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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쓰지 않으면 메모는 소용없다”

주도적 글쓰기로 찾은 행복 『강원국의 글쓰기』 리커버 기념 저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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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못 쓴다는 건 질문이 없다는 말이에요. 질문하고 답하기를 반복하면서 내 생각이 생기고, 질문하면서 살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어요. 질문한다는 건 나답게 산다는 뜻이니까요.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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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 스테디셀러   『강원국의 글쓰기』  가 새 옷을 입었다. 예스24에서 특별판으로 제작한 『강원국의 글쓰기』  리커버는 강원국 작가의 친필 메시지가 포함됐다.  『대통령의 글쓰기』  로 이름을 알린 강원국은  『강원국의 글쓰기』  를 펴내며 글쓰기 전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강원국의 글쓰기』  는 저자가 28년간 글을 쓰며 깨우친 생각과 글쓰기 노하우를 담은 책으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잘 쓰려면 잘 살라고 했습니다. 늘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 남과 더불어 사는 삶, 아니 그저 그렇게 살아온 삶! 그런 삶이 글이 되니까요. 글을 쓰고 싶으세요? 잘 살고 싶으신 겁니다. 글 쓰고 싶은 마음을 응원합니다."

 

- 강원국 작가 친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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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한글날 저녁 예스24 홍대점에서  『강원국의 글쓰기』  리커버 기념 강연회가 열렸다. “주도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행복감을 느꼈다”고 운을 뗀 강원국 작가는 행사에 참석한 독자 30여 명에게 글쓰기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법, 즉 행복하게 글 쓰는 법을 소개했다.

 

“제 인생은 크게 직장 생활 전후로 나뉩니다. 지금은 강의나 원고 청탁이 들어오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직장 생활이 대체로 즐겁지 않았죠. 다른 사람보다 유독 힘들게 직장 생활을 했는데요. 최근 3~4년 사이에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주도권을 가지고 하고 싶은 걸 선택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행복감을 느꼈어요.”

 

 

정해진 글을 잘 쓰려면

 

『강원국의 글쓰기』  는 강원국 작가가 한 포털 사이트에 작성한 1,700개의 메모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주도적인 글을 쓰는 첫 번째 방법으로 메모를 추천한 강원국 작가는 “메모에 실마리가 있다”며 “메모를 활용하면 주제가 정해진 글을 써야 할 때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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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기록해 둔 것을 써먹는 것이 글쓰기입니다. 수시로 메모해 두면 어떤 주제로 글을 써도 두렵지 않고 무엇이든 쓸 수 있어요. 바둑, 등산 등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들면 더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사색하면서 메모하게 됩니다. 저의 주제는 글쓰기예요. 대한민국에서 글쓰기 책을 가장 많이 낸 사람, 글쓰기 책을 100만 부 이상 판매한 저자, 글쓰기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감이 정해진 글을 쓸 때 기한에 쫓기지 않고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원국 작가는 “새로운 마감 기한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주어진 일정 내에서 나만의 마감 기한을 다시 정하여 글쓰기의 주도권을 가져오라는 뜻이다. 이어서 분량이 정해진 글을 잘 쓰는 구체적인 팁으로 ‘고치면서 줄이기’, ‘한 문장 찾기’, ‘문단으로 쓰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면서 “글쓰기 주도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고치면서 줄이기


정해진 분량이 A4 1장이라면 일단 생각나는 대로 2~3장을 쓰자. 두서없는 글도 좋다. 글을 종이로 출력해 눈으로 보면서 한 장으로 줄일 때까지 요약하고 정리하자.

 

한 문장 찾기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문장을 찾고, 그 문장에서 출발해 글을 늘려나간다. 사례, 이유 등을 들어 글을 변주해 보자. 좋은 문장을 나의 내용으로 바꾸는 방법도 추천한다. 

 

문단으로 쓰기


정해진 분량에 몇 개의 단락을 쓸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핵심 문장을 정리하자. 문단 하나에 문패 하나. 문단을 쓴 이유가 있어야 문단이 홀로 설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 사실 명제, 가치 명제, 독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 중에서 필요한 문장을 찾아야 한다. 단락의 개수만큼 문장을 찾고, 찾은 문장에 살을 붙이자.

 

“저에게 사흘이 주어지면 일단 하루 만에 씁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틀간 초안을 고쳐요. 초안이 허술할수록 고치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도 충분한 시간 없이 잘 쓸 수 없어요. 아마 헤밍웨이가 말년에 쓴 글도 엉망이었을 거예요. 많이 고쳤을 뿐이죠. 잘 쓴 글은 없고 잘 고친 글만 있습니다.”

