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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어떻게 ‘좋아요’를 눌러요?

SNS 중 가장 강력한 홍보 수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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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었다. 독자들이 올려준 리뷰에 ‘좋아요’를 누르는 마음은. 비대해진 온라인 세상을 혐오하지만 보석 같은 인연도 만들어주는 곳이기에, 적절히 나의 깜냥만큼 소통하고 싶었다. 『태도의 말들』이 9쇄를 찍기까지,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리뷰는 매우 유효했다. (2020. 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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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이듬해 추석, 남편과 프라하, 빈으로 여행을 떠났다. “결혼 후 첫 추석인데, 너 참 용감하다”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흘려 듣고, 잘 먹고 잘 놀다 왔다. 남편은 사진을 잘 찍는다. 내가 사진에 약간의 센스가 있다면, 남편은 구도를 잘 잡는다. 남편은 여행 중 ‘인스타그램’이라는 어플에 종종 사진을 올렸다. 때는 2012년, 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고 있었지만 ‘인스타그램’은 낯설었다. “그거 뭐야?” “사진 올리는 어플. 사진만 올리면 돼. 글은 많이 안 써도 되고. 사진 올리면 외국 사람들도 검색해서 찾아 들어와. 너도 한번 해봐.”

 

인스타그램은 당시에도 꽤 세련된 디자인이었지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글 없이 사진만 올려도 된다니! 이건 완전 허세잖아? 과시욕만 가득할 테고.” 그렇게 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랫동안 만들지 않았다.

 

2000년대 초 대학에 입학한 나는 싸이월드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 다음 카페가 유행했을 적에는 개인 카페를 운영했으며, 싸이월드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열심히 도토리를 사 모았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면 나는 대뜸 물었다. “싸이월드 하세요? 그럼 저랑 1촌 맺어요.” 1촌을 많이 모으고 싶은 욕심보다는 호기심이 먼저였다. 조금이라도 궁금한 사람이라면 알고 싶었다. 그들의 취향을. 디지털 카메라를 일찍 산 편이라, 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지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맛집, 데이트 장소, 좋은 글귀 등을 열심히 모아 올렸다. 나의 허세였을까? 아니, 나는 그저 내 삶의 기록을 어디에든 하고 싶었고 혼자 보는 일기장 대신, 미니홈피를 택했을 뿐이다.

 

인스타그램은 2016년 9월에 가입했다. 가입 동기는? 팔로워 1천 명을 모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체험하고 싶었다. 당시 기업 SNS 계정을 운영하는 친한 후배가 있었다. 팔로워 숫자를 매일매일 보고해야 하는 후배의 스트레스를 간접 체험하면서,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후배는 태그가 중요하다고 했다. 책 사진을 올릴 때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을 함께 태그로 걸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의미 없는 팔로워를 모을 마음은 없었다. 내 좌우명이 “행복은 소유의 양이 아니라 관계의 질에 있다”가 아니던가?

 

가끔은 책, 가끔은 아이, 가끔은 커피 사진을 올렸다. ‘좋아요’는 조금씩 늘었지만 팔로워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은 글보다 사진인 줄 알았는데, 글을 꽤 길게 써야 ‘좋아요’가 늘었다. ‘와우! 팔로워 정말 지독하게 안 는다. 어려운 일이었어. 제발, 후배 좀 쪼지 마세요’의 심정이 됐다. 그저 내 일상을 기록하는 하나의 사진첩으로 간간이 사진을 올렸다. 만 2년쯤 지났을 시점, 팔로워가 900명이 됐다. ‘좋아요’(하트)를 눌러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인이었지만, 책 리뷰를 조금 길게 올리면 ‘좋아요’가 100개 정도 찍혔다. 인스타그램 ‘알람’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DM이 와도 며칠이 지나야 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태도의 말들』  출간 소식을 2019년 1월 28일에 올렸다. 나름 긴 분량의 글이어서였을까, <책읽아웃>로 친해진 인친이 조금 생겼기 때문일까 (내 기준에서는) 꽤 많은 축하 댓글이 달렸다. 나는 어떤 짧은 댓글에도 대댓글을 다는 편이다. 아무리 작은 댓글이어도 내 글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년 전, 10살, 20살 연상인 출판인 선배 두 명과 밥을 먹으면서 의기투합한 일이 있다. 우리는 대댓글을 달지 않으면 손에 가시가 돋고 일에 집중을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아주 많은 글을 올리거나, 유명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두 선배는 나보다는 훨씬 유명한 사람이다.)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태도의 말들』 의 리뷰를 검색해서 ‘좋아요’를 누르는 일상은.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한 번, 퇴근하면서 한 번 『태도의 말들』 의 리뷰를 읽고 하트를 찍었다. 출간 후, 리뷰가 하나도 없었던 날이 없었다. 실로 놀랐다. 베스트셀러도 아닌데, 어떻게 매일같이 새 리뷰가 있지? 2020년 1월 3일 현재, 『태도의 말들』 로 검색되는 게시글은 2,391개다. (발행 부수 대비, 높은 비율이다.)

