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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되어선 안 될 팀장, 신입사원”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 저자 이민영 원장 세대갈등은 조직 내 불통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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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는 누구나 꿈꾸는 소망이다. 하지만 잘 안 된다. 누군가 한 명은 꼭 나와 맞지 않다. 시중에는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를 다룬 책이 많지만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는 세대갈등을 주로 다룬다. 사사건건 팀장과 부딪치는 신입사원이라면, 반대로 신입사원의 처신 때문에 고민하는 팀장이라면 관심이 갈 만한 책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수업과 그렇지 않은 수업이 있었다. 체육이나 음악을 수학이나 물리보다는 좋아했지만, 과목 특성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 대개 고리타분하면서도 잔소리가 많고, 엄한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은 인기가 없었다. 학생들은 시간표에 그 수업을 형광으로 표시해 두고, 수업 시간이 무탈하게 지나가면 안도의 한숨을 쉬곤 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학교만 졸업하면, 사람 한 명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겠지?

 

아니었다. 군대에서 수직적인 상하 관계로 힘들어하는 경험이야 징병제 국가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쳐도, 직장에서도 고문관 한 명(혹은 여럿) 때문에 겪는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는 요인으로 연봉이나 업무가 아니라 ‘대인관계’를 꼽는다는 사실은 이제 더는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6월 5일 한 취업포털에서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업무로 받는 서러움보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서러움이 더 크다고 나왔다.

 

학교에서 싫어하는 선생님이야, 잦아야 1주일에 4시간 정도를 마주할 뿐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하루의 절반은 맞닥뜨려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그 어느 곳에서의 인간관계보다 중요한 게 직장에서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웹툰 『미생』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 『미생』 중에서

 

이민영원장님05.jpg

 

중학교 때 싫어했던 선생님과 회사에서 잘 지내지 못하는 상사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대개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세월의 벽이 높을수록 거리가 멀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세대 차이는 소통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 중요한 요소다. 기업 교육 전문가인 이민영 원장(T&D 파트너스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팀장과 사원을 만나면서 세대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온 책이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이다.

 

여기서 ‘당신’은 팀장일 수도, 신입사원일 수도 있다. 신입사원만 팀장 때문에 괴로워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요즘은 팀장도 말 안 듣는 신입사원 때문에 가슴앓이한다. 뭐가 문제일까. 이민영 원장은 두 세대 간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 조금씩 변화하려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팀장님을 이해할 수 없어요, 나도 너희를 모르겠어


강의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 중에서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가장 큰 차이는 10년 전에는 교육생들이 질문을 안 했죠. 일단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식이었으니까요. 요즘은 팀장들이 고민을 많이 털어놓죠. 밑에 있는 사람이 말을 안 듣는다는. 고분고분하지 않다,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자기 마음대로 한다, 이런 거죠. 시대가 바뀐 거죠. 모 기업에서 이러한 시대 변화에 대해서 교육을 했어요. 위에 있는 기성세대가 교육을 의뢰했지만 정작 받은 사람은 아래 세대였어요. 젊은 직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선배들을 이해하고 존경해라’예요. 맞는 말이긴 한데요. 기성세대도 함께 교육받아야 하죠. “우리 회사의 미래는 신세대 사원들이다. 그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줘라.”라고 말이죠. 


젊은 세대가 말을 안 듣는 게 고민이라고 하지만, 안 듣는 게 아니고 영리해서 더 좋은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하죠. 그들도 조직에서 승부를 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일한 맛 나는 조직이기를 간절히 원하는 거죠. 만약 그들이 원하는 조직문화가 조성이 된다면 누구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일하게 될 팀원이에요. 


직장에서의 소통, 행동 등을 다룬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요. 그와 비교해서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는 어떤 책인가요.


소통에 관련한 책이 있었죠. 넓게 다루는 책이 많았고요. 저는 그중에서 특히 세대 갈등에 관해 다뤘어요. 조직은 20에서 60대까지 한 공간에 모여서 일해야 하는 곳이거든요. 집에서도 자녀들이 엄마 아빠와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조직에서도 소통 안 되는 게 당연하죠. 가족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싸우고 회복이 되지만 조직은 관계가 회복되기 전에 퇴사한다거나 왕따가 된다거나 하는 일이 벌어져요. 조직을 조직이라 부르는 건 조직적으로 일하기 때문인데요. 그 안에서 세대 갈등 없이 일 잘하려면 세대에 대한,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소통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해요. 팀장님이 그랬어, 신입사원이 그렇더라, 이런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책을 썼다기보다는 공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윗사람들은 수용하고 아랫사람은 위에 있는 사람들을 존경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세대 간 소통은 한쪽에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위, 아래에서 만나는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바로 그 점을 기대하며 이 책을 썼어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공존하는 곳이 회사인데요. 지금의 리더는 40~50대일 테고, 20~30대가 한창 일하는 사원과 대리일 것입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날까요?