 

 

질문은 글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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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작가는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인정 욕구를 충족하고 자아를 실현했다”고 밝히며 “글을 쓸 때도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글쓰기는 질문하고 답하는 일과 다름없다”면서 “글을 못 쓴다는 말은 질문이 없다는 말과 같다”고 덧붙였다.

 

“질문을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지식이든 정보든 모르는 걸 알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둘째, 모든 일에 의문을 품는 거예요. 세상 사는 게 시큰둥하지 않은 거죠. 셋째, 반문입니다. 반문이 없는 건 남한테 끌려가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네 번째는 자문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내 생각은 뭐지?’ 혹은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지?’라고 생각해야 해요.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이 만들어지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메모하게 됩니다. 마지막 다섯째는 철학적 질문입니다. 삶을 음미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질문이죠. 이 다섯 가지 질문에서 글이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면서 살 때 인간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나답게 산다는 것이니까요”

 

집중보다 관찰. 글을 잘 쓰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다. “세상을 구경하는 태도로 글을 쓰기 바란다”고 당부한 강원국 작가는 “집중은 타인, 관찰은 나에게서 시작된다”며 “타인이 가리킨 곳만 보는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좋은 관계, 좋은 글
 
글쓰기는 관점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일을 두고 멀리 보고, 가까이서 보고, 깊게 보는 일이 곧 글이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또 다른 조건으로 비판적 사고와 균형적 사고를 꼽은 강원국 작가는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는 능력과 다름을 받아들이고 자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관으로 글을 쓸 때는 비서관과 저의 격차가 있어서 힘들었어요. 혼자 그걸 메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연설비서관이 되어서 다섯 명이 함께 글을 고치니까 힘들지 않더라고요. 부족함을 혼자 메울 필요가 없어요. 누군가가 메워주고 그 과정에서 저는 새로운 걸 배우죠. 모여서 같이 하면 결과물이 좋아요.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같이 지기 때문에 공동체가 돼요.”

 

 

질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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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해서 글을 잘 쓰시는 건가요 아니면 글을 쓰다 보니 말을 잘하시는 건가요?


5년 전까지만 해도 저만큼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지금 이런 질문을 들을 정도로 말하게 된 건 메모의 힘이죠. 저는 강의를 준비할 때도 메모를 활용해요. 말하기 위해 메모하는 거죠. 강의 외에도 마찬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누구와 점심 약속이 있다면 메모 하나 정도 준비하면 좋아요.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더 필요하죠. 말을 잘하게 된 또 다른 비결은 국어사전이에요. 글을 쓸 때 항상 국어사전을 열어 놓고 쓰는데 특히 유의어를 자주 봐요. 적재적소에 단어를 구사하면 달변으로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말을 많이 해서 그래요. 무엇이든 그렇듯이 말도 많이 할수록 잘하게 돼요.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요?


올해 1월부터 카카오스토리, 트위터에 한 메모가 1,800개 정도 돼요. 20회로 기획된 <한겨레> 연재 글의 17번째 글이 곧 지면에 실리고요. 연말이 되면 <한겨레> 글하고 메모한 내용을 묶어서 글을 쓸 예정이에요. 창비 출판사에서 내년 2월경에 나와요.

 

『강원국의 글쓰기』  를 쓰면서 한 명의 독자를 상상했다고 했는데 누구인가요?


최선희 씨라고 30대 여성이에요. 30대 여성을 독자로 상정한 이유는 30대 여성 직장인들이 책을 많이 읽기 때문이고요. 타깃 독자층의 대표 선수를 고른 거죠. 강원국의 글쓰기도 그분을 독자로 생각하고 “나는 이렇게 썼어”라고 말하는 글을 썼어요. 그분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평소에 독서와 글쓰기 시간을 어떻게 나누나요?


시간을 할애하는 비중은 비슷해요. 둘 다 짧을 뿐이죠. (웃음) 그리고 저는 짧은 칼럼을 하나 읽어도 반드시 메모해요. 읽고 쓰고, 듣고 쓰고 반복하죠. 한 토막의 생각을 분량과 상관없이 짧게 메모하는 법을 추천해요.

 

아이디어를 메모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호기심이 사라집니다.


메모만 하고 메모한 것을 안 써서 그래요. 써야 메모할 이유가 분명해져요. 쓰면서 느끼는 기분 때문에 메모를 더 하게 되는 거죠. 쓰지 않으면 메모는 소용없어요. 쓰는 과정을 통해 메모가 내 것이 돼요. 메모를 실전에 활용하고 확장해 보세요.


 


 

 

강원국의 글쓰기강원국 저 | 메디치미디어
앞으로 글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곧 글쓰기 강의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면서도, 하루 빨리 모든 이들이 자기 글을 쓰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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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진영

'이야기하면 견딜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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