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오승근, 64살에 첫 대규모 콘서트〈내 나이가 어때서〉

내 나이가 어때서!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의 짧은 봄날이기에 아무리 ‘아파도’ 그토록 ‘청춘’이 그리운 것이겠죠?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이 노래가 국민애창곡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승근 씨의 <내 나이가 어때서>말입니다.

1.jpg

 

좌충우돌 부딪히는 청춘, 연륜이 느껴지는 안정된 나이. 여러분이 타임머신을 탈 수 있다면 어느 시간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하긴, 타임머신이라는 것이 없으니 부질없는 질문인지 모르겠군요.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의 짧은 봄날이기에 아무리 ‘아파도’ 그토록 ‘청춘’이 그리운 것이겠죠?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이 노래가 국민애창곡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승근 씨의 <내 나이가 어때서>말입니다. ‘사랑’ 역시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지기에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며 세월더러 비키라고, 내 나이는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외치는 것이겠죠. 이제는 중장년층의 유행어가 돼버린 ‘내 나이가 어때서’는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 애창곡’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오승근 씨는 오는 5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여는데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배우 김자옥 씨의 남편이기도 한 오승근 씨, 정작 노래의 주인공은 요즘 어떻게 지낼까요? 촉촉하게 봄비가 내리던 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승근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연말부터는 조용하게 지냈는데, 콘서트를 준비하다 보니 요즘 좀 바쁘네요. 오늘도 여의도에서 사진촬영이 있었어요.”

 

콘서트가 5월 8일이니까,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습니다. 올림픽 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는 것 자체가 요즘 대세 가수라는 방증일 텐데, 준비는 많이 하셨어요?


“예전에 <금과 은>으로 활동할 때 전국을 돌며 30여 회 공연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크게 공연하는 건 처음이죠. 가수라면 누구나 이런 큰 무대에 서고 싶을 거예요. 긴장되거나 그런 건 아닌데, 오시는 분들이 나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재밌게 즐기시도록 노력을 해야죠."

 

사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성인가요, 이른바 트로트지만 과거에는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셨잖아요? 두 시간을 어떻게 채울 생각이세요?


“그렇죠. 예전에는 통기타 치면서 노래했고, 처음에는 올드 팝송을 많이 불렀거든요. 또 민요라고 하기는 그렇고 선배들이 불렀던 60년대 노래들, ‘처녀뱃사공’이나 ‘봄날은 간다’, ‘개나리 처녀’도 불렀고. 그런 걸 다 보여드리려고 해요. 관객들이 대부분 50~60대가 아닐까, 그분들이 좋아할 추억의 노래들도 준비하고. 또 분위기가 고조되면 모두 일어나게 해서 춤도 추고요. 내가 무대에서는 또 괄괄하거든요(웃음).”

 

‘내 나이가 어때서’만 생각하고 오셨다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겠네요(웃음). ‘내 나이가 어때서’가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애창곡으로 뽑혔습니다. 질문도 많이 받아봤을 테고, 스스로 생각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이 노래,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걸까요?


“공감이 가기 때문이겠죠, 제목 자체가. 일할 수 있는 데도 나이 때문에 퇴직하거나 쉬는 분들도 많고. 그럴 때면 ‘왜, 내 나이가 어때서!’ 생각하는 거죠. 또 그냥 재미로 얘기할 때도 ‘ 내 나이가 어때서, 이렇게 젊은데!’ 할 수도 있고요.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하고 항변한다고 할까요?”

 

‘내 나이가 어때서’의 경우 예전에 하셨던 음악과는 많이 다른데, 곡을 받은 순간 느낌이 있었나요? 흔히 ‘뽕필’이라고 하잖아요. 사실 음색이 트로트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잖아요.


“내 음성으로는 트로트가 아닌 것처럼 들린다는데, 이 노래는 트로트 맞아요(웃음). 처음에는 고민 많이 했죠. 사실 이 노래가 몇몇 가수한테 갔다가 나한테 왔는데, 나도 내 스타일과 달라서 그냥 뒀어요. 그런데 애기 엄마랑 병원 가면서 차 안에서 데모 테이프를 듣게 됐는데, 자꾸 들으니까 괜찮다는 거예요. 나는 이상하다고 했더니, 자기 귀에 음이 들어올 정도면 사람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다고, 제대로 한 번 해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신경 써서 다시 들었더니, 편곡을 하면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그렇게 이 노래가 탄생한 거죠.”

 

2.jpg


 김자옥 씨가 대중의 마음을 읽으셨네요(웃음). 그렇잖아 연말에 힘든 일을 겪으셨잖아요. 이렇게 바쁘게 지내시는 게 더 나을 것도 같고, 한편으로는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없어서 더 힘드시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무대 위에서는 활기차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셔야 하잖아요.


