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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를 모르던 변호사의 4차 산업혁명 이야기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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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능력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연결’이 갖는 다양하고 깊은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풍부하게 상상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2019. 04.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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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피디 경력 10년. 신문방송학ㆍ법학 전공, 문과 출신.


대형 로펌의 IT 변호사로서 새 출발을 하던 당시의 제 이력이에요. 그동안 경력의 어디를 보더라도 테크놀로지나 디지털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죠. 그런 제가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팀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습득해야 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빠듯한 로펌 주니어 변호사인데 부수적인 과제가 주어진 셈이었으니 그야말로 막막했죠.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우선 업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이나 우버, 넷플릭스, 애플, 페이스북,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외 IT 기업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일을 하는 덕분에 그들이 어떻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이용자를 모으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으니까요. 지나고 보니 제게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침 8시 반쯤 출근해서 늦으면 새벽 2시, 3시, 5시…. 아예 회사에서 밤새고 아침에 잠시 집에 들러 간단히 샤워하고 옷만 갈아입은 뒤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일도 많았어요. 주말이나 연휴에도 맘 편히 쉬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죠. 이런 생활을 5년쯤 하니 신기술과 관련한 법적 규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즈음에 사람들이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분야 전반에 관해 나만의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잠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어요. 실리콘밸리 근교의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 머물면서 그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습니다. 궁금한 것은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같은 시기에 뉴욕에서 관련 분야를 공부했던 동생과 소통했어요.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축적된 작지만 절대 작지 않은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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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상에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책이 나와 있어요. 대부분 현란한 미래 기술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가 궁금했던 것을 단 한 권의 책에서 모두 찾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책에 문제의 정답이 담겨 있을 때가 더 많았죠.
 

예를 들어 제가 인공지능에 관한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책은 1970년대에 쓰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라는 책이었고, 복잡계에 관해 가장 많은 영감을 얻은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라는 책이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어느 분야를 공부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든 간에, 그 정답은 해당 분야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와 연결되어 있거나 또는 여러 분야가 만나는 경계에 존재한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기술 전문가가 아닌 소위 ‘문송한(문과라서 죄송한)’ 사람들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세상의 수많은 기술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됐어요. 기술에 얽매이다 보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테크놀로지의 홍수에 휩쓸리게 되어 오히려 더 큰 아이디어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게다가 얼핏 화려해 보이는 신기술을 남들보다 빨리, 많이 안다고 해서 다가올 변화의 본질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리는 나뭇잎에 시선이 붙잡히면 정작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의 힘은 보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를 만드는 본질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며 즐기는 방법일 테니까요.


결국 4차 산업혁명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능력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연결’이 갖는 다양하고 깊은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풍부하게 상상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정답을 찾는 일에 익숙한 우리는 ‘아, 연결이 답이구나!’ 하면 그게 끝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연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제로 자기 삶에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일 겁니다.

 

“처음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순간 고개를 갸우뚱했다. 책의 주제와 저자인 손승현 변호사의 커리어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저자 서문을 읽고, 내처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달음에 떼고 나서는 ‘내가 그런 판에 박힌 생각을 하다니…!’ 하는 기분이 됐다. 저자의 인문?사회과학도로서 공부한 배경. 저널리스트로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융합해 자기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한 경험. 변호사로서 첨단 기술 기업의 현안과 전략을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본 기회. 여기에 더해 급변하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흐름에 온전히 동참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까지. 이 모든 것이 씨줄 날줄로 얽히고설켜, 동일한 주제의 그 어떤 책보다 촘촘하고 강력한 저술이 완성됐다. 저자가 4차 산업혁명의 뿌리이자 결과로 내세운 ‘연결’과 ‘창의성’. 이 책은 그 두 가지 개념이 가장 행복한 결합을 이룬 결과물 중 하나일 것이다.”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들손승현 저 | 더난출판사
읽기 쉽지만 절대 가볍지 않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동시에 무수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간간이 등장하는 삽화와 배경음악은 자칫 따분할 수 있는 경영서를 끝까지 읽게 하는 당의정 구실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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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승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로스쿨을 마친 뒤 제3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현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 팀에서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구글, 우버, 넷플릭스, 애플,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에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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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방송국 PD, 문과 출신의 로펌 변호사가 첨단 기술 기업에 법률 자문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테크놀로지나 디지털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던 그녀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따라잡아야 했다. 세계 유수 석학들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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