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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해밍턴에게 군대식 용어는 넘어야 할 산이었다

외국인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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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의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의 애청자가 되었다. 대한민국 예비군으로서 군시절에 좋은 추억은 거의 없지만 자연스럽게 채널이 고정된다. 군대에서 먹은 음식이 그리워서가 아니다. 예비군의 마음을 흔든 샘 해밍턴의 병영체험과 그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 때문이었다.

브라운관 속 유창한 한국어실력의 외국인은 어떻게 한국어를 접했을까?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면 먼저 입에 마비가 온다. 20년 가깝게 영어공부를 했지만 아직까지는 “I’m fine thank you, and you?’의 수준이다. 가끔 “저 한국말 잘해요.”라고 말하는 외국인을 보면 그들의 제2의 외국어습득 능력이 부러워진다. 그들은 어떻게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을까? 브라운관을 사로잡은 대세남 ‘샘 해밍턴’의 일화를 살펴보자.

9월 25일 방송된 tvN <섬마을 쌤>에서 샘 해밍턴과 샘 오취리가 한국을 접하게 된 사연이 소개 되었다. 그들은 한국이란 나라보다는 북한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었다. 샘 오취리는 한국과 중국을 혼동했으며 한국에 오기 전에 사극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사극에 무대가 한국의 현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명 장금이가 대통령에게 음식을 주는 모습을 상상했을 것 이다.

샘 해밍턴의 일화는 많은 방송을 통해서 소개되었다. 그는 대학교시절 한국어를 복수전공 했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선택을 했다고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스펙 관리의 열을 올리는 것 같았다. 한국어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고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아온 샘 해밍턴. 그의 에피소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클럽에서 여자를 꼬시기 위해 한국말을 구사하는 샘. 개그콘서트에서 특채로 활동한 개그맨 샘. 이후 한국생활을 포기하고 떠나려는 찰라 터진 예능감.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로버트할리를 밟고 올라가고 싶다”라고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하는 모습.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서 이제는 그의 포부를 이룬 것 같다.


샘 헤밀턴에게 군대식 용어는 넘어야 할 산이었다. [출처: MBC 진짜사나이]


전통혼례를 하고 호주방송에서 인터뷰를 한국어로 하는 샘 헤밍턴의 모습을 보면 성공을 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내 자신이 한 없이 작아진다. 샘 해밍턴의 유창한 한국어실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한국을 사랑한 이유? 살기 위한 생존 무기로 필요한 도구? 다양한 이유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만이 갖는 언어적 특징과 문화의 이해가 가장 현명한 답이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현실의 흑과 백

한국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외국인이 많다. 한국어는 인간의 조음기관을 고려하여 만든 부분이라서 발음상의 문제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음운현상의 한 부분인 Foreign Accent 때문에 자신의 모국어의 있는 음운규칙의 영향을 받아 발음이 어색한 외국인이 있을 뿐이다. 이태리 출신의 미녀 크리스티나 콘팔노니에니을 생각하면 쉽다. 물론 부족한 한국어 실력도 한 몫을 한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국문화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샘 해밍턴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샘 해밍턴은 교환학생시절 대학생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클럽을 다녔다. 그는 책 속에 있는 한국어공부를 한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언어 그 자체를 한국문화의 테두리 안에서 배운 것이다.


브라운관을 떠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은 어떨까? 대부분 ‘교환학생이나 유명 대학의 한국어 어학당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운다. 어학당을 통해서 몇 주 혹은 몇 달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선택에 의해서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른다. 체계적인 언어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외국인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체계적인 한국어교육을 받지 못한다. 업무에 필요한 한국어를 우선적으로 배운다. 그들에게 한국어는 살기 위한 생존무기다.

KBS <폭소클럽>의 코너 ‘블랑카의 인간극장’을 보면 “사장님 나빠요.”를 외치는 정철규의 연기를 볼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어는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은 현실의 벽이다. 같은 현실에 처한 외국인 여성도 있다. 그녀들은 농촌 총각의 배우자로서 며느리 역할을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보는 시선은 “사장님 나빠요.”가 전부다. [출처: KBS 폭소클럽]

외국인여성의 현실을 대변해주는 정재영과 유준상이 출연한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가 있다. 영화는 노총각이 결혼을 목적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찾는 아름다운 결말이지만 한국 농촌사회의 뼈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길거리에 걸려있는 ‘베트남처녀 결혼’의 현수막을 보면 영화와 현실은 많이 다른 것 같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환경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라!”식의 교육철학으로 콘텐츠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과 컨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문화에 접목하여 살아있는 한국어를 다양한 컨텐츠로 제공해야 한다.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많은 한국인과 교류하는 기회를 생각할 수 있다.

단순히 교육과 콘텐츠만의 문제는 아니다. 외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도 문제다. ‘저임금으로 고용되는 노동자’,’ 한국인과 결혼하는 외국인여성.’등의 낯 뜨거운 시선은 고개를 들 수 없게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을 뿐 그들도 엄연한 인간이다. 모든 외국인에게 해당되지는 않지만 몇몇의 경우에는 외국인을 위한 배려를 찾아 볼 수 없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에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언어를 통해서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각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서 다른 사고체계를 갖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우리와 다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한국문화를 통해서 한국어를 교육한다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외국인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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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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