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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스펠링이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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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발음, 단어, 문법, 철자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스펠링의 '한 끗 차이'를 들여다 보는 것은 영어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살 집을 구하고 정착을 준비할 무렵이었습니다. 동네 가게에서 살림살이에 필요한 일상잡화를 고르고 있었는데 유리창에 붙은 공고문 중에 'outwith'라는, 평범해 보이지만 처음 본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집에 가서 사전을 찾아보니 '~의 밖에'라는 뜻으로 'outside (of)'의 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치사였습니다. 그때 이후로 참으로 다양한 영어를 체험하게 되었는데, 단어에도 지역별로 특화된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는 철자법도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식 영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USUK.jpg
출처: Google Image


흔하게는 식당에 가면 접하는 영수증을 뜻하는 'check'도 'cheque'로 표기하고 defense, license, vise 등의 's'를 영국식 영어에서는 모두 'c'로 표기하여 defence, licence, vice로 표기함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표기법은 논문을 쓰거나 간단한 에세이를 쓸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면 영국식 단어에는 마치 오타처럼 빨간 밑줄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철자법의 역사와 정확한 철자법을 익히는 것의 중요성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소리 나는 대로 쓰는 영어의 Spelling 법칙

 

inoch, ynogh, enough, ynowh, ynowghe, ynought, enoff, inoffe, enuff, inuff

 

영어에서 많이 쓰는 단어 중에 'enough'가 있습니다. '충분하다'는 뜻이지만 생각보다 어법이 다양해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enough라는 단어가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이 이렇게 많은 spelling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언어학적으로 분류를 해 볼 때 영어는 인도유럽어족(Indo-European Language)이고 이 인도유럽어족에는 게르만어(Germanic Language;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덴마크어 등), 헬레닉언어 (Hellenic Language; 그리스어 계통), 로맨틱언어(Romantic Language; 이태리어, 라틴어,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프랑스어 등)와 켈틱어(Celtic Language; 브리튼어, 갤릭어, 웰시어 등)로 나뉘는데 이러한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인도유럽어 계통의 철자법이 확립된 것은 비교적 근대에 와서이고 이전까지는 대략적으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여서 특히 14세기까지는 단어의 표기법이 다양하게 인정되었고 따라서 지금 현대 영어에서조차 영국식 영어, 미국식 영어 등 국가별로 단어의 철자가 다소 차이를 보이면서 통일되지 않은 철자를 쓰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실제 14세기 말까지는 소리 나는 대로 철자를 표기하였고 정확한 철자법에 대한 통일된 규칙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에는 'enough'가 정규 철자이지만 영어 고문(古文)에서는 위의 예와 같은 다양한 철자법으로 enough라는 단어가 표기되고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제 각각이던 철자법은 600여 년 전, 출판 기술과 서적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부터 통일된 Spelling Rule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합니다. 15세기부터 출판기술과 서적의 대량 보급이 시작됨에 따라 동일한 단어를 동일한 철자로 사용하여 출판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확한 철자법이 각광을 받게 되었고 이 시기에 현대 영어 철자법의 대강이 결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스펠링은 전통적 '발음'에 기초하여 정립되기 시작하였고 특히 1775년 《Johnson's Dictionary》가 당시 표준화된 사전으로 인식되면서 여기에 수록된 철자법이 영어 철자법의 기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언어의 발전과정에서 현대식 Spelling Rule이 확립되기 시작하였고 가장 대표적인 영어인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에서도 이러한 철자법의 확립과정과 국가별로 다소 상이한 철자법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영어가 형성된 것입니다.

 

 

독립정신이 담긴 미국식 철자법

 

특히 미국식 철자법이 전통 영국식 철자법과는 다른 데에는 한 가지 요소가 있었는데 이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시대적인 상황이 반영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영어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노아 웹스터(Noah Webster, 1758~1843)의 《An American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언어적인 측면에서 반영하기 위하여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사소하지만 많은 차이가 있는 미국식 철자법의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noah_webster.gifwebster사전.jpg
출처: Google Image

 

-or vs. -our
통상 '-our'로 끝나는 영국식 영어의 철자가 미국식으로는 '-or'로 끝이 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영국식 영어로는 honour가 미국식 영어에서는 honor가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단어의 예는 수없이 많은데 harbour, labour, behaviour, humour, colour 등이 있습니다.

 

-er vs. -re
액센트가 없이 '-re'로 끝나는 많은 영국식 단어가 소리나는 대로 '-er'로 바뀌어서 미국식 영어의 철자가 되었습니다. 영국식 영어 단어인 metre, centre, theatre, sabre, meagre 등의 단어가 미국식 영어에서는 meter, center, theater, saber, meager등으로 바뀌었습니다.

 

-ise vs. -ize
영국식 영어에서는 '-ise'나 '-ize'로 끝나는 많은 단어가 미국식 영어에서는 반드시 '-ize'으로 끝나야 합니다. 영국식 영어는 지금도 두 가지 경우를 혼용해서 쓰고 있고 모두 다 맞는 철자법으로 간주되지만 미국식 영어에서는 '-ize만이 정확한 철자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pologize, emphasize, recognize, organize는 영국식 영어나 미국식 영어 모두에게 정확한 철자법이지만 apologise, emphasise, recognise, organise 등은 영국식 영어에서만 정확한 철자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british-soldier-versus-american-soldier1.jpg
출처: Google Image

 

이외에도 두 나라의 영어에는 철자법의 차이가 있는 단어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미국식 철자법

 영국식 철자법

 Analog  Analogue
 ax  axe
 check   cheque
 disk   disc
 gray  grey
 license   licence
 pajamas   pyjamas
 program  programme
 tire  tyre
 vise  vice

 

매번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만 이번에도 역시 '언어는 문화와 역사의 산물'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굳이 이러한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혹은 불필요하고 심지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배움의 단계에서 언뜻 사소하게 보이는, 언어 발전의 뒤편에 숨어있는 이러한 배경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것이 결국 정통(solid and powerful) 영국식 영어에 한걸음 다가서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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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계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었다.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영사, 주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법률의제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팀 상무,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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