인 : 뉴욕의 세탁소 사장님 '장선아(가명)'님과 한 인터뷰 초반 부분에 그 면모가 아주 두드러지죠. 사실 뉴욕에 있는 세탁소 사장님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미국 교포 분들의 전형적인 삶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막상 진짜 이야기를 몰랐던 거예요. 전형적으로 택시 기사에 대해서 알고 있다, 청소 노동자에 대해서 알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깨주는 인터뷰가 많거든요.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어떤 사람에 대해 굉장히 입체성을 부여하는 인터뷰예요. 

캘리 : 누구나 생각할 법한 이미지 속에 어떤 어려움, 다양한 서사가 있는지를 발견하는 게 이분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만약 이분이 말 걸지 않았다면 우리가 몰랐을 얘기들이잖아요. 인터뷰 덕분에 전혀 평범하지 않은 누구나의 삶을 발견할 수 있어서 저는 너무 좋았어요. 

서효인 : 맞아요, 만약 베를린에서 한인 식당을 하고 계신 분을 본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한국에서 엘리트였고, 음악 전공자셨잖아요. 이런 다양한 사연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런 인터뷰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웠겠죠. 

불현듯(오은) : 인터뷰 분량이 아주 길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정말 밀도 있게 하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놀라웠어요. 그것은 인터뷰어가 상대에게 훅 들어가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스스로 하게끔 만들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거든요. 

서효인 : 이 책을 처음에 '인터뷰집'이라고 이름 붙였다가 편집 도중에 '대화 산문집'으로 바꿨어요. 오은 시인님이 말씀하신 그런 점을 저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은데요. 게다가 대화는 둘이 나눈 거잖아요. 서로 간에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보면 정성은 작가님이 주로 질문을 던지지만 인터뷰어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드러나요. 그래서 대화 산문집이라고 정했어요. 

캘리 : 그런데 인터뷰이는 막상 내가 어떤 얘기를 하겠다, 생각하고 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깊은 얘기들, 이렇게 솔직한 얘기들을 해냈다는 건 들어주는 사람이 정말로 신뢰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효인 : 제가 그래서 여쭤봤어요. 인터뷰 준비를 어떻게 하시냐고요. 그냥 가신대요.(웃음) 그냥 가서 길게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긴 이야기가 상당히 압축된 편집판이라고 할 수 있죠. 

캘리 : 인터뷰를 읽다 보면 다음이 있을 것 같은데 뚝 끊기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어요. 왜 다음이 없지, 하고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이게 삶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삶에 무슨 기승전결이 있겠어요. 그건 만들어진 얘기죠. 그러니까 이건 진짜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끝내는 것도 작가님의 대단한 실력이고 용감함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불현듯(오은) : 나중에 우연히 또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 또 후일담 형식의 글이 나올 수는 있긴 하겠죠. 어쨌든 이렇게 끝나는 게 정말 깔끔하다는 생각을 저도 했어요. 그리고 오히려 독자로서는 궁금함이 남을 때 이 책이 더 사랑스럽잖아요. 그런 부분 때문에 이 책을 저는 굉장히 아끼게 되더라고요. 

서효인 : 편집할 때는 좀 걱정을 했어요. 툭툭 끊기니까요. 우리는 기승전결에 익숙해져 있잖아요. 특히 책을 볼 때에는 더 그래요. 그래서 작가님께 한 문단씩이라도 더 붙여달라고, 더 없느냐고 부탁하기도 했죠. 그래서 어느 정도 절충은 된 상태로 책은 나왔는데요. 그래도 작가님의 색깔이 더 드러난 상태로 책이 나왔고요. 지금 와서 보니까 그렇게 끝내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실컷 이야기해도 내일 되면 또 까먹을지도 모른다. 눈을 감았다 뜨면 바뀌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 하지만 결국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게 될 것이다. 그곳에 넘지 못할 선이 있다 하더라도 진정 원한다면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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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건 당신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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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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