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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영원히 기억될 팝의 전설

잭슨의 영광스러운 음악적 지점들을 파노라마처럼 연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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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팝의 황제라지만 사후앨범은 다른 사람에 의해 주도되기에 기대하지 않던 이들에게 뜻밖의 행운을 선사합니다. 그를 향한 프로듀서들의 존경이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먼 곳에 있어도 그는 역시 마이클 잭슨입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Xscape>

 

마이클잭슨

 

이름 하여 탈출, < Xscape >로 명명된 마이클 잭슨의 사후앨범이 전 세계 팝 차트를 다시 한 번 요동시키고 있다. 발매 동시에 총 49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팝계에서 사후앨범이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의외로 흔치 않다. 예상보다 기대에 못 미쳐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장삿속이라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와 새천년을 각각 대표하는 거물 프로듀서 엘에이 리드(L.A. Reid)와 팀버랜드(Timbaland)가 극비로 진행된 '황제의 귀환' 프로젝트가 안정궤도에 오른 것을 보면 다시금 그가 가진 대중적 파괴력을 실감케 한다.

 

 

 

< Xscape> 앨범을 듣다보면 그동안 잭슨이 밟아온 음악 스타일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가공 전 음원들의 녹음 시기 분포도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폴 앵카(Paul Anka)와 곡을 함께 쓴 「Love never felt so good」은 1970년대의 알앤비를 재현해 가장 숙성된 잭슨의 온기를 보존하고 있다. 「Billie jean」이나 「Beat it」으로 대표되는 전성기의 재현을 목격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Slave to the rhythm」같은 1980년대 스타일의 뉴 잭 스윙 댄스곡이 마련돼 있다. 앨범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힙합 리듬의 「Xscape」에서는 다시는 접하지 못할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한다.

마이클잭슨

 

이쯤 되면 마이클 잭슨의 음성을 어떤 방식으로 복원했는지 궁금해진다. 완벽주의를 추구했던 잭슨의 성향과 앨범에 콘셉트에 맞도록 후기작에 포함시키기 위해 아껴놓았던 미발매 음원들이 다양한 형태로 유족들에게 남겨져 있었다. 기본적인 피아노 반주위에 지금 막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느낌을 주는 데모 버전부터 전자음과 밴드 사운드까지 덧입힌 발매 직전의 음원까지 활용 가능한 자원들이 빛을 보길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유족의 동의하에 두 프로듀서가 달라붙었다. 그 중에 곡의 완성도가 높고 특히 잭슨의 음성이 온전하게 담긴 노래 위주로 선정이 완료됐다.

 

앨범은 잭슨의 영광스러운 음악적 지점들을 파노라마처럼 연결시키고 있다. 이번 앨범의 최대 미덕이라 평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급비밀'이라는 붉은 도장이 찍혀있는 베스트 앨범을 듣는 기분이다. 물론 재창조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공신들은 프로듀서다. 유명 프로듀서가 대거 투입된 사후 앨범의 경우 각자의 개성에 치중한 나머지 일관성이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차트를 쥐락펴락하는 프로듀서 군단들이 이번 작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는 잭슨에 대한 존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의 생전에 함께 작업했고, 누군가는 그의 음악을 듣고 자라며 뮤지션의 꿈을 키워왔던 이들이다. 원곡을 최대한 살리면서 원작자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한 프로듀서의 고민이 사후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 힘이 된 것이다. 이쯤하면 완벽주의자였던 마이클 잭슨도 후배들의 정성에 감복해 앨범을 듣고서 아이처럼 탄성을 지르지 않았을까.

 

 

-위 리뷰는 2014년 5월 18일자 중앙선데이 기고문을 부분 수정, 요약한 글입니다. 

 

글/ 홍혁의 (hyukeui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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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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