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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연애를 시작한 사람이 읽으면 좋을 소설

고립형 재난 로맨스 『날짜 없음』 장은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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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감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사람은 사랑을 하고,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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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잘 어울리는 소설, 장은진 작가의 『날짜 없음』 이 출간되었다. 『날짜 없음』 은 1년째 잿빛 눈이 내리는 폐허의 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남아 살아가는 연인의 하루를 다채로운 감정과 대화들로 채워 넣은 장은진식 고립형 재난 로맨스다. 작가는 줄곧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 혼자인 동시에 혼자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작가의 중요한 키워드인 ‘고립’과 ‘만남’은 신작 『날짜 없음』 에서 그 색채와 의미를 더욱 짙게 드러낸다.

 

소설은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디스토피아적 공간을 그리고 있지만, 여느 종말소설들과 달리 생존을 위한 ‘모험담’이 아니다. 연인은 살아남기 위해 떠난 사람들의 행렬을 따르는 대신, 도시 한켠의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최후의 날’을 앞두고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의 불안하고 아늑한, 차고 따뜻한 로맨스. 『날짜 없음』의 장은진 작가를 만나보았다.

 

 

고립형 재난 로맨스 『날짜 없음』


『날짜 없음』은 무엇보다 배경이 독특합니다. 빨간 비가 내렸다가, 빨간 눈이 되었다가, 숯처럼 까만 눈으로 변했다가 회색 눈이 1년 내내 내리는 도시. 이런 종류의 재난은 어떻게 생각하시게 되었나요? 많은 종류의 재난 중에서도 ‘폭설’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하늘에서 끊임없이 뭔가가 내린다는 설정과 회색 눈의 이미지는 지상의 인간에게 하늘이 내리는 벌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단시간에 지구를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눈이 쌓이듯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우리를 위협하고 조여 오는 도구로서의 눈. 그리고 그 눈이 내리는 환경, 그러니까 살아 있는 것들을 얼어붙게 하는 추위와 어둠은 종말적 상황이 주는 두려움을 극한으로 자아내기에도 좋은 소재였습니다.

 

재난에 맞서서 싸우는 강인한 생명력이나 의지를 보여 주는 인물이 등장하거나,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재난을 피해 도망치는 여정을 다루는 소설이 아닙니다. 작가님께서 재난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종말이나 재난을 소재로 하는 영화 속에서 극한의 상황을 벗어나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자주 보아 왔습니다. 어쩌면 그게 위험에 대처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자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재난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를 지내고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실제로 그런 불가항력적인 종말이 인류에게 닥친다면 자연 앞에 무력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그것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못 다한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요.

 

피난을 가는 가족을 따라가지 않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과 함께 재난의 도시에 남겠다고 선언한 여자 ‘해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대단한 결심 같기도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작가님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 것 같으세요?

 

저도 해인처럼 대단한 결심을 하겠습니다. 아마 그 전에 제 어머니가 나서서 저를 그쪽으로 떠밀 거지만요. 세상이 끝장나는 판국에라도, 이 와중에라도 짝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이냐며 얼른 쫓아가라고 말이죠. (웃음)

 

연인이 남은 컨테이너 박스에는 여러 인물들이 찾아옵니다. 주로 남자와 관련된 인물들인데요. 짧게 등장하는 인물들이지만 각자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죠. 쓰면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었나요?

 

도시를 떠나 버린, 기타를 잘 치던 청년을 짝사랑하는 여고생이 계속 신경 쓰이네요. 겉으로는 발랄함과 명랑함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안부를 눈 속에서 기다리는 마음이요. 고백조차 못 해 봤기에 더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남자가 피난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함께 사는 개 반(半)이 늙고 병들어 피난길을 버틸 수 없어서잖아요. 인물들이 끝까지 동물과 함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12년 동안 함께했던 개를 하늘로 떠나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동물에 대한 생각은 그 녀석과의 만남을 계기로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동물이란 인간보다 하등하다는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개와 함께한 이후 동물은 사람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사람보다 더 우월하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알아채고 기쁨과 행복, 위로를 주는 훌륭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그 사람 옆에는 동물이 있어야 하고, 또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한편에서는 우리의 보살핌과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가녀린 존재죠. 앞으로도 저의 소설에는 동물이 자주 등장할 것 같습니다. 때론 아주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요.

 

장은진 작가_3.jpg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에는 고립된 인물, 단절되어 있는 동시에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고립되었습니다. 이런 관계를 그리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감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사람은 사랑을 하고,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혹한의 재난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잘 어울리는 계절에 출간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누가 읽어도 좋겠지만 특히 어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겨울,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날짜 없음장은진 저 | 민음사
『날짜 없음』은 긴 겨울이 계속되는 기이한 재난을 배경으로, 모두가 떠나 버린 텅 빈 도시에서 살아가는 연인의 하루를 다채로운 감정과 대화 들로 채워 넣은 장은진식 고립형 재난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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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날짜 없음

<장은진> 저12,600원(10% + 5%)

세상은 끝나 가는데, 사랑이 시작됐다 이상기후, 폭설, 재난, 그리고 마지막 하루 종말에 대처하는 연인의 자세 장은진 장편소설 『날짜 없음』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날짜 없음』은 긴 겨울이 계속되는 기이한 재난을 배경으로, 모두가 떠나 버린 텅 빈 도시에서 살아가는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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