 

‘좋아요’는 열심히 눌렀지만, 내 인스타그램을 『태도의 말들』 홍보 계정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가끔 신간이 나오면, 모든 게시글을 책 홍보 또는 리뷰 리그램으로 도배하는 저자들이 있는데, 지상 최악의 홍보다. 아무리 ‘찐팬’이어도 비슷한 글을 매일같이 봐야 하는 일은 고욕이다. 새로운 정보가 없는 계정, 상업적 용도가 눈에 보이는 계정은 금세 언팔로우의 대상이 된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세 가지 SNS 계정 중 책 홍보에 가장 좋은 수단은 무얼까? 분야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1순위는 인스타그램, 2순위는 트위터, 3순위는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고 있는 SNS. 지인들만 상대할 수 있는데, 페친들은 “책 살게요! 축하해요”라고 댓글을 열심히 달아주지만, 50% 정도만 진짜 책을 사준다고 생각하면 정답이다. 트위터는 익명성이 강하다. 리트윗이 열심히 돌면 효과를 보지만, 극히 소수다. 인스타그램은? 일반인의 경우, 보통 지인과 온라인 친구의 비율이 5:5 정도다. 내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친구가 좋다고 추천한 책을 기꺼이 사서 읽고 리뷰를 올린다. 그리고 동네서점에서 올려주는 신간 소식, 이주의 베스트셀러 벽보도 꽤 반응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서점에서 추천하는 책은 믿고 사보는 것이다. ( 『태도의 말들』 은 동네서점 계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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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채널예스>, <책읽아웃> 담당자로 <퍼블리> 인터뷰를 했다. 마케터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전 출판 마케터’가 진행하는 인터뷰였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정확하게 알고 계셔서 놀랐는데, 더 놀란 질문이 하나 있었다. 현장에서 내가 했던 답을 옮긴다.

 

Q. 제가 느끼기엔, 스스로 본인의 책을 ‘거부감 들지 않게’ ‘적절한 온도로’ 굉장히 잘 홍보하시는 저자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것이 처음부터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A.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큰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태도의 말들』 책날개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했거든요. 즉, 독자들에게 알린 거죠. “제 인스타그램 와서 보시라”고. 소통하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하지만 제 책을 홍보하는 계정으로 사용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저는 ‘저자’보다 ‘독자’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에요. 좋은 책을 읽었으면 나누고 싶었어요. <채널예스>나 <책읽아웃>을 통해 소개하지 못한 책을 독자 입장에서 솔직하게 리뷰를 써보고 싶었어요. 물론 제 일상도 기록하는 계정이기 때문에 제 책에 관한 에피소드가 들어갈 때도 있죠. 하지만 주 목적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책읽아웃>이나 <월간 채널예스> 소개를 많이 하죠. 저도 독자 입장으로 여러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보거든요. 책 홍보만 하는 저자들은 정말 별로죠. 다른 사람 이야기, 다른 책 이야기도 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그리고 ‘책’ 사진만 올리는 것도 개인적으로 질색입니다. 맛집 공유는 완전 환영하고요. 셀카만 자주 올리지 않으면 돼요. 그리고 흑심이 보이는 계정도 싫어합니다. 즉 팔로워를 상업적 용도로 보는 계정을 싫어해요. 무계획적이지만 고루하지 않게, 솔직한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헉, 말하고 보니 굉장히 계획적인 시도로 읽힐 수도 있겠네요?

 

진심이었다. 독자들이 올려준 리뷰에 ‘좋아요’를 누르는 마음은. 비대해진 온라인 세상을 혐오하지만 각별한 인연도 만들어준 곳이기에, 적절히 나의 깜냥만큼 소통하고 싶었다. 『태도의 말들』 이 9쇄를 찍기까지,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리뷰는 매우 유효했다.

 

배우 봉태규는 두 번째 책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를 쓴 후, 리뷰를 올려준 게시글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모티콘을 댓글로 달았다. 이 이모티콘을 발견한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헉, 연예인이 이렇게 할 일이 없나 봐’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와 저자님이 내 글 읽어줬네?! 고맙다! 더 응원해야지’ 싶을까? 물론 후자다.

 

이 글의 핵심은 무엇일까? 저자도 마케팅을 위해 SNS를 꼭 해야 한다? ‘좋아요’를 꼭 눌러줘야 한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대로 소통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다만 타인의 호의와 관심을 이미 읽었음에도 ‘굳이’ 부끄러워 하거나, 안 본척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가수 한대수는 『바람아, 불어라』 에서 ‘성공의 길’로 4가지를 꼽았다. “첫째, 약속을 지켜라. 둘째,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 해라. 셋째, 바로 사과하라. 넷째, 유머감각을 가져라.” 나는 독자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퇴근하면서 ‘좋아요’를 꾹꾹 힘껏 누를 생각이다. 나에게도, 독자에게도 기쁜 일이니까.  

 

 

 

 

 

태도의 말들엄지혜 저 | 유유
시시한 일상을 잘 가꾸고 싶은 분,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일에 각별하게 마음 쓰는 분, 나 자신을 지키는 법이 궁금한 분, 사소한 것에 귀 기울이고 싶은 분, 순간의 반짝임이 아닌 꾸준히 빛을 발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에 담긴 태도를 읽고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매만져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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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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