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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제로인 시대, 돌파구를 찾아라

『제로시대』 김남국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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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혹은 마이너스 성장,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했습니다. 경제성장률도 제로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이런 시대에 과거와 같은 플러스 사고를 기반으로 하면 위험합니다. 제로 시대에 맞는 전략과 성장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국내 굴지의 프리미엄 경영전문지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비즈니스 리더를 비롯해 경영학도의 필수 구독 전문지로 자리 잡으며 광범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DBR>은 ‘실무진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고급 콘텐츠 생산’이라는 사명을 실천하고 있다.  그 선두에는 8년 동안 <DBR> 수장으로 활동하며 세계 경영 트렌드와 국내외 기업들의 변화 전략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해온 김남국 편집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신작 『제로시대』에는 경영의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김남국 편집장의 기업 생존전략 정수가 담겨 있다. ‘제로 시대’를 정의하며 변화한 경영 환경을 분석하고 답을 제시하고 있는 그를 만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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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셨습니다. 원인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는 경제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측면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근접한 나라 가운데 고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경제규모가 아주 작다면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우 세계 10위권 규모이기 때문에 고성장은 어렵습니다. 내수 시장이 어렵다면 수출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도 고성장하던 신흥국들이 일제히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6%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최근까지의 글로벌 경제 고성장은 긴 관점에서 보면 이례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이제 저성장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게다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 속성 가운데 하나가 승자독식입니다. 소수에 의한 부의 집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의 부가 줄어들고 있고 소비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기 전까지 이런 현상은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상황을 ‘제로 시대’로 정의하셨는데, 제로 시대의 의미와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플러스에 익숙해져 있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제로 시대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제로, 혹은 마이너스 성장,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했습니다. 경제성장률도 제로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이런 시대에 과거와 같은 플러스 사고를 기반으로 하면 위험합니다. 제로 시대에 맞는 전략과 성장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제로라는 개념이 매력적인 이유는 기존 강점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 기업들은 사업의 방식 자체를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샤오미의 생존 전략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이었고, 앞으로의 기업들은 샤오미의 어떤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좋을까요?

 

HBR 등 글로벌 경영 전문 매체들에서 중국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기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흥국 기업들은 도전자이기 때문에 기존 1등의 방식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쟁합니다. 하드웨어에서 거의 돈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들은 극강의 가성비로 시장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거의 제로 수준, 공짜로 푸는 대신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허 문제 등 여러 이슈가 있지만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들은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한국 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훼손할 것입니다. 네트워크 효과와 외부효과를 결합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이들의 혁신 노력이 가장 크게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단순히 체중계나 밥솥 하드웨어만 만들어서 파는 게 아니라, 이들 제품이 모바일로 연동되고 정보를 관리하고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혁신이 이들의 가장 위협적인 측면이고 이를 제대로 연구하고 배우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은 브랜드를 판단할 때 객관적 가치보다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판단하고는 합니다. 앞으로의 경영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까요?

 

고성장 시대에는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 편익’이 중요했습니다. 나의 존재감을 과시하게 해주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성능 편익’이 중시됩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질수록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가치, 사용가치, 경험가치 등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브랜드의 이미지 편익이 주는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전 고성장 시대에 비해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결국 현란한 광고와 마케팅으로 이미지 편익을 극도로 높인 브랜드라 하더라도, 실제 사용자의 경험가치나 사용가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광범위한 사용 후기를 검색하고 제품을 구매합니다. 막강한 정보로 무장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성능 편익을 제공해야 합니다.

 

개성이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으로 HR을 드셨습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HR전략에는 무엇이 있을지, HR전략을 세울 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무엇일지 질문드립니다.

 

조직 전반에 ‘학습’과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 과제라는 생각을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잘 수행하는 게 미덕이었습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순식간에 바뀌는 제로 시대에는 조직원 모두가 끝없이 학습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얼마 전 제프 이멜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오랫동안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호기심과 학습이 중요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직원까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매우 심각하며, 새로운 현상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데 대한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환경과 기술, 지식을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문화를 만든다면 제로 시대에 생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각 유형에 대한 설명과 제로시대를 겪는 기업들에게 적합한 방향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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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에는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장기적 단기적으로 모두 좋은 의사결정입니다. 이건 정말 쉽습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나를 아껴주는 누군가가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공짜로 듣게 해주겠다면, 그냥 하면 되겠죠. 둘째로는 단기적, 장기적으로 모두 나쁜 의사결정입니다. 이것 역시 쉽습니다. 안 하면 됩니다. 자신의 몸에 해를 끼치는 행동은 단기적, 장기적으로 모두 고통스럽습니다. 정신건강이 건전하다면 당연히 이런 선택은 안 할 것입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 의사결정입니다. 남성 분들 가운데 흡연하시는 분들, 대표적으로 단기 이익을 위해 장기 이익을 희생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금연을 하신다면 단기 이익을 희생하는 대신에 장기적으로 이익을 주는 건강을 얻으시겠죠. 저는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단기 이익을 희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당장 인정받는 화려한 직장이 좋을지, 아니면 당장 빛은 나지 않더라도 자신의 개성과 성격에 맞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지의 문제입니다. 의사결정이 무척 어렵지만 이 프레임을 놓고 고민해본다면 보다 좋은 선택을 내리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진심’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진심을 되뇌이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매일 제가 갖고 있는 진심과 다른 행동을 하고 싶은 유혹이 생겨납니다. 예를 들면 저는 <DBR>을 매 호 발행할 때마다 에디터 레터를 씁니다. 다행스럽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데요, 문제는 매번 새로운 주제로 통찰을 주는 글을 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에 200호 특집호를 발행했는데, 사실 200호에 바뀐 내용들이 많아 이 내용만 쓰면 아주 쉽게 한 호를 때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고객들에게 통찰을 더 드리려면 이런 선택을 하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단기적으로 고생스럽지만 자료를 찾아보고 고민을 하며 에디터 레터를 써내려 갔습니다. 이렇게 매일 진심을 가슴에 되새기고 매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에 세 번씩은 내 진심을 가슴에 새겨보는 습관이 생긴다면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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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시대김남국 저 | 비즈니스북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제로 시대’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런 변화에 맞설 새로운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이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 기업과 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조명하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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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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