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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진화한 3호선 버터플라이

3호선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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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의 주축이었던 성기완의 부재와 전작의 거대한 성공 이후 발매라는 압박감 속 선보여진 음악은 결과적으로 변화했고 밴드로써는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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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는 다른 원료로 사운드를 채웠다. 명반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완성도 높았던 전작이 이질적 사운드와 변칙적 흐름으로 만듦새를 다졌다면 이번에는 그런 거친 맛이 많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전자음과 조금은 더 정제된 사운드가 자리 잡았다. 밴드의 주축이었던 성기완의 부재와 전작의 거대한 성공 이후 발매라는 압박감 속 선보여진 음악은 결과적으로 변화했고 밴드로써는 진화했다.

 

그동안 성기완이 풀어낸 서사보다는 이미지에 중점을 둔 가사나 무질서한 사운드의 혼용으로 빚어낸 특유의 사이키델릭함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앨범의 전반부를 가득 채운 리듬감 넘치는 일렉트로니카와 선명하고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은 이전과 또 다른 밴드의 승부수다. 11분이 넘는 첫 곡 「나를 깨우네」에서 펼쳐지는 청각을 사로잡는 전자음의 변주와 반복되며 형성하는 사운드의 흡입력은 이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전 앨범과 비슷한 구성을 지닌 곡들 또한 존재한다. 「선물」은 미니멀한 사운드에 여러 가지 효과음을 섞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뒤이어 색소폰과 트롬본 소리를 통해 사운드를 확장시킨다. 「호모 루덴스」는 앨범 속 몇 안 되는 밴드 구성의 곡으로 3호선 버터플라이만의 거친 사운드를 지닌 펑크 음악이다. 이처럼 전자음이라는 새로운 질료와 이전 곡에서 가져온 작법을 적절히 배합한 앨범의 구성은 그들만의 견고한 음악성을 잘 드러낸다.

 

댄서블한 기조를 바탕으로 밀고나가는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차분하고 느린 분위기다. 앨범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서 이 같은 배치는 깔끔하고 듣기 좋은 구조이나 다만 곡 단위의 특징은 다소 아쉽다. 「안녕 안녕」은 이러한 흐름의 결점을 떠안은 곡이다. 서정성을 지녔으나 가사의 반복만으로는 그것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고 그마저도 다소 심심한 사운드로 채워졌다. 날카롭다 못해 때로는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내었던 이전 곡들 혹은 그런 보컬 남상아의 능력에 비춰 보았을 때 이 같은 담백한 서정성의 발현은 실험적이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모호한 위치에 선다.

 

그럼에도 변화는 유의미하다. 완벽하게 새로운 지향점이나 사운드의 운용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3호선 버터플라이만의 색을 놓치지 않았다. 괴성과 소음으로 일궈낸 사이키델릭 록의 색채는 적어졌지만 변화된 가운데에서도 독특한 소리의 구성과 매끈한 멜로디는 명석하게 유지했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또 한 번 진화했다.

 

박수진(muzik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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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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