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칭찬해주는 글은 눈을 질끈 감고 봐요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칭찬을 마주할 때 ‘하하하’ 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고’ 한 숨을 쉬며 겸연쩍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다.

c43ffd1f45adb4090aed9f981d5c4e83.jpg

 

 

“리뷰를 보긴 보는데 빠르게 봐요. 비평적인 글들은 좀 오래 보고, 칭찬해주는 글은 눈을 질끈 감고 봐요. 물론 좋은 마음으로요.”

 

- 박준 인터뷰 중에서

 

꽤 오래 여러 사람을 인터뷰했다. 처음에는 유명한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아서, 중간에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서, 나중에는 상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했을 때 얻는 쾌감이 좋아서 계속했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 같은 걸 잘하진 못하지만, 쓸모 없게 여겨지는 이야기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 무척 소소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는 한 사람의 맨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잘 못하는 것에 목매기보다 조금이라도 잘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인터뷰 기사의 주인공은 ‘인터뷰이’다. 즉,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 인터뷰어의 이름을 보고 인터뷰를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언젠가 모르는 독자에게 메일이 왔다. 짧은 자기 소개와 함께 인터뷰를 재밌게 읽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메일을 읽는 순간, 웬만하면 올라가지 않는 내 입꼬리가 볼우물 쪽으로 향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감사합니다”라고 답장을 썼다. 드물게 이런 메일을 받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하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았던 인터뷰, 조금 미안했던 인터뷰이들을.

 

얼마 전 박준 시인은 산문집을 펴내고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리뷰를 보긴 보는데 빠르게 봐요. 비평적인 글들은 좀 오래 보고, 칭찬해주는 글은 눈을 질끈 감고 봐요. 물론 좋은 마음으로요.” 질끈’이라는 부사를 듣자마자 나는 이 시인이 좋아졌다. 칭찬은 감사하게 받아야 하지만 계속 되새길 것은 아니다. 쓴 소리만 너무 깊이 새기는 것도 좋지 않지만.

 

간혹 생각한다. 행복감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에 대해. 같은 일을 겪어도 더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슬퍼하는 사람도 있다. 칭찬을 더 마음에 담아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지만, 태생이 그렇지 않으면 내 성격을 받아들여야 한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칭찬을 마주할 때 ‘하하하’ 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고’ 한숨을 쉬며 겸연쩍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는 전자의 성격이 무척이나 부럽지만 후자로 태어났기에 눈을 질끈 감는다.

 

박준 인터뷰 다시 보기

▶다시 읽는 인터뷰’ 한눈에 보기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엄지혜

태도를 읽습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저10,800원(10% + 5%)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인 박준, 그의 첫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은 ‘시인 박준’이라는 ‘사람’을 정통으로 관통하는 글이다. 총 4부로 나누긴 하였지만 그런 나눔에 상관없이 아무 페이지나 살살 넘겨봐도 또 아무 대목이나 슬슬 읽어봐도 우리 몸의 피돌기처럼 그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이상하고 아름다운 '배수아 월드'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온 작가 배수아의 소설집. 그 어떤 서사보다 매혹적인 ‘낯섦’을 선사하는 작가답게 고정된 시공간을 끊임없이 탈주하는, 꿈속의 꿈속의 꿈 같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읽고 나면 꼭 다시 펼쳐보게 되는 문장들. '배수아 월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

뮤지션 이적의 이별에 관한 첫번째 그림책

일상이 여느 때처럼 흘러가던 그 어느 날, 아이에게 찾아온 할아버지와의 이별에 대한 그림책. 배꼽 인사 하라며 꿀밤을 주던 할아버진데 왜 인사도 안 하고 그렇게 가셨을까? 아이다운 물음 앞에 원래 계셨던 우주, 그 곳으로 돌아가신 걸 거라는 소망을 담아냈습니다.

나의 건강을 남에게 맡길 것인가?

병원과 약에만 의존하는 기존 의료 상식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음식과 환경을 바꾸고 환자가 스스로 참여하여 능동적으로 병을 고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은 하나의 밑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권수에 집착하기 보다 인생을 변화시킬 문장을 발견하고 찾는 데 집중한다.” 일본 최고의 독서 멘토인 저자는 권수와 속도에 연연하는 것은 하수의 책 읽기라고 강조하며, 좋은 책과 핵심 문장을 찾아 읽고 활용하는 실용적 미니멀 독서법을 소개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