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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청소년에게 좋은 책 = 어른에게도 좋은 책

『세대 게임』 ,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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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지나갈 4월, 『세대 게임』과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을 소개합니다. (2018.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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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의정 님~~! 드디어 봄비가 내렸습니다!


의정 : 봄비가 사무실에도 내려서 먼지가 가라앉는 상상을 잠깐 했습니다. 이런 마감날은 또 처음이네요.


지혜 : 지금 저희가 일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일신빌딩 6층 회의실이 공사 중인데요. 공사장 옆에서 일하는 건, 저도 처음입니닷!


의정 : 빼앗긴 사무실에도 봄은 오는가! ㅠ.ㅜ 이러다 금방 봄입니다. 대비를 단단히 해야겠어요.


지혜 : 이미 봄이지요. ^-^ 의정 님은 어떤 계절을 가장 좋아하지요?


의정 : 5월과 10월. 봄이라고 뭉뚱그리기에는 3월과 4월은 힘드니까요. 10월은 제가 태어난 달이기도 합니다. 후후후. 지혜 님은요?


지혜 : 3월부터 5월. 봄을 좋아하죠. '봄'이라는 글자가 귀엽잖아요. '가을'은 쓸쓸하고요. 그런데 봄이 갈수록 짧아지는 것 같아 서운합니다.


의정 : 봄다운 주말은 기껏해야 한두 번인 것 같아요. 알차게 즐겨야겠어요. 봄맞이를 서두로 꺼냈는데, 책은 봄하고 전혀 상관없는 걸 골라 왔습니다. -_-;


지혜 : ㅋㅋ 계절감과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가요?


의정 : 좋게 판단해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네! 12개월 내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사회과학서라 어려워서 1년 내내 잡고 있게 될 수도 있고요. 바로 전상진 저자의 『세대 게임』입니다.


지혜 : 와우~ 지난달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에 이어!! 제목이 살짝 소설 같은 인상도 있어요.


의정 :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는... 이 책에 비하면 훨씬 읽기 쉬웠어요....ㅋㅋㅋ 표지가 감각적이죠? 표지 덕분에 이 책을 고른 이유도 있습니다. 끙! 지혜 님의 책은 무엇인가요?


지혜 : 티티출판사에서 나온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 입니다. 멋진 여자들이 아니고요. '너무' 멋진 여자들이에요. '너무'라는 글자 때문에 골랐어요.


의정 : 예전에는 '너무'가 부정적인 의미라고 했었죠? 국립국어원에서 긍정적일 때도 쓸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기쁩니다. ㅋㅋㅋ 너무 멋진 여자들, 어떤 여자들인가요?

 

지혜 : 전통을 거부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간 여자들입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최초 여성 작가 '엔헤두안나'부터 우리가 잘 아는 화가 ‘프리다 칼로’ 그리고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까지. 예술가, 운동선수, 해적, 펑크 뮤지션 등 역사를 만든 혁명적인 페이퍼 커팅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는 짤막한 전기예요. 저자 '케이트 샤츠'와 그린이 ‘미리엄 클라인 슈탈’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 살고 있는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교육가, 운동가, 엄마입니다. 두 저자는 멋진 여자들의 진짜 삶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 원전을 비롯한 2차, 3차 자료를 참고해 이 책을 만들었어요. 비교적 짧은 이야기지만, 정말 많이 찾아 읽었다고 해요. 전문가들을 비롯해 지역 사람들, 젊은 사람,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의정 : 표지만 봤을 때는 이미지가 판화처럼 그려져 있네요? 강렬합니다. 지혜 님이 보시기에 그림체는 어떤가요?


지혜 : 종이, 연필, 커터칼로 작업한 페이퍼 커팅 일러스트라서요. 좀 터프하다고 할까요? 프리다 칼로, 아웅산 수치 같은 경우에는 얼굴을 알아볼 수 있지만요. 대부분의 인물은 그림만 보고는 알아채긴 어려워요. 하지만 책이 전하고자 하는 에너지와는 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비전문가니까요.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ㅋㅋ) 그나저나 『세대 게임』 은 뭔가 ‘문지’ 느낌이 아닌걸요?


의정 : 문학과지성사의 느낌이란 무엇일까요? 하긴 저도 처음에 문지 책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문학'과 '지성'에서 '지성' 쪽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ㅋㅋ 표지에는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의 모습이 서로 정반대로 그려져 있어요. 젊은 세대 쪽에는 차, 집, 사랑, 사람들 아이콘이 없고, 나이 든 세대 쪽에는 차, 집, 사랑, 사람들이 있죠. 무슨 이야기를 할지 딱! 감이 와서 저는 좋았습니다.


