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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통일을 꿈꾸며 쓴 청소년 소설”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 박경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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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자란 땅을 어쩔 수 없이 떠나온 탈북 청소년들을 오랫동안 만났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연을 접하게 되었지요. (2022.01.17)

박경희 작가

배곯고, 가난한 삶에 지쳐 탈북했지만 그럼에도 고향인 북한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무엇일까? 통일이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까? 작가 박경희는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을 통해 통일 이후의 삶과 꿈에 대해 고민하는 남북한 청소년·청년들의 생소한 활기, 통일되었으나 미비한 현실 제도, 여전한 가난 등 통일 직후의 면면을 다루며 진솔한 이야기로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님의 2022년 첫 청소년 문학,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은 10년 동안의 교육, 집필 활동을 총망라해 마무리한 ‘통일 3부작’ 마지막 권인데요. 이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태어나 자란 땅을 어쩔 수 없이 떠나온 탈북 청소년들을 오랫동안 만났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연을 접하게 되었지요. 기막힌 인생의 굴레를 돌아온 아이들. 처음에는 눈물만 흘렸지만, 무엇인가 내 몫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탈북 청소년의 스피커’가 되리라 결심했고 청소년 소설, 동화, 르포 등 경계선 너머의 글을 발표했습니다.

친구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고향 이야기를 쓰고자, 통일 열차를 타고 떠나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소설의 집을 지었습니다. ‘고향에 갔지만 고향은 그 자리에 없다’는 것을 안 친구들의 실망에 가슴이 저리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백두산 천지에 올라 꽃씨를 뿌리는 아이들을 섬세하게 그렸고, 이 장면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써 온 ‘통일 이야기의 정점이자 마지막 작품’이란 생각이 들어서인지 이번 책에 감회가 남다릅니다.

‘통일’과 ‘탈북’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독자들을 만나 오셨는데요. 이러한 소재, 분야에 파고들게 된 계기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등단한 뒤 저의 첫 청소년 소설을 탈북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읽고, 전화를 하셨지요. 탈북 아이들을 10년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친 내용을 글로 써 줄 작가를 찾던 중 제 소설을 만났다고요. 새터민에 문외한이었던 저는, 정중히 거절하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마음을 바꾸게 되었어요. 아이들과 마주치는 순간, 운명처럼 느껴지는 뭉클함이 있었거든요. 르포집을 내려면 그들의 사연을 들어야 하는데, 이야기하는 걸 극도로 피하는 아이들을 만나려 궁여지책으로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매주 두 시간씩 책 읽고, 글 쓰는 수업을 하다 보니 친구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속내를 털어놓더군요. 자연스럽게 ‘통일’, ‘탈북’, ‘미리 온 통일’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박경희 작가님은 10년 넘게 하늘꿈중고등학교에서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새터민 학생들과 함께하셨다고 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꽃제비였던 스물네 살 훈이와의 만남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훈이는 먹고살기 힘들어 중국으로 넘어왔어요.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하느라 오랫동안 국경선 일대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연길 농촌에 들어가 품삯도 받지 못하고 양아버지의 농사일을 7년이나 해 주었답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 탈북 브로커를 소개해 남한에 들어오게 되었고, 대학에 가려고 학교를 찾았지요. 처음에는 기초 실력이 전혀 없어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열의는 대단했어요. 수업에서 권한 책은 밤잠을 줄여 가며 읽었으니까요. 그림책부터 차근차근 읽고 수업이 시작되면 책에 대해 질문도 많이 하던 훈이는 1년이 지나자 『사피엔스』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책을 읽다 보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훈이가 해 준 이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훈이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연락하고 결혼식에 초대해 주어서 찾아가기도 했던, 인연 깊은 제자입니다.



작품을 읽고 난 뒤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 하나를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해 물으면 통일은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우리가 못 사는 북한 주민들 다 먹여 살려야 하잖아요”라고요. 과연 그럴까요. 그 질문을 독자님들께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강연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계시지요? 하지만 코로나 시기라 만나지 못하는 독자들도 무척 많을 텐데요.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주세요.

백두산에 오르려면 세 갈래 길이 있습니다. 중국을 통해 다니는 길도 있지만, 북한을 거치는 길은 쉽게 오갈 수 없지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 코스를 자세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통일되어야만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길이지요. 남북이 하나 되는 순간 통일 열차는 가열차게 달리고, 남북 청소년들이 백두산 하이킹을 떠나는 멤버를 구성하느라 들썩이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 저도 초대해 주세요. 숲 해설사 과정을 밟았으니 직접 백두산의 꽃, 나무 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책으로 강연을 나가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정말 많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더불어 작가님의 다음 행보도 궁금합니다.

존 보인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아홉 살 아이의 눈을 통해 인간의 증오와 광기, 전쟁의 공포를 다룬 책이지요. 나치 장교의 아들 브루노와 유태인인 쉬미엘은 서로의 신분이나 환경에 상관없이 친구가 되는데, 두 소년이 함께 수용소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가스실에서 죽게 되는 장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유태인을 죽인 나치 장교 아버지가, 아들이 남기고 간 장화를 보며 울부짖는 모습은 압권입니다. 반전을 제대로 살린 작품이지요. 지금까지 저는 리얼리즘이 강한 작품을 써 왔습니다. 앞으로는 ‘역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찾아 쓸 생각입니다. 이미 역사 장편 소설도 퇴고해서 출간 준비 중이고요.

작가님에게 ‘통일’이란 어떤 의미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통일은 이념이 아니라, 실존이자 사랑입니다.




*박경희

1960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다.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2006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의 ‘한국방송라디오 부문 작가상’을 수상했다. 방송작가 생활을 하면서도 창작에 뜻을 두어 2004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사루비아」로 등단했다. 그동안 청소년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글을 써 왔다. 10년 전,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하늘꿈중고등학교]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써 달라는 청을 받았다. 그 인연으로 탈북 청소년들에게 오랫동안 인문학 수업을 했다.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
박경희 저
주니어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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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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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

<박경희> 저11,520원(10% + 5%)

10년간 하늘꿈중고등학교에서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며 탈북 친구들을 만나고, ‘통일’과 ‘탈북’을 골자로 하는 작품을 다수 집필한 작가 박경희. 그의 신간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이 출간되었다. 정혁, 미소, 수진, 리철, 향기. 각각 남한과 북한에서 살아오던 다섯 명의 인물은 어떻게 만나 백두산으로 향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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