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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에서 살아남는 비법

『카페 실무 매뉴얼』신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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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9일, 홍대 그리다에는 예비 카페 창업주를 위한 강연이 열렸다. 『카페 실무 매뉴얼』의 저자 신기욱이 이야기하는 카페 창업 시 주의해야 할 일곱 가지는 무엇일까?

카페 창업은 한 때 ‘낭만적인 밥벌이’로 불리며 커피를 좋아하는 직장인들에게 창업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커피 시장의 양적인 팽창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카페들을 문 닫게 만들었고, 소규모 카페들 역시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카페는 여전히 여유와 낭만이 깃든 창업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카페 실무 매뉴얼』의 저자 신기욱은 2000년대 초반 ‘연희동 커피공방’을 시작으로 카페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전문 교육과 카페 기업 컨설팅을 맡고 있다. 『카페 실무 매뉴얼』은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실패한 카페를 분석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실무 지침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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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소비자는 훈련된 프로라는 생각을 가져라

 

“창업주가 손님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몇몇 사장님들은 소비자를 계몽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사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소비자는 프로이고, 창업주는 아마추어이다. 프로들은 가게의 외관만 봐도 분위기를 간파할 수 있다. 창업주가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다. 좋은 재료와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커피 가게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커피 연구에 자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다. 가게에서 다룰 수 있는 커피의 재료들이 원가를 생각지 않고 할 수 없다. 직업적으로 가게를 하시는 분들 보다 취미로 하시는 분들의 실력이 더 월등하다. 창업주가 오만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둘, 맛은 경쟁이 안 된다

 

“이것은 어떤 음식 업종이든 같다. 특히 커피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기에 각종 아카데미가 잘 갖춰져 있다. 덕분에 창업주 대부분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맛에 대한 전반적인 퀄리티가 일정 수준 올라갔다. 이런 상황해서 겨우 2년 남짓 창업을 준비해서는 맛에 기준치 이상을 점유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월등한 커피맛이 경쟁력의 포인트는 아니다. 근처 카페와는 조금 다른 맛을 만들어야 한다. 커피에 너무 연구하듯 몰두하기 보다는, 초보자 입장에서 커피 맛을 감별할 줄 알아야한다.”

 

셋, 카페 분위기의 핵심은 ‘나르시시즘’

 

“카페의 선택 기준에서 커피 맛은 10%에 불과하다. 소비자 조사 결과 카페 선택의 요소는 입지, 인테리어, 가격의 순서로 나타났다. 입지는 자본의 영역이라서 통제하기 어렵다. 성공하는 카페의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다. 인테리어가 최종적인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나르시시즘’은 고객 분들에 대해 꼭 생각해야 하는 요소이다. 카페에서 파는 건 음식이 아니다. 카페가 시간적 여유를 선물할 수 있어야한다. 고객은 카페에 앉아서 비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카페에서 고객은 자신의 삶을 환기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산다.”

 

넷, 사람을 돈으로 보기 시작하면 안 된다

 

“천민자본주의는 사람을 돈으로 보기 쉽다. 사람을 돈으로 보는 창업주는 모든 수익 계산에 합리적인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이 수익모델이 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창업주들과 컨설팅을 하다보면 베이비부머 시대의 지나치게 합리적인 측면들이 창업에 실패할 확률을 높인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누구를 위한 투자인지 애매한 경우가 있다. 잘못된 계산이다. 이를테면 요즘 들어 가장 실패하는 인테리어가 있다. 차가운 금속성의 인테리어 분위기이다. 바리스타가 멋있어 보이는 구도의 인테리어는 손님이 소외되는 분위기다.”

