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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르포작가와 만화가가 그려낸 일곱 섬 이야기

『섬과 섬을 잇다』출간 기념 만화가 김수박, 르포작가 서분숙의 사회로 진행된 북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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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섬과 섬을 잇다』의 주인공들이 북 콘서트를 위해 모였다. 『섬과 섬을 잇다』는 우리 이웃들이 싸우고 있는 투쟁의 현장을 살갑게 이어준다. 14명의 르포 작가와 만화가들이 그려내는 일곱 섬들. 그 속에는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할 뼈아픈 문제들이 들어있다.

작가만남-섬과섬

 

『섬과 섬을 잇다』는 여전히 눈물로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일곱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곱 개의 섬은 쌍용차, 밀양 송전탑, 재능교육, 콜트 콜텍,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코오롱이 겪고 있는 장기투쟁을 의미한다. 갈등이 곪아가는 배경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들 소중한 일상을 유예한 채 길게는 10년 넘게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진실이 쉽사리 밝혀지지 않기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중이다. 장기화된 투쟁은 생계의 문제에 부딪혀 더 더욱 고단하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힘든 건 그 어떤 외부적 압력보다도 ‘외로움’이라고 이야기한다. 대부분은 일곱 개의 섬에 대해서 남의 일이라고 여기고 무관심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자세한 진실을 알기 어려워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자행되는 섬이라 차마 자세히 알기도 전에 눈을 감아버리곤 한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데 이런 일에 관심 갖기가 어렵겠죠. 전 이렇게 생각해요. 진실을 바라보는 건 거울 속에 비친 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하기도 전에 체념을 하고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거 같아요.” ( 『섬과 섬을 잇다』136쪽)

 

섬섬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이날 북 콘서트는 만화가 김수박, 르포작가 서분숙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14명의 작가들은 콘서트 중간 중간 이야기를 보태며 섬섬 프로젝트에 대해서 소개했다.

 

“섬섬프로젝트는 7개의 장기 투쟁에 대해서 만화가와 르포작가의 취재를 거쳐 엮은 책이다. 독자 분들이 신문을 펼치게 되면 흔히 만화를 먼저 펴보듯이, 만화를 첫 장에 넣어 편집했다. 르포 부분은 각 단체들이 현재 겪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과 경과 위주로 자세히 담았다. 깊이 있는 취재 사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김수박, 만화가)

 

“이 책은 글과 만화로 표현하는 현장의 이야기이다. 제목을 곱씹어보면 섬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섬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솟아오른 섬이든 가라앉은 섬이든 물이 사라지면 다 이어져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분숙, 르포작가)

 

“섬섬프로젝트는 여전히 싸우고 있는 이웃들을 연결하고 싶은 소망에서 비롯되었다.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는 우리 이웃들의 소망은 아주 작은 것이다. 누군가 곁에서 ‘저 사람들이 지키고자 하는 삶이 무엇일까?’ 귀를 기울여주길 원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많이 배웠다. 여기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느낀다.” (최정, 르포작가)

 

“우리가 본 만큼, 싸움을 지켜보는 주변인의 입장에서 같이 공감하고 설명하는 입장에 서려고 노력했다.” (유승하, 만화가) 

 

“책은 출간되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섬과 섬을 잇는데 필요한 몫을 하고 싶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싸움을 이어가고 싶다.” (김중미, 르포작가)

 

작가만남-섬과섬

 

북 콘서트의 인기스타는 단연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결성한 콜밴이었다. 길거리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만든 밴드. 혹자는 ‘해고계의 아이돌’이라는 웃지 못 할 별명으로 이들을 부른다. 콜밴은 집시 여인, 찻잔, 땡벌을 부르며 콘서트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공연이 끝난 후 콜트 콜텍 노동자들은 최근 판결된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첫 번째 섬, 콜트콜텍


“우리나라의 대법원이 고용한 4인의 대법관이 근로기준법 제24조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 모든 기업인들에게 정리해고를 허한다’로 들렸다. 알 수 없는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법을 해석하는 법관들을 보면 속이 상한다. 하지만 판결에 굴하지 않고 여전히 씩씩하고 즐겁게 투쟁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 구슬프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투쟁을 이어가고 싶다” (콜트콜텍 조합원)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코오롱, 현대차 비정규직, 재능교육 조합원들은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아프게 설명했다.

 

두 번째 섬, 쌍용자동차


“쌍용차의 5년간 투쟁이 진실로 밝혀졌다. 2월 7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정리해고가 무효로 인정받았다. 고등 법원을 통해서 밝혀졌기에 5년간의 투쟁이 위안되는 기쁨이 있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지금껏 6년 간 투쟁을 돌아보면, 현장에서 일상의 삶을 되찾기 위해 투쟁해왔다. 돈이 아닌 사람의 문제로 쌍용차 문제를 풀어보고자 하였다. 쌍용차의 문제만이 아닌, 모두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으로 노동의 문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모든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그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7월 30일 평택 재보궐 선거에서 노동과 삶의 문제를 직접 나서서 공론화 시킬 예정이다” (쌍용자동차 조합원 대표)

 

