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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니의 김신의가 자랑하는 뮤지컬 <곤, 더 버스커>

“제 얘기 같아요. 음악도 정말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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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바로 버스커 최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젊음과 사랑, 열정, 자유를 노래한 작품입니다.

 유럽을 여행할 때면 그곳의 고풍스러운 풍광만큼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 바로 거리의 악사들이 아닐까 합니다. 강변, 다리 밑, 지하철 환승통로, 좁은 골목 등 참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작은 통이나 악기 가방이 연주에 대한 화답을 받기 위해 입을 열고 있죠. 대학로나 홍대 등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 모습을 버스킹(Busking)이라고 하는데요. 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바로 버스커 최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젊음과 사랑, 열정, 자유를 노래한 작품입니다. 액터 뮤지션(Actor Musician) 뮤지컬답게 무대 위 배우들이 노래와 춤, 연기는 물론 연주까지 담당하는데요. 특히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신의(몽니), 허규(브릭) 씨가 주인공 최곤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한 편의 콘서트를 본 듯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풍성했던 무대. 공연이 끝난 뒤, 김신의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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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은 저를 위한 작품 같아요. 창작뮤지컬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는데, 대본을 봤더니 딱 제 얘기인 거예요. 저도 버스킹을 했던 경험이 있고, 특히 넘버들이 정말 좋아서 재밌게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뮤지션들에게 최곤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일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솔직히 연기적인 부분은 큰 기대를 안 했는데 꽤 자연스럽던데요.

 

“김 배우입니다(웃음).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무대에서도 편하고, 꾸밈없이 나오고요. 곤은 버스커라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잖아요. ‘나는 버스커다!’라는 대사 한 마디에 곤의 성격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제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투박하지만 모든 걸 줄 수 있는 열정을 갖고 있고, 그런 것들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물론 그동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나 <머더 발라드>처럼 노래 위주의 뮤지컬만 해서 대사 부분이 어색하기는 했어요. 처음에는 많이 헤맸는데 연출님도 도와주시고, 허규나 (김)보강이도 많이 도와줘서 어느 순간 적응이 되더라고요.”

 

인디 밴드 몽니의 보컬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이 작품 하면서 옛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그렇죠. 보통 인지도 없는 밴드는 홍대 클럽에서 평일에 공연을 하거든요. 몽니 초창기 때 화요일, 수요일 이런 때 관객 3명 앞에서 공연하던 기억도 나고. 제가 만든 노래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서 한강변에서 불러본 적도 있어요. 또 담력과 무대 적응력을 키우겠다고 압구정동 거리에서 혼자 노래한 적도 있고요. 그때는 정말 순수했고, 관객을 떠나 노래하는 것만으로 즐거웠죠. 지금은 무대에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책임에 따른 대가도 있죠. 그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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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씨의 곤은 어떤가요? 음악 스타일도 다르고, 음색도 다르잖아요.

 

허규랑은 친구예요. 규가 이 작품에 저를 추천하기도 했고요. 규의 곤은 저와 좀 다르죠. 저는 조금 더 내추럴하고 자유로운 부분이 있다면 허규의 곤은 좀 더 섬세한 것 같아요. 고급스럽고요.”


때마침 ‘나는 가수다’에 참여하셨어요. <곤, 더 버스커> 극 속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나름의 마케팅인가요?

 

“그건 아니에요. ‘나는 가수다’ 측에서 지난해 겨울부터 주시해 왔다고 해요. 막상 섭외가 들어왔을 때는 좀 머뭇거린 면도 있어요. 워낙 부담스러운 무대이고, 그동안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이 멋진 무대를 만들어왔잖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때가 왔다, 이제는 이 산을 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서 참여했죠.”

 

그런데 <곤, 더 버스커>의 곤은 ‘노래가 격투기냐, 모든 새는 저마다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 비교할 수 없다!’라고 말하잖아요. 물론 곤과 김신의 씨가 동일 인물은 아니지만, 평소 노래 오디션이나 경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다 노래를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에 혐오감을 느낀 거죠. 그런데 제가 ‘나는 가수다’에 나가서 남의 노래를 실컷 불러봤네요(웃음). 사실 우리나라에서 밴드의 음악이 공중파 방송을 타기는 쉽지 않아요. 밴드를 내보내려면 드럼도 설치해야 하고, 악기마다 앰프도 연결해야 하고. 그런 상황에서 섭외가 들어왔을 때 한편으로는 감사한 무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존에 출연했던 밴드들과 비교를 하실 때는 조금 속상하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건 종이에 베인 쓰라림 정도랄까요? 그 무대를 통해서 더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아쉽게도 2차 경연에서 탈락했어요. 물론 내로라할 뮤지션들이 채우는 무대에서 우위를 가르는 건 의미 없지만, 인디 밴드였던 만큼 그런 무대가 익숙하지 않았을 테고, 어쩌면 <곤, 더 버스커>의 곤과 비슷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지 않았을까 싶던데요.