 

“커피 머신에 몇 천 만원을 투자하는 것도 유사하다. 수천만을 호가하는 기계 보다는 비싸고 안락한 의자가 있는 카페가 이긴다. 카페에 앉아서 쉬려고 가는 손님에게 커피 맛 보다는 안락한 의자의 의자가 있는 곳이 더 팔린다. 늘 돈을 쓰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다섯, 객 단가를 낮춰라

 

“소비자가 쓸 수 있는 가격은 늘 정해져있다. 월급이 정해져 있듯이 소비자에게는 상한선이 있다. 즉, 객 단가 높여서 손님에게 더 뜯어내려고 하면 실패하기 쉽다. 예비 창업주들은 메뉴에 대한 자부심으로 단가를 높게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카페가 전국에 28만개까지 팽창한 적이 있다. 현재는 8만개로 줄었다. 패인 중 하나가 객 단가를 높인 것이다. 런치스페셜을 출시하면서 비싼 것들을 팔기 시작했다. 1000엔짜리 메뉴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손님들은 줄었고 많은 카페들이 문을 닫았다. 현재 편의점 음료가 고급화 되면서 시장이 커졌다. 카페와 편의점이 경쟁하는 구도이다.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좀 더 싸고 접근이 쉬운 커피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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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카페 청소만 잘해도 최상의 맛을 만든다

 

“최상의 맛을 내는 건 재료의 신선도에 있다. 재료의 맛이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다루는데 있어서 맛을 떨어뜨리는 건 오염이다. 커피 머신 청소를 제대로 안 하면 카페인에서 고무 냄새가 난다. 제빙기에서도 냄새가 나기 시작항가. 청소는 손님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자꾸 미루다보면 지울 수 없는 때가 된다. 가장 필수적인 매뉴얼이다. 창업주들은 청소를 힘들어 하지만 그 어떠한 것 보다 중요하다. 가끔 커피 머신 청소를 체크하지 않고, 커피 맛이 이상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스타벅스는 하루 5번 추출한 커피의 퀄리티를 체크한다. 커피의 맛은 머신의 오염뿐만 아니라 오전 오후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일곱, 카페 창업을 원한다면 스타벅스 50군데를 가보자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페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카페는 휴식하거나 도망 오는 장소이다. 스타벅스에 매주 두 번씩 간다. 스스로 온전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스타벅스에 가면 늘 배우는 자세로 사람들을 관찰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리 멀어도 인사하는 바리스타의 얼굴이 보인다. 문부터 바까지의 거리가 3m 이내이다. 조명이 계절마다 변한다. 여름에는 노란 불이 중심이지만 겨울에는 따뜻한 붉은 색으로 바뀐다.”

 

“소비자가 되어보는 훈련이 중요하다. 예비 창업주는 불안해서 이런저런 커피 자격증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가 되어보면 창업을 준비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창업하고자 하는 입지에 위치한 경쟁 카페의 맛도 중요하다. 장인이 많은 동네는 커피의 부드러운 맛을 선호한다. 반면 노량진의 커피는 쓰고 약맛이 난다. 주변 상권에 있는 카페를 다니다보면 인근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달게 먹는지 아닌지를 간파할 수 있다.”

 

저자는 강연 내내 막연한 희망보다는 카페 창업에 실패하지 않고 오래 버티는 법에 대해서 강조했다. 예비 카페 창업주들은 과열된 경쟁으로 점점 힘을 잃어가는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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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실무 매뉴얼신기욱 저 | 클(퍼블리싱컴퍼니클)
『카페 실무 매뉴얼』에는 ‘대박 비법’이나 ‘성공 노하우’가 없다. 다년간 커피 로스팅과 카페 운영, 커피 교육과 컨설팅을 해온 저자 신기욱이 강조하는 것은 카페를 운영한다면 누구나 알아야 하지만, 정작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실무의 기본’이다. 이 ‘기본’이 실종된 시대에 ‘기본’을 지킨다면 오히려 큰 경쟁력을 갖추고 오래 버티는 카페가 될 수 있다. 이 책 속에 담긴 구체적인 지식과 세심한 정보가 그것을 증명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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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권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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