가장 큰 차이는 경험의 차이예요. 40~50대가 성장할 때는 대한민국이 가난한 때였어요. 기성세대들, 이중에서는 임원 분들도 있겠죠. 이분들은 어렸을 때 형제가 많았어요. 형제 모두가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없었죠. 대학 교육을 받았다면, ‘너가 성공해야 우리 집안이 잘 된다’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컸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 의무감이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죠. 또 그 시대 분들은 거의 외벌이였잖아요. 회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죠. 가장이 직장을 잃게 되면, 가정이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그에 비해서 20~30대는 잘사는 대한민국에서 성장했어요. 형제도 1~2명이죠. 부모님도 예전 세대보다 더 교육받았죠. 가정에서 희생을 강조하기보다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말고 즐거운 일 찾아서 해”, 이렇게 이야기해요. 집에서 밀어주고 나라가 잘 사니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요. 외국여행도 다녀 봤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쉽게 얻으면서 많은 걸 경험하니까 회사에 들어갔을 때 위에 있는 사람을 보니까 답답하고 고리타분해 보여요. 당연히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젊은 세대가 보기에 답답한 팀장님이 그들의 부모님 세대이기도 하잖아요.


가장 큰 문제죠. 기성세대가 신입사원을 욕하면서도 자기 자식을 그렇게 키워요. 저도 그래요. 우리 애가 한 명인데요. 양가의 첫째이니까 어른 여섯이 얘를 키워요. 이런 성장 배경 때문에 이타주의적 생각보다는 개인주의가 강합니다. 엄마 아빠가 나를 이해해주고 위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회사라는 곳은 함께 일하는 곳이죠. 조직은 조직적으로 일해야 하잖아요. 혼자 잘한다고 성과가 나오지 않아요. 게다가 조직원들은 부모님처럼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죠.


기성세대가 신입사원이 말을 안 듣는다고 속상해 하지만 정작 자식이 아프면 회사에 대신 전화해서 월차 써야 한다고 말해요. 부모를 탓해야 할까요? 세태가 이렇게 흘러간 것이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이해하는 수밖에 없어요. 내 자식도 이렇게 컸는데, 하고 생각해야죠. 그리고 아랫사람들은 지금의 직장생활은 나의 이력서에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커리어의 연장이므로 절대적으로 내 행동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면접 볼 때, 소개팅할 때, 최선을 다하듯 지금 함께 일하는 팀장님과 팀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거든요. 윗세대는 부모 같은 생각으로 아랫사람을 대하고요. 그들의 조직에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요, 젊은 세대들은 선배들 덕분에 내 직장이 존재한다는 마음으로 존경을 담아 최선을 다해야 해요.


되어선 안 될 팀장, 신입사원


실제로 직장 생활도 겪었는데요. 신입사원일 때는 어땠나요.
 
저도 신입사원일 때는 윗분들이 밥 먹자고 할까 봐 저를 쳐다만 봐도 일어나서 먼저 나가버리곤 했어요.  한 번은 점심시간 때 조금 늦게 들어왔어요. 부장님이 물어봐요. 왜 늦게 왔느냐고. 그래서 백화점 갔다 왔다고 대답했죠. 부장님이 미쳤냐고 말해서 그 자리에서 미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어요. 화장품이 필요한데, 사러 갈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부장님이 화를 버럭 내는 거죠. 그 뒤로 한달 간 서로 말 안 하고 지냈어요.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너희 행동이 이해는 가지만 그러면 안 돼.”라고 이야기해 줘요. 저도 당시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고마웠을 거예요. 언니들에게 이야기하면, 그 언니도 맞장구 쳐줬거든요. 뒷말을 함께 했죠. 하지만 직장선배라면, “조직은 원래 그런 거야”라고 이야기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집에서도 똑같았어요. 부모님께 말했더니, 속상하면 그만두라고까지 말씀하셨어요. 만약에 엄마 아빠가 사회에서 딸이 성공하기를 바랐다면, “조금만 참아라.”라고 이야기하는 게 좋았을 텐데요. 지금도 예전과 비슷해요. 사원이 고민을 말하면 조언해 줄까요? 그 반대로 뒷말을 함께 해 줄 거예요. 지금은 신입사원일 때 했던 행동 중 일부를 후회하죠. 혹시라도 그분들이 내 책을 볼까 봐 두려워요. (웃음)


지금은 리더입니다. 신입사원일 때의 경험과 느낌, 리더로서의 경험과 느낌을 말씀해 주세요.


