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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의 베이스캠프”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자발적 강제’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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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들께는 책을 읽고 난 뒤에 꼭 자신의 글로 정리를 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읽은 내용을 소화해 '자신의 표현'으로 써보는 겁니다. 느낌이나 코멘트를 달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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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을 좋아하기는 했습니다만, 특히 지난 10년 동안은 스스로 ‘자발적 강제’를 부여한 덕분에 ‘꾸준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econote.co.kr)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책이나 보고서 등을 읽으며 매일 한 편씩 제 생각을 담은 글을 써서 올리고 40만 명의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2004년 1월부터 시작했으니 만 10년이 넘었네요. 시작할 때는 매일 쓰겠다고 ‘공표’하는 게 부담스러워 주저가 되기도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는 ‘자발적 강제’를 부과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덕분에 책을 더욱 자주 접하게 됐고, 읽은 것을 내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채널예스>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자발적 강제’를 만들어보세요.

 

매일 경제노트를 쓰기 위해 서점 나들이도 자주 가고, 출판사들이 신간을 많이 보내주기도 해서 일주일에 펼쳐보는 책은 꽤 됩니다. 그 중에서 1차로 목차와 서론, 결론, 그리고 몇몇 챕터들을 살펴볼 책들을 고릅니다. 그리고 2차로 전체를 정독할 책을 고르지요.

 

그 책들은 집 거실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에 올려 놓습니다. 항상 10~20권 정도가 놓여 있는데요. 새 책이 들어오면 전입순서대로 예전 책들을 빼서 책꽂이로 옮겨 보관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테이블에 골라 놓은 책들을 집어서 읽고, 주말에는 뭉텅이 시간을 내서 읽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이야기를 나누다 안 사실인데, 고등학생인 아이가 거실에 놓아둔 책들을 거의 다 훑어보고 있더라고요. 그 때 아이가 “읽을 책을 골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같은 테크놀로지가 바꾸고 있는 ‘사회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1차로 ‘인터넷과 정치의 미래’에 대해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구글 이후의 세계’(제프리 스티벨), ‘인 더 플렉스’(스티븐 레비) 같은 인터넷 관련 책들을 보았고, 대학과 대학원에 다닐 때 읽었던 정치학과 철학 관련 책들, 즉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로마사 논고’(마키아벨리), ‘군주론’(마키아벨리), ‘리바이어던’(토마스 홉스), ‘통치론’(존 로크), ‘사회계약론’(루소), ‘미국의 민주주의’(토크빌) 등을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번에 오래간만에 다시 보니 새삼 너무 좋았던 ‘고전’을 재독하면서 제 시각으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청년 시절 읽었던 철학, 역사, 문학 등의 분야의 고전들을 다시 읽어볼 계획입니다.

 

서재는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의 베이스캠프’입니다. 저자들이 혼신을 다해 정리해 놓은 정보와 지식은 물론이고, 그들의 지혜와 상상력이 듬뿍 담겨 있는 책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장소이니까요. 저는 그 가슴 뛰는 장소에서 그 때 그 때 배낭을 꾸려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제게 그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좋겠지만, 혹시나 도착하지 못한다 해도 ‘여정’ 그 자체로 만족스럽고 행복한 그런 여행입니다.

 

최근작인 『책 읽어주는 남자, 10년의 노트』는 매일 ‘예병일의 경제노트’를 쓰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10주년'을 맞아 정리해본 책입니다. 언론인 생활을 그만두고 미국계 미디어를 맡아 경영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은 어떻게 살아야 보람차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책을 읽고 글을 써왔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하는 '40대의 고민'이었을 겁니다. 그 고민들을 떠올리고 2000여 편의 경제노트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꿈, 고난, 오늘, 좋은 삶, 행복, 고전, 진정한 나, 길 위에서 등 11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112개의 생각을 새롭게 저의 노트에 기록했습니다.

 

언론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퓰리처상을 받았더라도, 당신의 가치는 마지막에 쓴 기사가 말한다." 이 책을 쓰면서 앞으로도 이런 모습으로 안주하지 않고 길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나의 일에, 그리고 또 그 무언가에 마음 빼앗겨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께는 책을 읽고 난 뒤에 꼭 자신의 글로 정리를 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읽은 내용을 소화해 '자신의 표현'으로 써보는 겁니다. 느낌이나 코멘트를 달면 더 좋겠지요. 그냥 읽기만 해서는 책은 알코올처럼 금세 날아가버리기 쉽습니다. 독서가 글쓰기로 이어지면 책이 내게 더욱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명사의 추천

 

성공적 삶의 싦리학

조지 E. 베일런트 저/한성열 역 | 나남

하버드대 정신과 교수인 저자가 하버드에 입학한 청년들이 장년이 되어가는 모습을 수 십 년간 추적하며 그들의 삶을 종단적으로 연구한 책입니다. 내용이 충실하고 풍부합니다. 원래 제목은 ‘Adaptation to Life’입니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인생역정의 사례들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성공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해준 책입니다.

 

 

 

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 저/박세일,민경국 공역 | 비봉출판사(BBbooks)

'국부론'을 쓴 고전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의 또 다른 주저입니다. 원제는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입니다. '국부론'의 기초가 된 도덕철학의 고전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황제를 위하여 1

이문열 저 | 민음사

고등학생 시절 저를 사로 잡았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는 또 다른 그의 멋진 소설입니다. 얼마 전 고등학생인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사주기도 했던 책이지요.


 

 

 

 

 

역사

헤로도토스 저/천병희 역 | 숲

인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우동을 먹을 때마다 생각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우동 한 그릇의 감동은 늘 그리운 것이지요.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저/김붕구 역 | 지만지

프랑스의 행동문학의 거두인 앙드레 말로의 소설입니다. 대학생이었던 저를 매료시켰던 책입니다. 1920~1930년대 격변의 중국 대륙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로, 청년이었던 제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던 책입니다.



 

 

 

파운데이션

아이작 아시모프 저/김옥수 역 | 황금가지

과학소설의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표작 ‘파운데이션 시리즈’입니다. 미래학자이기도 한 아시모프의 이야기를 읽으며 굳어진 뇌가 말랑말랑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로버트 레드포드/브래드 피트 | 드림믹스

아름다운 영화였고, 잔잔하게 자신을돌아보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멋진 몬태나 주의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 맥클레인 목사의 가족사를 보며 삶은 흐르는 강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생 폴(브래드 피트)이 말한 ˝물고기하고 똑같이 생각하려면 아직도 3년은 더 있어야 돼요˝(Only three more years before I can think like a fish)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물고기처럼 생각하는 낚시꾼'이야말로 최고의 낚시꾼입니다.


 

위대한 침묵

필립 그로닝 | 아트서비스

알프스의 깊은 계곡에 있는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을 영화에서 그대로 받았었습니다. 어떤 종교를 갖고 있느냐와는 관계 없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자문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화면을 보며 무엇이 수도사들을 수도원으로 이끌었을까, 인간에게 삶은 무엇이고 헌신은 무엇인가에 대해 내내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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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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