지혜 : (살짝 딴 길로 새어본다면) 제가 문지 소설집 커버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래도 시인선 커버는 이제 한 번쯤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ㅠ.ㅜ 전통을 이해하지만 커버가 너무 얇아요. 오래 읽고 싶은데 너무 금방 구겨져서 속상해요.

 

의정 : 앗, 문지 시인선의 표지가 아닌 문지 시인선이라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워낙 오래된 형식이라, 만약 바꾼다면 어떤 느낌이 될까요?


지혜 : 최근 문지에서 작업한 『오정희 컬렉션』 이 좋았어요. 그 느낌 어떨까 싶습니다. 양장본은 아니더라도요. (전 각양장 애호가입니다.)


의정 : 저희 다시 본론으로. ㅎㅎㅎ 『세대 게임』 의 저자는 책에서 '인종 카드 놀이'라는 숙어를 빌려 와서 세대 간 갈등을 설명합니다. '인종 카드 놀이'는 영미권에서 전략적인 이점을 취하기 위해 토론에서 인종 주제를 말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세대 갈등을 비슷한 관점에서 풀어내는 책입니다.


지혜 : 그래서 세대 '게임'이군요.


의정 : 흔히 청년층이 어려워진 이유를 기성세대의 탓으로 돌린다거나, 노인 세대를 말이 안 통하는 꼰대 세대로 만드는 게 모두 정치적인 이점을 가지려는 누군가의 게임일 수 있다는 거죠. 책을 읽으면서 저도 나와 다른 세대를 쉽게 구분 지으려 하지 않았나,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흑흑.


지혜 : 이 책을 고르게 된 계기를 물어도 될까요?

 

의정 : 음, 학교 다닐 때 '선배와의 대화'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세대 사람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흔히 가장 나이가 많은 학번이 가장 어린 학번과 불화하고, 나이 차가 적을수록 통하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이 차가 적은 학번과도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걸 보면서 서로 다른 개인인데 왜 세대로 묶이면 공통점이 생길까, 왜 저 세대는 저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같은 질문이 생겼었죠. 지금도 여전히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습니다만... ㅋㅋㅋ 그래서 '세대'가 붙은 제목에는 일단 관심이 먼저 가더라고요.


지혜 : 의정 님은 세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IMF 키즈의 생애』 를 추천해주기도 하지않았습니까? 좀 비껴 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요. 전 최근에 "나는야 한남"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약간 긴 대화를 나눴어요. 결론을 말하자면, 스스로를 ‘한남’이라고 지칭하는 사람은 정말 한남이 맞더군요. 자조적 표현인 것처럼 말하지만 진실인 거죠. 전 요즘 청소년 도서를 종종 읽곤 합니다.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도 청소년 인문서인데요. 제가 <월간 채널예스> 제작진을 대표하는 부모 독자 아닙니까? ㅋㅋ 그래서 아이랑 함께 보면 좋을 책, 부모가 읽으면 좋을 책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의정 : "나는야 한남"이라니, 정말 어떤 분인지 궁금한데... 안 만나고 싶네요. 요새 사람들의 관심은 확실히 페미니즘이지 않습니까? 덕분에 좋은 책이 많이 한국에 소개되고 있어서 기뻐요. 청소년 도서에서도 젠더나 성평등을 다루는 책이 많아진 것 같고요.


지혜 : 무척 반가운 일이죠. 저는 지난주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 ‘책책책’ 코너에서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책’으로 김고연주 선생님의 『나의 첫 젠더수업』 을 추천하기도 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한민국에 여자 PD가 EBS에 1명밖에 없다." 그래서 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PD 되기 어렵구나 하고 금세 포기해버렸어요. (제가 원래 포기가 좀 빠르긴 합니다만) 아무튼 제가 이 책을 일찍, 사춘기 시절에 읽었더라면 꿈을 폭넓게 가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의정 : 『세대 게임』 에서는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나이가 아니라 같은 시간대의 경험을 향유하는 '향우회'로서의 인식이 더 강하다고 주장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새로운 위인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라나게 되지 않을까요? '너무 멋진 여자들'의 경험이요. 굳이 자라나는 세대가 아니더라도, 저도 멋진 여자들의 경험을 보면서 나이 들고 싶네요. ㅋㅋㅋ 어른이 보기에도 좋은 책인가요?


