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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DC 유니버스의 가디언으로 나서다

제임스 건 감독, DC의 수호자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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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의 수호자 Guardian of DC universe’로 나선 제임스 건이 제대로 미치고 환장하는 기분을 선사하는 영화다. (2021.08.05)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한 장면

빌런의 올스타 개념이 획기적이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가 용두사미 격의 만듦새로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던 건 정체성의 좌표를 잘못 잡아서다. 이 시리즈의 빌런은 악의 세력이기보다 미친놈, 속된 말로 ‘똘아이’에 가깝다. 이를 혼동하고 전자의 정체성을 고수하다 슈퍼히어로처럼 세상을 지켜야 하는 해피엔딩을 위해 악당의 기질마저도 놓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리부트 개념의 영화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캡틴 부메랑(제이 코트니)이 다시 등장하는가 싶더니 서번트(마이클 루커)와 위즐(숀 건) 등과 함께 모두 죽음으로써 전작과 상징적으로 안녕을 고한다. 섬나라 코르토 몰티즈의 쿠데타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명받았는데 ‘자살 특공대 suicide squad’의 아이덴티티와 어울리지 않게 빗발치는 총알과 포탄과 동료의 죽음이 무섭다며 너 먼저, 아니 나 먼저 도망가다 몰살당한다.

‘나쁜 놈들이 세상을 구한다’며 기염만 토했지 DC 유니버스는 물론 극장가의 흥행도 구원하지 못한 채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역에게 어울리는 퇴장의 진창을 선사한 이는 ‘제임스 건’이다. 제임스 건은 누구보다 ‘똘아이’의 심리를 잘 아는 연출자다.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제임스 건은 영웅과 악동의 경계에 선 캐릭터들을 데리고 우주 배경의 유쾌한 난장을 펼친 전력이 있다. 

그의 공로를 인정받은 제임스 건은 DC 빌런 올스타의 부활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제작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로부터 영화에 대한 전권을 받았다. 제임스 건은 “생각만 해도 신나는 팀 수어사이드 스쿼드들을 데리고 무슨 이야기를 하든, 누구를 살리고 죽이든 완전한 자유를 준다니 그 어느 때보다 대담해질 수 있었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원년 멤버 릭 플래그(조엘 킨네만)와 할리 퀸(마고 로비)정도만 살려두고 팀을 재정비했다. 

태스크 포스 X의 수장 아만다 윌러(비올라 데이비스)는 캡틴 부메랑과 서번트와 같은 이들을 장기판의 졸로 삼아 코르토 몰티즈 쿠데타군을 교란한다. 그 틈을 타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와 피스메이커(존 시나)와 폴카도트맨(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과 랫캐처2(다니엘라 멜키오르)와 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 등의 ‘더 The’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은 쿠데타 정부가 비밀리에 숨기고 있는 우주에서 온 초대형 불가사리 스타로를 찾아 그와 맞선다. 

<더티 더즌>(1967) <독수리 요새>(1968) <플래툰>(1986) 등의 전쟁물을 연상하게 하는 설정에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고유한 특성을 갖는 지점은 캐릭터의 개성이다. 피스메이커는 채소를 도마에 올려 썰듯 분주하게 도끼를 휘둘러 적들을 추풍낙엽처럼 물리치고, 엄마에게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폴카도트맨은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몸이 심하게 부풀어 올라 도트 문양의 레이저를 발사하는 등 누가 더 유쾌하게 미쳤는지를 경쟁하는 듯하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공식 포스터

압권은 역시 할리 퀸이다. 할리 퀸은 욕을 해도 입에서 꽃문양이 나올 것 같고 적에게 무기를 휘두르면 베인 상처에서 피 대신 나비가 날아갈 것 같은 인상의 소유자다. 이번 영화에서는 정말로 할리 퀸의 전투 장면에서 애니메이션 효과처럼 다양한 색깔의 꽃잎이 날리고 나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전자칩을 머리에 이식한 사람들의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4)의 하이라이트를 연상할 정도로 미친 재미를 선사한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평가는 ‘제대로 약 빨았다. R등급이 갈 수 있는 끝까지 간다’(피플), ‘화려하게 미쳤다.’(더 플레이리스트), ‘장난기 가득하지만, 또 진심 어린 장면까지, 모든 배우가 끝장이다.’(ING) 등 찬사 일색이다. 이는 제임스 건을 향한 것이기도 해서 ‘제임스 건이 제대로 일냈다.’(시네익스프레스), ‘제임스 건이 또다시 괴짜 캐릭터들로 대박을 터뜨렸다.’(그릭스 오브 컬러) 등 워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유명한 빌런뿐 아니라 지나가는 캐릭터에게도 개성과 사연을 부여해 관객이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객은 이 빌런들을 응원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어처구니없이 죽어 나가겠지만 말이다.” 제임스 건의 말처럼 관객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빌런에 감정이입 하면서도 갑작스럽게 죽어 나가는 캐릭터에 반전의 묘미를 만끽한다. ‘DC의 수호자 Guardian of DC universe’로 나선 제임스 건이 제대로 미치고 환장하는 기분을 선사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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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허남웅(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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