세 번째 섬, 밀양 송전탑


“밀양 싸움은 언론에서 보셨듯이 6월 10일날 행정 대집행이 가해졌다. 경찰들 2000여명 병력이 100여명의 노인들을 끄집어내기 위해 절단기를 들고 사실상 경창 대집행을 했다. 무려 알몸으로 쇠사슬을 묶고 있는 노인들을 무력으로 끄집어냈다. 참혹한 상황에서 1시간, 30분만에 다 끌려 나갔다. 주민들이 다들 갈 데가 없어서 이렇게 버티는 것이다. 이제 밀양 농성장은 새롭게 꾸려서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 설사 송전탑이 올라가더라도 어려운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밀양의 힘으로 우리나라의 탈핵운동과 주민 생존권의 계기로 만들고 싶다” (밀양 송전탑 반대위원회 사무국장)

 

네 번째 섬, 제주 강정마을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8년 째 싸우고 있는 마을이다. 국가가 주민들의 동의 없이 사업을 결정한 뒤 구럼비에 버티기 위해 쌓아놓은 많은 텐트와 방사탑, 조형물들을 무단으로 철거했다. 작년에는 마지막에는 농성하고 있던 천막마저 대집행 당했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호소하는 공사장 정문에서 미사와 생명평화 100배를 부르고 있다. 바다가 황폐가 되었다는 조사 보고서도 나왔다. 공동체가 산산히 무너지고 환경이 파괴되는 아픔을 어디다 호소해도 치유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 뜻을 받들어서 젊은 사람들이 가야된다고 믿고 있다. 이 해군기지는 공동체 파괴로 끝나지 않는다. 중국과의 전운.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것으로 만든다. 한반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목소리들이 더 모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정마을 대책 위원장)

 

작가만남-섬과섬

 

다섯 번째 섬, 코오롱


“코오롱은 10년이 되었다. 10년 투쟁이 정말로 외롭다. 수도권과 지방은 차이가 있어서 과천에서 만 2년째 하고 있다. 법으로는 옛날에 다졌고, 악으로 깡으로 싸우는 중이다. “학습지 교사도 노동자다”를 외치고 있다. 이제는 우리 같은 정리해고자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람에서 싸우는 것이다. 세상에 널리 알리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코오롱 조합원)

 

여섯 번째 섬, 현대차 비정규직


“아무리 힘이 들어도 ‘인간은 모두 다 평등’하다는 본질을 잊지 않으려 한다. 싸움을 이어가면서 전원 정규직 복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살아가야 하는 희망을 발견했다. 어린 세대들 중 누군가는 똑같은 비정규직으로 당한다. 우리는 피터지게 싸우고 있다. 한 노동자가 어떤 노동을 하던 애사심, 의무감이 없으면 꼭 문제가 생긴다. 우리처럼 차를 만드는 이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면 차가 부실해질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비정규 철폐를 위해 싸울 것이다. 다른 노동자들이 싸울 때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 (현대차 조합원)

 

일곱 번째 섬, 재능교육


“재능교육은 정말로 소설 같은 이야기가 많다. 재능교육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학습지 교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구별되는 대우를 받는다. 그렇기에 여전히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라는 단순한 진실 하나를 외치고 있다. 지금도 자본을 향해서 외치고 있는 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하자는 것이다. 아직도 힘들고 어려운 투쟁이지만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르포작가 하종강, 재능교육 조합원)

 

이날 북 콘서트는 ‘타인의 해고가 결코 남일 일 수 없다’는 마음으로 모인 이웃들의 박수로 더욱 뜨거운 현장이었다.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면 ‘섬’은 사라질 것이다. 사실상 아픈 섬들은 사라져야할 존재들이다. 그렇지만 우리 이웃의 삶을 짓누르는 섬이 존재할 때, 우리는 관심을 갖고 기꺼이 작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섬이 사라지기 전까지 작은 연대들이 모여 존중 받을 때 섬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물리적인 섬 안에서 오랜 시간 싸움을 이어간다고 해도, 함께 견디는 이들은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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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을 잇다 이경석 등저 | 한겨레출판
2013년 봄, 일군의 만화가와 르포작가가 모여 ‘섬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너무나 오랫동안 외롭게 싸우고 있는 곳의 이야기들을 그림과 글로 세상에 알려나가자는 취지였다. 섬처럼 외롭게 떨어져 있는 곳들을 각자의 펜을 통해 이어보자는 뜻에서 ‘섬과 섬을 잇다’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를 줄여 ‘섬섬’ 프로젝트라 불렀다. 그로부터 1년, 노력의 성과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번 책은 쌍용차, 밀양 송전탑, 재능교육, 콜트 콜텍,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코오롱 이렇게 7곳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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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지민

세상 속의 작은 샛별로 빛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고로 어떤 멜로디,서사, 리듬을 지니고 어느 하늘에 떠야할지 만들어가는 여정 중.

섬과 섬을 잇다

<이경석> 등저13,500원(10% + 5%)

『섬과 섬을 잇다』는 2013년 봄, 오랫동안 외롭게 싸우고 있는 곳의 이야기들을 그림과 글로 세상에 알리자는 취지로 모인 일군의 만화가와 르포작가가 ‘섬섬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번 책은 쌍용차, 밀양 송전탑, 재능교육, 콜트 콜텍,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코오롱 이렇게 7곳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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