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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 직선적이고 솔직한 노랫말

한층 성숙하고 편안해진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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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전부터 휘성은 모창 대상으로 인기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의 색이 뚜렷하다는 의미겠죠? 제대 후, 더 진하고 깊어진 그가 선보이는 첫 번째 앨범, < The Best Man >입니다.

휘성 <The Best Man>
 
2000년대 초반 크게 각광받았던 알앤비 스타일의 보컬은 급격하게 노화를 맞았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바람에 아류, 삼류의 많은 가수들이 똑같은 창법으로 등장했고, 대중은 급격하게 피로감을 느끼며 그들을 모두 소몰이 창법이라고 평가절하해버렸다. 그리고 2014년이 된 지금 어느새 알앤비는 올드스타일로 추락해버렸고, 알앤비 뮤지션들에겐 자신만의 활로를 다시 개척해나가야 할 처지를 만들어 버렸다.

 

휘성

 

 

휘성도 이런 시류에서 크게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중들은 그와 상관없이 알앤비에 대한 애정을 잃어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거나 쉬지 않았다. 기본은 유지하되 그동안 정규 6집의 앨범을 내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리고 2년 7개월만에 나온 노래는 고민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7곡의 미니앨범에는 싱어로서의 대중기호,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수용한다.

 

 

 

이번에도 그의 히트곡을 썼던 김도훈과 함께 했다. 하지만 작사와 프로듀싱은 전작부터 모두 스스로가 해결하고 있다. 앨범은 전체가 보컬이 전면으로 나오는 편곡이긴 하지만 보컬의 색이나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타이틀인 「Night And Day」는 스케일을 키워 웅장하고 멜로디함을 부각시켰고, 「모르고 싶다」는 절제되고 담백한 목소리를 보여준다. 「사랑은 맛있다」 같은 부드럽고 상큼한 보편적인 러브 송은 「너라는 명작」에서 녹여냈다. (사실 이 곡은 2002년 DOKKUN Project Part 1에 수록된 곡을 리마스터한 곡이다.)

휘성

 

기본적으로는 애절하다 못해 단장이 끊어지는 듯한 창법들이지만 「너라는 명작」을 제외하고는 기교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다. 풍파를 거친 목소리는 더욱 짙고 깊어졌다. 게다가 오랜 훈련과 노력으로 제대로 휘성의 색으로 안착됐다. 결국 가장 기본적인 소울 창법이 식상한 알앤비의 피로를 돌파한 셈이다.

 

그의 노래는 목소리 뿐 만이 아니라 가사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의 노랫말은 직선적이고 솔직하다. 이런 직접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하기에 그의 음악은 직접적인 비장함과 블루스가 묻어난다. 이번 미니 앨범의 백미를 찍는 것은 음악 산업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이 들어있는 「돈벌어야해」에 나타난다.

 

스스로도 미쳐서 나온 노래라고 할 정도로 알엔비 괴물에서 퇴물로 바뀌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뱉는다. “갈 곳이 없다면 부를래 더 간절히 노래할래..노래로 기도 할래..”라고 음악에 대한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낸 「노래가 좋아」도 어떤 러브송보다 더 절절하다.

 

돌아보면 데뷔한지가 어느새 12년이 흘렀다. 음악에 대한 이토록 진지한 고민, 그리고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그리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가수가 있다는 건 듣는 이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글/ 김반야(10_b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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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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