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방법: 재차의> 시체가 살인을 저질렀다

연상호 감독이 각본으로 참여한 신작 영화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연상호 감독이 작가로 참여한 드라마 <방법>은 악귀와 무당과 영매 등을 접목한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까지 확장했다. (2021.07.22)

영화 <방법: 재차의>의 한 장면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법 謗法’은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뜻한다. <반도>(2020) <부산행>(2016)의 연상호 감독이 작가로 참여한 드라마 <방법>은 악귀와 무당과 영매 등을 접목한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까지 확장했다. <방법: 재차의>(이하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의 극장판이다. 

거대 제약사에 근무하던 한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해자 또한 그 곁에서 불에 타 재만 남은 기괴한 형태로 발견된다. 알고 보니 가해자는 살인을 저지르기 얼마 전에 사망한 시체다. 그러니까, 시체가 살인을 저질렀다! 그즈음 책을 출간하고 라디오에서 생방송 인터뷰에 응하던 인터넷 매체 도시탐정의 기자 임진희(엄지원)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이는 재차의와 관련해 임진희가 속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약속 장소와 시간을 일방적으로 말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경찰도 이 사실을 확인하고는 인터뷰 장소 일대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친다. 인터뷰 당일 혼자 나타난 의문의 남자는 사건과 관련한 제약사의 직원으로 밝혀진다. 그는 임진희에게 앞으로 제약사의 고위 간부들이 2주 간격으로 죽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기고 재를 날리며 산화한다. 

‘재차의 在此矣’는 되살아난 시체를 말한다.한국형 좀비라고 할 수 있는 재차의는 명칭만 한국식으로 변형한 게 아니라 나름의 기원을 가지고 발전시킨 개념이다. 조선 중기 문신 성현(成俔)이 지은 고서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재차의는 손과 발이 검은색이고 움직임은 부자연스럽지만, 사람의 말을 그대로 할 줄 안다고 전해지는 한국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이다. 이를 되살아난 시체로 활용하는 <재차의>는 여기에 인도네시아 주술을 더해 규모의 확장은 물론 소재의 독특함을 꾀한다. 


영화 <방법: 재차의> 공식 포스터

연상호 작가의 말에 따르면, “아시아의 요괴나 괴담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고민했고, 주술사의 조종을 받아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라는 소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세계관의 관점에서 <재차의>는 연상호의 관점이 뚜렷한 작품이다. 연상호는 <돼지의 왕>(2011) <사이비>(2013) 등 애니메이션 시절부터 한국 사회 곳곳에 암약한 계급 부조리를 검은 우화의 형태로 드러내길 즐겼다. 

<재차의>에서도 재차의로 등장하는 이들은 살아서는 약자라는 이유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끝내 마음 편히 눈을 감지 못하는, 살아있어도 산 것이 아니요, 죽어서도 죽은 것이 아닌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계급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에서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하는 까닭에 제악사의 음모에 이용당하다 죽음의 형태로 버림받은 이들은 주검이 되어서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복수에 나서는 ‘살아있는 시체’의 운명이다.

이의 설정을 파고들었다면 개념만 한국형이 아니라 좀비물의 영역에서도 결이 다른 작품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드라마에서도 작가 연상호와 호흡을 맞춰 메가폰을 들었던 김용완 감독은 “기존의 좀비물과는 다른,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라고 하는데, 재차의들이 칼군무를 하듯 합을 맞춰 돌진하는 움직임 하며 이들이 택시를 타고 줄 맞춰 카체이싱을 벌이는 장면은 색다르기는 해도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다. 

극장판이라는 데 착안하여 볼거리를 강화하고 무엇보다 드라마 방영 시절 시청자에게 각인된 임진희와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등 주인공 캐릭터의 이후 근황을 알리면서 새로운 사건과 등장인물들로 ‘방법 유니버스’를 확장하고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인상이다. 드라마를 본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겠지만, 영화로 처음 방법 유니버스를 접하는 관객에게는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허남웅(영화평론가)

영화에 대해 글을 쓰고 말을 한다. 요즘에는 동생 허남준이 거기에 대해 그림도 그려준다. 영화를 영화에만 머물게 하지 않으려고 다양한 시선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사와 관련된 영화

  • 새창보기
    방법: 재차의 (SOUNDX)
    • 감독: 김용완
    • 장르: 미스터리,스릴러
    • 등급: 15세이상관람가
    • 개봉일: 20210728
    리뷰 50자평 영화정보
  • 새창보기
    방법: 재차의
    • 감독: 김용완
    • 장르: 미스터리,스릴러
    • 등급: 15세이상관람가
    • 개봉일: 20210728
    리뷰 50자평 영화정보

오늘의 책

투자하기 전 꼭 읽어야 할 책

2020년부터 증시가 호황을 맞으며 주식 투자에 나선 사람이 많아졌다. 몇몇은 성공했으나 개인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투자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건 상식이다. 이를 알면서도 왜 주식 투자에 나설까? 저자는 전업투자자들을 취재하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섰다.

게일 콜드웰, 캐럴라인 냅 우정의 연대기

퓰리처상 수상작가 게일 콜드웰과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두 작가가 나눈 우정과 애도의 연대기. 캐럴라인 냅이 세상을 떠나자 게일은 함께 한 7년의 시간을 기억하며 그녀를 애도한다.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기쁨과 슬픔, 위로를 주고받으며 자라난 둘의 우정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떠나고 돌아오고 살아가는 일

삶이, 사랑과 신념이 부서지는 경험을 한 이들이 현실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으로 비로소 자신의 상처와 진심을 마주한다.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는 생애를 우리도 그들처럼 살아낼 것이다. 떠나고 또 돌아오면서, 좌절하고 흔들리는 누군가에게 기꺼이 내어줄 방을 준비하면서.

존 클라센 데뷔 10주년 기념작

칼데콧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 존클라센 신작. 기발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극적인 긴장감과 짜릿한 스릴이 가득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과 교감, 운명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의 세계를 한데 모아 놓아 놓은 듯한 뛰어난 작품성이 돋보인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