“일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겨서 아프지도 않고 다 잊게 돼요. 이번 공연에서도 ‘떠나는 님아’, ‘봄날은 간다’ 등 엄마를 생각하면서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준비했는데, 걱정되는 건 혹시나 무대에서 울음이 터지지나 않을까. 연말에 한 방송에서 ‘떠나는 님아’를 부르는데 목이 메어 힘겹게 노래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나만 보면 자꾸 붙들고 힘내라고 하는데, 어떨 때는 그게 더 힘든 것 같아요. 아휴, 이 나이에 힘없으면 어떡해(웃음).” 

 

아내 분을 ‘엄마’라고 부르셨나 봐요. 저희는 브라운관을 통해 배우로서 김자옥 씨를 봐왔잖아요.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아내로서는 어떤 분이셨어요?


“30여 년을 살았는데, 아내가 아내지(웃음). 공주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사람이라 남들은 새침하니,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공주처럼 살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안 그래요. 나한테도, 식구들한테도. 제일 좋아하는 게 설거지인데. 설거지 다 하고 밥할 거 다하고. 워낙 깔끔해서 만날 쓸고 닦아서 먼지도 없어요. 그냥 여느 아내, 엄마와 똑같아요.”

 

마치 지금 곁에 계시는 것처럼 말씀하세요.


“사실 실감이 안 나요. 그냥 외국에 나간 것 같고. 막내가 12년간 유학생활을 해서 가끔 나가면 몇 달씩 있다 오곤 했거든요. 막내가 사춘기 때는 8개월 동안 기러기 아빠도 했으니까, 내가 혼자 있던 적도 있고 해서 잠깐 어디 간 것 같아요.”

 

요즘 일정이 빡빡한데, 체력은 괜찮으세요?


“아직은, 내 나이가 어때서(웃음)! 사실 한 10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몸은 어떨지 몰라도 마음은요. 그리고 엄마가 있을 때는 생활이 좀 불규칙했어요. 시간만 나면 자야했고, 간병인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엄마가 힘들 때는 있어줘야 하니까. 그렇다고 힘든 걸 보여주기도 싫어하니까 가까운 곳에 있다 필요하면 빨리 행동할 수 있도록. 지금은 자정만 되면 졸리고, 아침에는 7시 전에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니까 자연스레 건강관리가 되는 것 같아요.”

 

3월에 새 앨범 ‘즐거운 인생’도 발표하셨잖아요. ‘내 나이가 어때서’도 그렇고, 중장년층에게 가장 희망을 주는 노래인 것 같아요.


그렇죠. ‘내 나이가 어때서’에 이어지는 노래면 좋겠다 싶어서 ‘즐거운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봤어요. 젊을 때처럼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시고, 수다도 떨고. 청춘을 불사르며 즐겁게 살자는 노래인데, 가사를 제가 반은 바꿨어요. 반응은 괜찮은 것 같아요.” 

 

스스로의 즐거운 인생은 어떻게 그려가고 계세요?


“노래하면서요. 목소리가 나오는 한 노래하면서 즐겁게 살아야죠(웃음).”

 

오승근 씨는 5월 8일 서울 올림픽 공원 올림픽 홀 공연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30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도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 그의 나이 예순 네 살이네요. 이런 걸 보고 제2의 전성기라고 할까요? 어디선가 바로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군요(웃음). 모두가 젊음을 추구하지만, 생로병사의 순환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죠. 그래서 더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노래가 ‘내 나이가 어때서’가 아닐까 합니다. 무대 위에서 힘을 얻고, 노래를 하며 위로를 얻는다는 오승근 씨와 함께 여러분도 이 순간의 청춘을 불태워보시죠! 참, 빡빡한 일정과 힘겨운 질문에도 웃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오승근 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추천 기사]

- 봄날, 우리를 설레게 하는 음악축제
- 몽니의 김신의가 자랑하는 뮤지컬 <곤, 더 버스커>
- 심야식당, 배고플 때 아니 외로울 때 찾아가는 곳
-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 김강현의 연기 16년, 조연에서 주연으로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좋을 단 하나, 사랑

임경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주인공의 일기를 홈쳐보듯 읽는 내내 휘몰아치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그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누구나 겪었을 뜨거운 시간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표현해낸 소설.

매혹적인 서울 근현대 건축물

10년째 전국의 건축물을 답사해온 김예슬 저자가 서울의 집, 학교, 병원, 박물관을 걸으며 도시가 겪은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도시의 풍경이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당신의 시선을 세상으로 향하게 해줄 것이다.

2024 비룡소 문학상 대상

비룡소 문학상이 4년 만의 대상 수상작과 함께 돌아왔다. 새 학교에 새 반, 새 친구들까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처음’을 맞이하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세한 시선이 눈부신 작품. 다가오는 봄, 여전히 교실이 낯설고 어색한 친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전한다.

마음까지 씻고 가는 개욕탕으로 오시개!

『마음버스』 『사자마트』 로 함께 사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김유X소복이 작가의 신작 그림책.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힘들고 지친 개들의 휴식처 개욕탕이 문을 엽니다! 속상한 일, 화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음까지 깨끗히 씻어 내는 개욕탕으로 오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