지혜 : 물론이죠. 저는 어떤 청소년 도서도 어른이 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의정 님이 "어떤 여자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느냐"고 물어봐줄 줄 알았어요. ㅋㅋ


의정 : 제 고정 질문이 된 것 같아 살짝 피해 갔어요. 물으시니 또 궁금하죠.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지혜 : ㅋㅋ 1997년생 '말랄라 유사프자이’ 이야기입니다. 말랄라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게 2014년이잖아요. 그때 ‘아, 이런 소녀가 있구나’ 했었지, 이름은 잊고 있었어요. 혹시 처음 들으신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나는 말랄라』 라는 책을 쓴 저자이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최초의 파키스타인이죠. 당시 BBC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통치하에 사는 삶에 대해 써줄 만한 여학생을 찾고 있었는데요. 말랄라는 교사인 아버지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자원하죠. "내가 하면 안 돼요?" 그렇게 말랄라의 일기장이 BBC 웹사이트를 통해 10주간 공개되면서, 말랄라는 탈레반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게 됩니다. 결국 상해를 입었지만 그녀는 기적적으로 빠르게 회복했고 현재는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어요.

 

의정 : 이런 얘기를 듣고 있자면, 보고 배우는 데 더욱 나이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랄라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다시 들어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하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위인도 바뀌는 거겠죠? 지혜 님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 중에 기억나는 게 있나요?


지혜 : 저는 위인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ㅎㅎㅎ 존경하는 사람이 딱히 안 생겨서 슬픈 사춘기를 보냈다고 할까요. 저는 일상에서 작은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아참!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엄마는 페미니스트』 를 쓴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이야기도 있어서 반가웠는데요. 43쪽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어릴 때는 뭔가 바꿀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계기가 생겨서,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달라지죠."


지혜 : 치마만다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치누아 아체베, 카마라 라예 같은 아프리카 작가의 책을 읽고 나서였어요. 그 전까지는 검은 피부를 가진 곱슬머리 여자애가 소설 속에 등장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죠.


의정 :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 이후에 '한국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이 나와도 좋겠는데요? 한국에서도 혁명적이고 멋있는 사람,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요. 티티출판사 관계자님, 보고 계시다면 시리즈 기획을 한번 해보시는 것도...


지혜 : ㅎㅎ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아마 세계 시리즈가 더 나올 것 같긴 해요. 근데 의정 님! 제 고정 질문, 해도 되나욤?


의정 : 물론이죠.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요’일까요?


지혜 : ㅋㅋ 비슷한데요. 조금 바꿔보려고요. “이 책은 좀 댁이 꼭 읽어라” 싶은 독자가 있을까요?


의정 : 아, 어렵습니다. 권유와 강한 권유. 음... 흔히 이 답은 윗세대라고 나오기 쉬운데, 조금 바꿔서 기성세대가 짜증 나는 청년이 읽으면 어떨까 싶어요.


지혜 : 이달 ‘너는 왜 이 책을?’은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가 되어버렸군요! ㅋ 저는 청소년 교사까지 포함할래요.


의정 : 앗, 그렇게 선점하시다니. 그럼 저도 중장년 포함...하면 욕심이겠죠? ㅋㅋㅋ 일단 청년층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지혜 : 요즘 책 추천을 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좋다고 호들갑을 떨어도 안 읽을 사람은 안 읽고, 읽을 만한 사람은 어떻게든 읽는 것 같아요. <예스책방 책읽아웃>의 책 추천 코너 ‘삼천포 책방’을 본방 사수하고 있는데요. 몇 주 전 톨콩 님이 단호박, 그냥 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잖아요. "여러분은 어떤 책을 추천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단호박으로 활동 중인 의정 님은 뭐라고 하셨죠?


의정 : “신간이면서, 다양한 장르로, 되도록 덜 알려진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혜 : 맞아요. 저 역시 비슷한 기준을 갖고 있었는데요. 요즘은 그냥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어떤 책들은 정말 유명한 사람이 추천해도 절대 안 읽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떤 권위를 가진 사람이 추천해도 안 읽는 책들을 내가 추천한다면? 끄응! 뭐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니 DVD~ 그런 거죠. ㅋㅋ


의정 : 읽고 좋았던 책이 정답이죠. 좋았으면 하나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고, 그럼 지나가던 '읽을 만한 사람'이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지나가던 읽을 만한 독자분, 여기입니다, 여기~!


지혜 : 예전엔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야 한다는 어떤 의무감이 있었는데요. 이제 좀 내려놓았어요. ㅋ 우리 <김하나의 측면돌파> 클로징을 따라 하면서 오늘 토크를 정리하면 어떨까요?


의정 : 오늘의 대화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갈수록 짧은 봄, 아이랑 함께, 꼭 좀 읽어라?"


지혜 : 알면, 꿈이, 다양해질 수 있다?!


의정 : ㅋㅋ 그럼, 저희는 5월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알람 맞춰두세요!


지혜 : 다음 달에 또 만나요~ 제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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