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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여, 늑대과 남자를 선택하라!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최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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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는 여자가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갈등하고, 상처를 주고받고, 또 그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그가 직접 상담해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들의 내밀한 고민과 상처,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 주면서 여자라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고, 또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고 그녀들을 위로한다.



“남자를 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 최광현 교수(한세대 상담대학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0여 년간 상담을 통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최 교수, 그들이 다양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상처,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등을 담아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는 책을 펴냈다. 여자와 남자, 그들이 이루는 가정, 그 과정에서 생긴 오해와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 이 책을 통해 그는 여자라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고, 그럴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어 지난 10월 18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출간 기념으로 최광현 교수의 치유 특강이 열렸다. 최 교수는 이날 “책의 핵심은 남자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버리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는 감정사용에 있다고 강조했다. 남자는 감정을 억제하고 억누르면서 피하려는 한편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




남자를 말하다

최 교수, 남자는 감정을 억누르고 피하려고 한다고 전한다. 그렇다고 이를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감정을 한 방에 해소하기 위해 의존하기도 하는 것이 성욕이다. 그는 책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주제 중 하나였던 ‘개 같은 남자 늑대 같은 남자’를 꺼낸다.

동서고금, 늑대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다. 서양에서도 늑대는 오랫동안 두려움과 박멸의 대상이었다. 최 교수는 이는 늑대의 놀라운 능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그 능력에는 늑대의 뛰어난 사회성이 한 몫을 한다. 늑대라니, 나는 이 책을 떠올렸다. 미국 마이애미 대 철학 교수인 마크 롤랜즈가 수컷늑대 ‘브레닌’과 11년간 함께하면서 겪은 모험과 우정,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머와 감동으로 그린 『철학자와 늑대』. 이 책에는 늑대가 일깨워준 인간의 오만함이 녹아 있다. 수컷늑대는 죽을 때까지 하나의 암컷늑대만을 동반자로 삼는다는 이야기도 떠올렸다.

“늑대 같은 남자는 좋은 무리에서 성장기를 보낸 사람이다. 연장자 수컷의 배려와 지도 속에서 성장한 수컷은 다음 세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반면 개과의 남자는 위기가 닥치면 도망가거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그렇다면 늑대과의 남자와 개과의 남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최 교수는 이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든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늑대과의 남자가 될 것인지, 개과의 남자가 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것.

“본인의 능력과 선택이 아닌 아버지와의 관계다. 아버지와 좋은 관계면 늑대과의 남자가 된다. 가부장적인 남자들, 독재자들의 특징은 아버지가 결핍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점은 사고의 융통성이 없고 여성을 비하하곤 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이기고 싶어 한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경쟁자다. 아들이 아버지를 뛰어넘으려 한 것은 단순히 승부욕 때문만은 아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다. 매력적인 남성의 특징이 있다.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맺는다.”




여자를 말하다

최 교수에 의하면, 여자는 태어남과 동시에 착한 딸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그 후에도 사회적으로 엄마,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역할을 떠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많은 여자가 역할의 가면에 스스로 가두고 제한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런 많은 경우, 삶은 지루하고 허무하고 무의미하기까지 하다. 많은 여성이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이유다. 혹은 자녀에 올인 하거나 다이어트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역할의 가면을 벗어던질 순 없다. 최 교수는 자신을 드러내는 부분을 회복하고 찾자고 주장한다. 즉,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서른다섯에서 쉰 살에 접어든 여성들이 많이 찾는 것이 막장 드라마다. 무미건조해진 일상으로부터의 일탈하기 위해서다. 이런 것은 일종의 일탈의 카타르시스다. 인간은 내면에 심리적인 균형이 필요하다. 균형이 적당하게 유지될 때 삶도 건강해진다. 유럽에선 여자는 5명 중 한 명이, 남자는 2명 중 한명이 외도의 경험이 있다는 조사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심리적 균형을 잃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 교수가 제시하는 것은 건강한 심리적 일탈이다. 배용준에게 열광하는 일본의 많은 기혼 여성들 사례를 든다. 그들이 배용준과 연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림의 떡이자, 멀리 있는 나의 왕자님일 뿐이다. 그렇기에 역할극 가면을 벗고 심리적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안전한 도구가 배용준이라는 것. 한국 여성들에겐 그런 것이 있을까? TV프로그램인 <사랑과 전쟁>은 신나게 욕할 수 있지만 행복을 주지는 않는단다. 그래서 벨리댄스 등 삶의 채널을 바꿔주라고 그는 권한다. 일탈은 삶의 채널을 바꿔주는 것으로, 이런 일탈이라도 않으면 외도 등에 빠질 수 있단다.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 남자들의 왕따는 친하지 않은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는데 여자들의 왕따는 가장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뒤통수를 맞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남자아이의 싸움은 한눈에 드러나지만 여자아이의 싸움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남성은 이런 것에 대해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여성에게 중요한 주제 가운데,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따랐다. 인간의 수많은 관계 중에서 엄마와 딸의 관계가 꽤나 중요하다는 것. 강한 결속과 유대관계, 그로인한 수많은 애정과 갈등, 죄책감과 수치심 등. 놀랍게도 딸은 엄마와 갈등하면서 엄마의 행동과 삶을 닮아간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엄마와 갈등하는 딸은 그렇다고 엄마를 미워하지도 못한다. 그는 딸이 엄마로부터 독립돼 정서적으로 분리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좀 더 엄마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엄마를 한 여자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바라기 씨앗에는 장차 큰 해바라기로 성장할 정보가 담겨 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기술의 출발은 자기를 사랑하는 자존감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당당하고 확고한 자의식을 갖는다. 우리의 자존감은 풍선 같은 것이다. 상처 받고 힘들면 바람이 빠진다. 그래서 관계에 목맨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눈치를 보고. 사랑의 기술은 내가 어떤 자존감을 갖느냐에 있다.”




