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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텔러리스트, 푸드스타일리스트가 펼치는 색다른 공연

북&쿡 퍼포먼스, 소설 『맏물 이야기』와 만나는 새로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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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세실극장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맏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북&쿡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북&쿡 퍼포먼스란 이름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이날 공연은 책의 한 대목을 북텔러리스트들이 직접 낭독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요리를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실제로 재현해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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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세실극장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맏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북&쿡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북&쿡 퍼포먼스란 이름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이날 공연은 책의 한 대목을 북텔러리스트들이 직접 낭독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요리를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실제로 재현해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소설 『맏물 이야기』를 쓴 미야베 미유키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으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다. 얼마 전 출간된 책 『맏물 이야기』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초봄의 뱅어, 여름의 가다랑어, 가을의 감 등 각 계절의 식재료들을 기이한 이야기에 버무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여기서 ‘맏물’이란 한 해의 맨 처음에 나는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를 칭하는 말로, 이것을 먹으면 수명이 늘어난다고 하여 길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들의 실마리가 바로 이 ‘맏물’에 있다는 설정이 이목을 끈다. 전체적으로 이 소설은 각각 완결구조를 갖춘 아홉 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져있지만 주인공인 ‘모시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부노점 주인의 인연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아홉 편의 이야기마다 의문의 사건들이 펼쳐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이 유부노점을 찾을 때마다 주인은 매번 단서 아닌 단서를 알려준다.

 

요즘 모시치는 생각이 막히거나, 또는 생각하던 것의 답이 나왔는데 그것이 우울해지는 결말일 때면 꼭 이 노점에 오게 되었다. 오늘 밤에는 그중 후자 쪽이다. 내일이 되면 싫은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머릿속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면 매우 괴로울 일이 기다리고 있다. “술을 너무 많이 드시지 마십시오.” 주인은 그렇게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묵묵히 술을 마시면서, 모시치는 가쿠지로 부부와 오하루와 이세야 부부를 머리에서 쫓아내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했다. 이 주인은 정체가 무엇일까? 가지야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116-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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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은 종이 안에 활자로 새겨진 텍스트 그 이상으로, 독자들이 좀 더 여러 차원에서 책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경험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1부에서는 북텔러리스트(booktellerlist)로 활동하고 있는 6명의 성우들이 등장해, 소설 『맏물 이야기』 속의 한 대목인 「천 냥짜리 가다랑어」 이야기를 낭독했다. ‘북텔러리스트’란 말 그대로 ‘책을 들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책을 귀로 듣게 해줌으로써 조금 더 책을 마음 깊이 느끼고 그 속에 빠질 수 있게 낭독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돼있다. 이날 공연에서 이들은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맛깔 나는 연기까지 곁들여 관객들에게 보고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날 낭독한 「천 냥짜리 가다랑어」는 바람 냄새 향긋한 5월을 대표하는 식재료인 가다랑어와 관련된 기이한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어느 날, 평범한 어부 출신 행상꾼인 가쿠지로에게서 가다랑어를 무려 천 냥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기이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주인공 모시치, 그는 부하들과 함께 가다랑어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 둘씩 파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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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계속된 2부에서는 쿠킹스튜디오 ‘차리다’ 팀의 푸드스타일리스트들이 소설 속에 나왔던 여러 요리들 중 몇 가지를 무대에서 직접 선보였다. 요리 미스터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맏물 이야기』 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쿡 퍼포먼스를 진행한 김은아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책에서 글로 묘사된 음식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작은 묘사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읽고 상상력을 발휘해 요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자 미야베 미유키는 ‘작품에 등장하는 요리는 모두 실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순뭇국부터 시작해 감양갱, 유부초밥까지 책을 읽으면서 머리로 상상만 했던 음식들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관객들은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추첨을 통해 뽑힌 세 명의 관객들은 무대 위에 마련된 테이블에 둘러앉아, 오직 그들만을 위해 준비된 요리를 맛보고 다른 관객들에게 시식평을 전하기도 했다. 1부에서 성우들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면, 쿡 퍼포먼스가 펼쳐진 2부에서는 요리사의 손끝에서 탄생한 음식들이 입맛을 사로잡아 관객들이 책 속으로 좀 더 깊이 빠질 수 있도록 이끌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형식의 북&쿡 퍼포먼스 ‘맏물 이야기’는 보는 이들의 눈과 귀뿐만 아니라 코와 입까지, 다양한 감각을 만족시키며 독자들이 책과 소통할 수 있는 색다른 방식을 경험하게 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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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물 이야기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 북스피어
『맏물 이야기』는 초봄의 뱅어, 여름의 맏물 가다랑어, 가을의 감 등 각 계절의 식자재를 기이한 이야기에 버무린 미야베 미유키 수사물의 대표작으로서 작품에 등장하는 요리를 모두 실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서민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맏물에 있다는 설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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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지예원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책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맏물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12,600원(10% + 5%)

『맏물 이야기』는 초봄의 뱅어, 여름의 맏물 가다랑어, 가을의 감 등 각 계절의 식자재를 기이한 이야기에 버무린 미야베 미유키 수사물의 대표작으로서 작품에 등장하는 요리를 모두 실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서민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맏물에 있다는 설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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