 

“저는 일단 카메라가 무척 부담스러워요(웃음). 수많은 카메라도, 그런 무대도, 청중평가단도 두려웠는데, 그걸 극복하고 저희가 준비해간 것을 모두 보여드리고 내려오는 게 목표였어요. 순위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걸 모두 쏟아냈기 때문에 저는 무척 벅차고 행복했고요. 조금 아쉬운 건 청중평가단이나 시청자들에게도 몽니라는 밴드가 낯설었다는 거죠. 1차 경연 방송이 나가기 전에 2차 경연 녹화가 있었어요. 1차 경연이 방영된 뒤에 2차 경연이 있었으면 좀 더 친숙해지지 않았을까, 친해질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2차 경연에서는 5위였잖아요. 2차 때도 7위였으면 속상했을 텐데, 만족합니다.”


4분 안에 모든 걸 보여 줘야하는 경연이 아니라, 두 시간 내내 다양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뮤지컬 무대에서 맛보는 해방감이 더욱 컸을 것 같습니다.

 

정말 좋죠. ‘나는 가수다’ 녹화 끝나고 <곤, 더 버스커> 무대에 섰는데 그냥 기쁜 거예요. 이건 첫 무대부터 커튼콜까지 다 보여드릴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이 작품은 노래들이 정말 좋아요. 마지막에 니나와 공원에서 불렀던 노래는 아르코에서 연강홀로 넘어오면서 연출님이 공연 3일 전에 가사를 완성한 곡이에요. 1절 후렴, 2절 후렴 가사도 다 달라요. 처음에는 시간도 없고, 노래도 별로인 것 같았는데, ‘김신의화’ 해서 부르다 보니까 부를 때마다 울컥하는 거예요. 게다가 니나를 연기하는 효정 배우가 진심으로 우는데, 감정이입이 돼서 ‘내가 얘를 진짜 사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 정도로 음악의 힘이 크고, 첫 곤의 노래부터 마지막 무대까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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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데, 더블 캐스팅된 허규 씨처럼 노래보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에서도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본다는 게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2008년에 <록키호러쇼>를 할 때는 록 넘버라서 그냥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대 위 동선도 안 외웠어요. 밴드는 그냥 움직이는 게 동선이잖아요. 그런데 극장 들어가서 리허설 하는데 제가 헤매니까 당시 연출이었던 이지나 선생님이 화를 내시더라고요.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 저도 그때는 같이 씩씩거렸는데, 다음에 이지나 선생님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하면서 뮤지컬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이번에 <곤, 더 버스커>에서 안무를 맡은 최인숙 선생님을 통해 또 많이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연기는 뮤지컬이든 영화든 계속 하고 싶고요.”

 

그럼 몽니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웃음)?

 

“몽니는 제 활동의 중심이죠. 음악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몽니를 통해 저를 알게 된 팬 분들은 제가 뮤지컬 하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데, 뮤지컬 느낌을 가지고 공연하면 조금 서운해 하는 것 같아요. 공연 때 갑자기 턴을 돌거나 손동작이 많아지거나(웃음). 하지만 언제나 저의 중심은 음악이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 올해 몽니 10주년이라서 베스트 앨범을 만들 거예요. 재밌는 콘서트도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곤, 더 버스커>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웃음).”


대학에서 경영을 전공했던 김신의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학교를 자퇴하고 지금껏 뮤지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해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들을 만났고, 뮤지컬 무대에도 서게 됐다고요. 그가 이렇게 걸어온 10여 년의 시간이 있었기에 김신의 씨에게 곤은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그 연기가 더욱 실감나는 게 아닐까요? 길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버스커, 그 청춘들의 사랑과 열정의 이야기 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3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됩니다. 기자는 ‘허규 곤’도 궁금해서 아무래도 다시 한 번 공연장을 찾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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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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