밑에 사람을 많이 데리고 있진 않지만, 가끔 답답해요. 나는 저럴 때 안 그랬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해요. (웃음) 내가 한 마디 던졌을 때 못 알아듣는 사람을 보면 속이 터져요. 알려 주면 되지만, 기준이 내 기준이 되는 거죠. 정작 밑에 있는 사람은 배운다고 생각 못하고 다른 사람 일을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함께 일하면서 배운다는 사실을 모르죠. 그 자리에 있으면 그 사람 말이 맞아요. 그 사람도 옳고, 나도 옳아요.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죠.


이렇게 하는 팀장이 좋다, 이렇게 하는 신입사원이 좋다는 건 다소 추상적일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질문을 좀 바꿔 보겠습니다. 되어선 안 될 신입사원, 되어선 안 될 팀장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몇 년 전부터 나온 말인데요. 파랑새족이라는 말이 있어요. 주기적으로 회사를 옮기는 사람이죠. 회사 옮기는 건 괜찮은데요. 잘하고 옮겨야죠. 성의를 다 하지 않고 옮겨요. 자기 할 일만 하고 쏙 빠지는, 얄미운 깍쟁이 같은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에게는 조직에서 선배가 일을 가르쳐 주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조직에 융화하지 않는 사람도 되어선 안 될 신입사원이죠. 일은 조금 못해도 예의 바르고 열정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어차피 조직에서도 신입사원이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되어선 안 될 팀장은 동기 부여를 못 하는 사람. 팀장이 하는 일은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거죠. 잘한 걸 칭찬하면 동기 부여가 되는데, 혼내기만 하는 팀장이 있어요. 팀장급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교육할 때 코칭기법을 많이 다루는데요,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 주라고 하죠. 팀장들이 뭐라고 하느냐면, “칭찬하면 나를 뛰어 넘으려 하고, 버릇 없어진다.”라고 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혼내면, 아예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해요.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하고 싶게 만들어야죠. 그리고 부하직원에게 일 시키고는 그 일을 자기 성과로 만드는 팀장도 되어선 안 될 팀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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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원장은 조직에서 인간 관계에 관해 강의도 하지만, 취업 관련 강의나 상담도 자주 한다. 취업, 구직자의 마음가짐은 조직에서의 인간관계와는 또다른 주제다. 그에 관해 물어봤다. 더불어, 워킹맘으로 회사 생활을 할 때 유의할 점도 들었다.


구직자가 유념해야 할 것


취업 관련 강연도 많이 하는데요. 강의, 상담하면서 느끼는 구직자의 문제는?


목표가 다 대기업이에요. 대한민국 직장인 중에 85%는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어요. 15%만 대기업에 다니죠. 대학생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그 안에서 10~15%만 대기업에 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사촌 동생이나 후배를 보면, 그 회사(대기업)를 가기 위해 재수를 하고 삼수하는 것까지 봤어요. 1년이라는 기간이 그냥 지나가 버리는 거죠.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회사 네임 밸류만을 좇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어요.


사회생활을 30년 넘게 할 텐데요.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고, 직장을 찾아서 경력을 쌓았으면 해요. 대기업에 취업한 친구가 부럽다고 해서 직장을 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견기업에 교육 다녀 보면 뽑을 사람이 없어서 못 뽑는다고 해요.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지만은 않아요. 이상을 낮추라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찾다 보면 폭이 넓어질 거라는 이야기에요.


워킹맘이기도 한데요. 육아와 사회생활을 어떻게 균형을 맞추나요?


전체를 100이라고 했을 때, 50을 육아에 쏟고 50을 회사에 쏟으면 둘 다 반쪽이죠. 낙제 직장인 낙제 엄마예요. 다 잘하려고 생각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고 다른 쪽은 도움을 구하는 게 바르다고 봐요. 저도 당연히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을 하게 됐고요. 친정 부모님께서 아이를 길러 주시는데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 전화도 있으니 중간 중간에 연락할 수 있고요. 살림은, 잘 하지 않고 살아요. 밥도 간단하게 하고, 청소를 깔끔하게 하진 못하죠. 출장이 많아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아요. 상황에 따라 시간이 주어지면 하는 거죠. 워킹맘으로 모든 걸 잘하려고 하지 말고, 도움을 구할 수 있으면 도움을 구해요. 그리고 남편과 타협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가사 도움을 받을 수 있어도 좋지만, 저 같은 경우는 저를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위안을 많이 받거든요. 