자신을 지키는 힘, 내면의 당당함

최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 남자를 버리라기보다 자신을 버리지 말라!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는 늘 눈치를 보기 마련이고 지쳐 쓰러진단다. 못된 여성은 아예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고, 상담 오는 거의 모든 여자의 문제는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본다고 한다. 나보다 상대방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몸에 익은 여자들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자신이 방전되고야 만다.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기분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 자기를 긍정하는 사람이 가진 아주 놀라운 장점이라면, 상대방에 대한 높은 공감 능력이다.

“우리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솔직한 자기표현은 자기만족감을 가져오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며 열린 마음으로 기분 좋은 대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자의식과 자존감이 부족하다보니 불안하고 긴장해 있고 위축돼 있다. 문제는 나중에 들통이 난다는 거다.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버린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따뜻한 말 한마디, 친절한 눈빛, 다정한 동감을 표시하는 신체 접촉, 사랑스러운 표정이 담긴 미소와 같은 진솔하고 공감적인 표현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낀다.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우리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이것은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당당함에서 출발한다.”

최 교수는 마무리로 사랑의 기술 두 가지를 언급했다. 우선,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다. 모차르트는 사랑의 기술을 갖고 태어났으나 베토벤은 반대였다. 그는 천재인 모차르트보다 노력하고 수정하는 베토벤이 와 닿는다고 말했다. 즉, 태어나서부터 당당한 여성은 없다. 부정적 사고는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형성된다. 그러나 긍정적 사고는 다르다는 것. 삶이 위기에 처하고 관계 안에서 아파할 때, 그 순간 필요한 것은 관계 복원 이전에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이다. 행복은 환경과 조건이 아니라 어떻게 선택하고 환경 속에서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하나는 선택이다.

둘째는 소통이다. 공감은 ‘상대방 안에 들어가서 느낀다’는 말이다. 즉, 상대방에게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다. 그럴 경우 공감은 힘을 발휘한다. 최 교수는 이혼할 경우, 그 아픔은 6개월 동안 교통사고를 매일 당하는 스트레스라고 비유한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통이란다. 선택과 소통, 사랑의 중요한 기술이다.


Q&A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남자는 다룰 줄 안다고 생각하는데 끼 부리는 여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웃음)?

흠,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대놓고 적의를 표할 수도 없는데, 문제다. 여성이 갖고 있는 힘이 있다. 바로, 수동적인 공격이다. 대놓고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고 숨길 수 있지만 치명적일 때가 있다. 가능한 한 적당한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오버하면 반드시 부메랑이 돌아오기 때문에 공격의 목표를 두기보다 경계선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하는 것이 낫겠다. 공격에만 집중하면 진흙탕 물이 될 수 있다.

한 번 바람을 피운 남자는 또 바람을 필까?

남자의 외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과 남자의 외도인지를 우선 보면 될 것 같은데, 암컷만 보면 발정하는 개과의 남자는 대책이 없다. 다만 성실한 남자인데 일탈에 빠질 수도 있다. 어떤 유형의 남자인지에 따라 다르다. 개과냐, 일탈과에 따라 다를 것 같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남자에게 이 책을 읽히면 바뀔까?

아마 읽지 않을 것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혐오감이 생길 거고(웃음).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변할 수도 있다고 본다.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 갑자기 로맨틱 가이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변화는 가능하다. 물론 도저히 변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관련 기사]

-교수 최광현의 서재
-정혜신 “지금, 당신 마음이 어떠세요?”
-타라 브랙 “나의 현재를 받아들여라. 당신에게 맞는 힐링법은?”
-중년의 나이 서른다섯, 어떻게 살 것인가?
-질투의 영역 - 남자는 ‘몸’, 여자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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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최광현 저 | 부키
이 책은 여자가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갈등하고, 상처를 주고받고, 또 그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자와 남자, 그들이 이루는 가정, 그 사이에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의 원인을 파헤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직접 상담해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들이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 주면서 여자라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고, 또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고 그녀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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