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정용화, 가사가 아쉽네

정용화 'Do Disturb'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밴드와 별도로 만든 근사한 팝 앨범 <Do Disturb>를 통해 솔로 가수로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한 것은 분명하다. (2017.08.02)

image2 - 복사본.jpeg

 

2년 전 첫 솔로 앨범 <어느 멋진 날>이 ‘씨엔블루 정용화’의 연장이었다면, 신보 <Do Disturb>는 ‘솔로 팝가수 정용화’의 결실이다. 음반 내 6곡 중 절반은 댄스, 나머지 반은 템포를 늦춘 감성 트랙으로 꾸려 역량을 펼쳤다. 댄스곡에선 트렌디한 사운드 구현을 위해 일정 부분 해외 제작진의 도움을 받는 한편, 발라드 3곡은 작사, 작곡을 도맡아 자신만의 감수성을 드러냈다.

 

특 장점인 ‘캐치 코러스’는 이번에도 막강하다. 모든 곡의 후렴이 선명히 들어온다. 레게가 떠오르는 펑키한 리듬에 간소한 사운드 소스로 멜로디를 부각한 타이틀곡 「여자여자해」는 그 정점. 노래의 후크와 싱어롱 파트는 몇 번 듣지 않고도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귀에 쉽게 붙는다. 로꼬와의 호흡도 자연스럽다. 날렵한 가창으로 곡을 리드하는 정용화 식 딥하우스 「Password」는 그의 새로운 일면을 조명하고, 코드 진행과 구성 면에서 씨엔블루의 최근 곡들을 연상케 하는 「딱 붙어」는 익숙한 그의 매력을 재차 강조한다.

 

후반의 세 곡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승부를 건다. 「Navigation」이 피아노와 스트링에 미디엄 템포 비트로 서정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연출했다면, 「대답하지 마」는 인트로의 신시사이저부터 선율의 진행까지 1990년대식 발라드를 빼닮아 흥미롭다. 하이라이트는 정통 발라드 작법을 따르는 「널 잊는 시간 속」. 보컬의 감정 표현과 멜로디의 흡인력이 다른 곡을 능가한다. 악기 사용과 노래의 구조, 전개 방식 등이 1집의 타이틀곡 「어느 멋진 날」과도 유사하나 여러 각도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음반의 결정적 아쉬움은 가사에 기인한다. 전부터 거듭 감지된 약점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탓이다. 이야기의 얕은 심도는 감상에 입체감을 부여하지 못하고, 1차원적 비유는 곱씹는 재미까지 가닿지 않는다. 웰메이드 팝송 「여자여자해」의 허점도 노랫말에 있다. ‘여성스럽다’와 유사한 뜻으로 통용되는 신조어 ‘여자여자 하다’를 굳이 노래의 소재, 테마로 활용한 것이 패착이다. 작사가의 본래 의도, 내러티브 속 맥락과는 별개로,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표현이 다소 편협하다.

 

그럼에도 음악적 만듦새는 높이 살만하다. 앨범은 개별 곡의 완성도와 풍성한 장르에서 오는 즐거움, 각기 다른 좋은 후렴을 갖췄다. 트랙마다 달리한 가창도 중요한 포인트다. 꽂히는 코러스를 만드는 감각과 더불어 노래를 풀어내는 전달력 또한 준수함을 증명한다. 장차 진일보를 위해선 가사의 보완이 따라야겠지만, 밴드와 별도로 만든 근사한 팝 앨범 <Do Disturb>를 통해 솔로 가수로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한 것은 분명하다.

 

정민재(minjaej92@gmail.com)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우리의 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조엘 디케르 신작.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화려한 시대와 몰락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인생의 비밀을 들추어낸다. 전작도 그러했듯 648페이지의 두께가 결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독자의 마음을 홀딱 빼앗는 이야기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최숙희 작가의 열두 달 탄생목 이야기

『괜찮아』, 『엄마가 화났다』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최숙희 작가 3년만의 신작.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매화, 속 깊은 참나무, 꿋꿋한 소나무 등 일년 열두 달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나무들을 아이들이 태어난 달의 나무로 선물합니다.

실리콘 밸리의 처절한 생존 법칙

속이고 훔치고 튀어라! 화려한 성공 신화의 무대, 실리콘밸리에 숨겨진 배신과 탐욕, 비정함을 거침없이 폭로한 논픽션. 페이스북, 트위터 고위직에 몸담은 그가 털어놓은 대범하고 흥미로운 날 것 그대로의 기록. 아마존 베스트 1위에 오른 2016년 최고의 문제작.

엄마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그림

국내 최고 미술치료 전문가가 전하는 하루 10분 미술관. 세계적인 명화 속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채우고 엄마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그림 읽는 법을 따라가면서 내면을 다독이고 자신만의 힐링 타임을 가져보자.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