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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만 잘해도 애인의 변심을 막는다

『이기는 선택』 권오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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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결과의 좋고 나쁨에 따라 선택의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 것입니다.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선택이 잘못됐다고 하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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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 평균 150번의 선택을 한다고 한다. '어디로 갈까?' '뭐 먹지?' '뭐할까?' '어떻게 하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이와 같은 말들을 달고 산다. 요즘은 선택지가 훨씬 많아져서 그런지 ‘결정장애’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는데, 우리가 하는 선택들은 대개 습관적으로 하거나, 남들 하는데로 하거나, 별 신통치않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적어도 인생의 중요한 선택에서만이라도 잘못된 결정을 피할 수 있다면, 뒤돌아서 후회하는 일은 적어질 것이다. 선택을 잘하기 위해 『이기는 선택』을 출간한 권오상 저자를 만나보았다.

 

공학박사이자 트레이더였고 경영학교수였으며 현재 금융감독원에 계십니다. 금융이나 공학이야기가 아닌 ‘선택’을 화두로 삼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제 삶을 관통하는 두 개의 커다란 줄기가 금융과 공학입니다만, 특히 금융분야는 난해한 용어와 이론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쓸데 없이 어렵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영어 약자로 표기한다든지 하는 게 그 예입니다. 저는 지식이 권위나 권력의 수단이 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발전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금융에 대한 이론과 지식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책을 써왔습니다. 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게 되면 돈에 대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일도 따라서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그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지식을 갖춘다고 해도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그래서, 그러한 선택과 의사결정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차가 흥미롭습니다. 애인이 변심하지 않을 확률, 전공과 직업선택, 동물적 야성과 사업가기질, 신에 대한 선택까지. 읽다보면 ‘선택’의 주제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책을 구성할 때 특별히 고민하신 점이 있다면요?

 

선택에 대한 유용한 여러 이론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일반 독자들이 이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에 제일 초점을 맞췄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책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 ‘아, 이런 거구나.’하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 책은 실패한 책인 거지요.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실제로 겪을 법한 상황들을 중심으로 사례와 일화를 찾고 또 찾았습니다. 즉, 단순히 이론을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이론들이 구체적으로 적용된 ‘스토리’를 통해 선택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가 공부했던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주로 활용하는 케이스 스터디 방식의 서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선택에게 이기는 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현명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이기는 선택’이란 무엇인가요?

 

이기는 선택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기만당하지 않는, 즉 지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일수록 오히려 더 즉흥적으로 혹은 감정에 휩싸여서 내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탐욕이나 공포 혹은 질투 같은 것들에 눈이 먼 채로 내린 선택 때문에 두고두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선택을 내릴 때 자기 자신에게 지지 않으려면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안을 많이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든지, 발생 가능한 미래상태를 최대한 잘 나열해본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 구체적인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각각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동원이 가능한 선택의 이론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모든 경우에 통용되는 ‘마법의 탄환’ 같은 것은 없다는 얘기지요.

 

책에는 확률, 기대값 극대화, 게임이론, 옵션, 배트나 등 좋은 의사결정을 위한 선택의 도구들이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이 중에서 특히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신지요?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다 소중한 선택의 도구들인데요, 그래도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시스템 사고를 고르고 싶습니다. 시스템 동역학 혹은 시스템 다이나믹스라는 공학의 한 분야에서 유래된 시스템 사고는 지엽적이고 선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인식을 가질 것을 요구합니다.


보통 우리는 ‘A라는 행위를 하면 B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식으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사교육을 받으면 성적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이런 게 선형적인 사고입니다. 반면, 시스템 사고는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쪽입니다. 나 혼자 사교육을 받으면 그럴 지 몰라도, 모든 사람이 사교육을 받으면 도로 제자리가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전체적인 시스템의 관점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 시스템 사고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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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택해놓고 뒤돌아서 많이 후회합니다. OO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둥,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둥 남을 많이 탓하기도 하는데요. 뒤돌아서 후회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선택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결과의 좋고 나쁨에 따라 선택의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 것입니다.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선택이 잘못됐다고 하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선택은 최선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선택은 엉망이었지만 운이 좋아 좋은 결과가 발생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 책에서 제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듯이 어떤 행동의 선택과 어떤 미래상태의 발생은 결코 일대일의 관계가 아닙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반대로 내 통제를 벗어난 일들이 세상에는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마음을 쓰고 아쉬워하는 것은 좋은 의사결정의 관점으로 보면 별로 바람직한 일이 못됩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지다보면 결국 삶에 이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저자의 사례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개인적으로 본인이 한 선택 중 가장 잘 했다 혹은 가장 후회한다는 선택이 있다면요?

 

제 와이프가 이 인터뷰를 볼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 제 와이프와 결혼한 것이 제 삶의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외에서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조금 결혼이 늦었었는데요, 홍콩에서 일하던 시절에 서울로 출장왔다가 만나서 결혼하게 됐고, 그 덕분에 해외생활도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잘한 선택을 고르라면, 씩씩한 두 아들을 낳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선택을 하고 싶어도 선택지가 별로 없어서 선택하기 힘들다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현명한 선택’에 관한 조언을 한다면요?

 

요즘 ‘결정장애’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들었습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하여 괴로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선택의 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막막해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책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결국 현명한 선택은 삶의 가치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다양한 선택지란 본인이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팔을 걷어 붙이고 구체적인 시도와 행동을 통해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한두 가지의 선택에만 매달려 그게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를 취약한 상태로 몰고가는 일이 될 테니까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책을 써오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 책들은 어찌보면 파란만장했던 제 삶의 거울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의도한 적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흔치 않은 경험을 해 온 셈이니까요. 앞으로도 제게 주어지는 기회에 뒷걸음치지 말고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임해나갈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지식’을 널리 퍼트리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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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선택권오상 저 | 카시오페아
‘한국의 말콤 글래드웰’이라 불리는 저자는 출퇴근할 때 어느 길로 가야할까부터 시작해 ‘결혼상대방에게 몇 번까지 튕겨야 하는지, 취업의 성공률을 높일 방법을 알 수 있는지, 21세기에 유망한 학과를 알 수 있는지’와 같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음직한 순간에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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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이기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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