종신고용,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원들이 동기 부여하기 참 어렵잖아요. 스스로 동기 부여는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아까도 잠깐 이야기했듯, 직장생활이 여기서만 끝나지 않아요. 내가 40대 초반인데. 120살까지 산다고 해요. 돈을 버는 경제활동이 아니어도, 사회생활을 해야 해요. 앞으로 40~50년은 네트워크 쌓고 소통하고 활동해야 한다는 의미죠. 나의 이력은 평생 따라가요. 일 안 하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나가버리면 내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그래서 성과가 나야지, 그 성과로 더 좋은 데로 옮기잖아요. 만약에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부모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엄마가 밖에서도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에 아이가 동기부여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돼요. 예를 들어서 제가 아이에게 “교재 만들어야 하니까, 옆에 있을래?” 라고 하면 아이도 공부방에서 함께 무언가를 해요. 그런데 퇴근하고 돌아와서 힘드니까 방에 들어가 TV를 보면 아이도 슬그머니 들어와서 같이 TV를 봐요. 부모를 보고 따라 하죠. 에너지가 아이에게도 전달돼요. 동기는 스스로 만들어야지, 팀장이 나에게 시켜서 한다는 건 좋지 않아요. 매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하루하루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동기부여는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외국계 기업에서도 일해 봤잖아요. 한국 기업의 강점과 약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한국 기업에는 정이 많아요. 외국계 기업은 개인주의 성향이 약간 있어요.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어요. 이런 걸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조직에서는 일만 하고 성과를 내야 하죠. 그때 사장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안 됐긴 하지만, 그래도 네 인생이다, 네가 간다고 아버지 병세가 나아지냐?”,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긴 하죠, 이런 정이 외국 회사에는 없어요. 특히 저는 외국인 사장님이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저희 사장님은 비즈니스 미팅이 아니면, 점심도 늘 혼자서 드시러 가셨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셔야 한다면서요. 


반면 한국 기업은 가족과 비슷해요. 한국 기업에서는 사석에서 언니, 형님 이렇게 부르잖아요. 외국계 기업에서는 ‘언니’라고 불렀더니 회사에서 쓰지 말라고 해요. ‘언니’, 영어로 sister는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니 공적인 장소에서 쓸 호칭이 아니라는 거죠. 한국 기업의 약점이라면, 정에 이끌린다는 것? 인사평가할 때도 정에 이끌려서 친하면 끌어주는 게 오히려 약점이죠. 하지만, 때로는 강점이기도 하고요. 강점, 약점을 가르기보다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에는 분명 차이가 있어요. 친구나 후배들이 여성들이 조금 편하게 직장생활 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싶어 해요. 하지만 해 주고 싶은 말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외국계기업에서도 나의 사수는 한국인일 수 있는데, 그럼,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 것처럼 조직생활은 비슷한 것 같아요.


일부 팀원에게 회식이 고통이 될 수도 있는데 T&D 파트너스 커뮤니케이션 회식 문화 어떤가요?


외부 강의가 많기에, 서로 점심에 만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함께 먹는 시간이 많지 않고 어쩌다 마주치는 거니까 좋아하죠. 지방을 많이 다니다 보니, 회식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 자체가 없어요. 새벽에도 강의가 있고 주말에도 많거든요. 그러니 저녁에 술을 마시는 회식은 못 하죠. 대신 점심을 간단히 먹는다거나, 연극이나 영화를 봐요. 영화는 조조를 보고요. 주변에 보면 회식 때 재미없는 농담 하는 팀장 있잖아요. 별로 안 좋아해요. 스트레스 안 주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영화만 보죠. 영화 볼 때도 각자 자리 따로 앉아서 볼 때도 있고요. 푸드코트 갈 때도 먹고 싶은 거 각자 먹어요. 자유롭게 하는 편이에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죠. 조금 넓게 말한다면 긍정적인 멘토가 되고 싶어요. 여성들의 멘토가 되고 싶기도 하고요. 여성뿐만 아니라 남자들에게도, 저를 따르는 남자 후배들 몇몇 있는데, 그들에게도 여성으로서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조직 내 여직원들과의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곤 하죠. 그런데 거창한 꿈을 갖기보다는 매일 매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건강할 때까지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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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 이민영 저 | 라이스메이커
직장 내 관계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위해 기업 교육 전문가인 이민영 소장이 나섰다. 그녀는 직장 내의 관계 문제는 제대로 된 ‘소통’을 못하는 데에서 오는 결과라고 설명하며, 어떻게 하면 이 멀고도 먼 사람들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을 성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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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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