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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 “나의 서재는 소리다”

소리공학연구소는 소리와 관련된 모든 연구의 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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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에게 작업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바로 ‘소리공학연구소’. ‘소리공학’은 그가 처음 만든 말이다. 우리말 ‘소리’와 과학과 기술을 대표하는 ‘공학’이라는 단어를 합성해서 만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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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해 책을 마음껏 사 볼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고향에는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어서 책을 쉽게 읽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때 제가 책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동문고였습니다. 동네로 일주일에 한 번씩 오던 이동문고는 책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제게 항상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저는 일주일 내내 이동문고를 기다렸다가 차가 마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도착하여, 차 안에 책먼지가 날리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책을 보곤 했습니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헝그리 정신을 키우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았던 그때가 새삼 그립습니다.”

배명진 교수는 대한민국 음향 분야의 권위자다. 한국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소리공학을 개척하여, 꾸준히 이 분야를 발전시켜 왔다.

“저는 소리공학자이기 때문에 책으로부터 다양한 영감을 얻어 소리와 관련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위인들의 ‘목소리 재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을 즐겨 읽었기 때문에 당시를 상상하며 그분들은 실제로 어떻게 생겼을까, 또는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을까 늘 상상해왔습니다. 그 궁금증을 구체화시켜 1919년 3ㆍ1운동 현장에서 맑고 우렁찬 목소리로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을 유관순 열사의 목소리를 재현했습니다. 고인이 된 위인들의 목소리는 신체적인 발성구조와 그 당시의 말투를 알 수 있다면 목소리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어린이 책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내어 부모가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는 ‘부모 목소리 동화 구현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렇듯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되는데, 소리와 관련된 모든 것은 실현하고 싶은 욕심을 많이 내는 편입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되죠. 저 또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소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습니다. 무통, 무병, 장수가 가능한 소리의 개발이 바로 그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러한 건강소리 기술에 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소리공학서적으로 집필함으로써 여러 사람들이 두루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공학자이다 보니 전공과 관련된 논리적이고 사실적이며 실용적인 책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요즘은 공학에 인문학을 접목시키려도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죠. 이러한 융합은 앞으로 모든 학문에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소리공학 분야도 인간의 감성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인문학과의 융합을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공학자인 저도 인문학 서적을 열심히 보아야겠죠?”

배명진 교수에게 작업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바로 ‘소리공학연구소’. ‘소리공학’은 그가 처음 만든 말이다. 우리말 ‘소리’와 과학과 기술을 대표하는 ‘공학’이라는 단어를 합성해서 만든 말이다.

“소리공학연구소는 온갖 소리를 내는 기계와 물건들로 가득 채워진,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에 들리는 모든 소리를 분석하고 규명해서 여러 사람들이 두루 유익하게 활용하는 기술을 구사하는 곳입니다. 즉 소리와 관련된 모든 연구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죠. 소리공학연구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연구는 우리 생활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소명으로 지금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 소리를 찾고 싶은 사람, 소리로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에게 소리공학연구소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최근 배명진 교수는
『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을 썼다. 이 책과 관련하여 그는 독자에게 아래처럼 당부했다.

“사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고난과 시련이 닥쳐오게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은 다 쉬워 보이고 자신의 삶만 어려워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나름대로의 어려움은 있게 마련입니다. 내 앞에 놓인 시련을 피하지 말고 씩씩하게 이겨나가며 오히려 내게 닥친 시련을 발판으로 삼아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발전시킨다면 더 큰 보람과 성공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펼쳐나가기 바랍니다.”



명사의 추천


후흑학

신동준 저 | 위즈덤하우스

처음에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후흑(厚黑)’이란 면후심흑(面厚深黑)의 준말로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후흑학은 수천 년 중국의 통치술과 성공의 원리를 ‘뻔뻔함’과 ‘음흉함’으로 설명합니다. 후흑학의 요체는 한마디로 ‘철면피가 되라’는 것인데요. 영웅호걸이라 불리며 중국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위인들이 하나같이 낯가죽이 두껍고 음흉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중국 역사를 바라보고 새로운 성공의 처세술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저/이한음 역 | 김영사

“신은 과연 우주를 설계하고 인간을 창조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 명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생물계의 복잡성이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창조론을 과학과 사회학, 역사적 사례를 통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인데요. 토마스 아퀴나스의 회귀적 증명과 성 안셀무스의 연역적 논증, 성서 논증과 파스칼의 내기 논증 등 신의 존재를 옹호하는 여러 논증을 역사적 증거와 과학적 논리를 통해 여지없이 깨부수며, 이 모든 것은 잘못된 믿음이 주는 환각이라고 명쾌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저/안진환 역 | 민음사

스티브 잡스가 고난을 개척하여 그의 혜안으로 오늘날 큰 인기를 얻는 각종 IT 기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다각도로 접근 및 설명해주어 참 좋았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낸 잡스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괴팍한 채식주의 믿음과 선불교로부터 받은 영향, 디자인 스튜디오에서의 일, 픽사에서의 비전, 애플의 혁신 정신 등 잡스의 개인사 전체가 담겨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상식의 배반

던컨 J.와츠 저/정지인 역/황상민 해제 | 생각연구소

‘내가 세상에 대해 아는 지식이란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 한 조각보다 못하다’는 구절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프레임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줍니다. 사회 문제를 더 이상 ‘상식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해결해서는 안 되며, ‘합리적인 의심과 비판, 그리고 늘 가던 길과의 결별’은 세상이 더 공정해지고 더 올바른 선택으로 향하기 위한 즐거운 배반의 길이라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공저/김명철 역 | 김영사

실험을 통해 현상을 분석하는 소리공학자로서 인간의 인지능력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바로 옆에서 고릴라가 가슴을 두드리며 지나가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문부터 흥미진진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전혀 의심해보지 않고 굳게 믿었던 수많은 상식과 검증받은 지식들이 사실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였고 허구라는 사실을 통렬하게 내보여주는 데 있죠. 익숙하고 공감 가는 6가지 착각의 징후와 그로 인한 결과, 이를 예측하고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사례들로 구성하여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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