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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진짜 사나이>, 예능 버라이어티라고 생각 안 해요”

첫 에세이 『열혈남아』 출간한 배우 장혁 작품에서 만큼은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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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에게 “때론 인터뷰가 지겹지 않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인터뷰는 배우로서 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과제”라는 말이었다. “인터뷰는 작품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을 보태는 배우 장혁. 그는 좀처럼 말을 쉽게 꺼내는 법이 없었다.



배우에게 전성기를 논하는 일은 조심스럽지만, 누구든 인생 그래프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릴 때가 있다. 1999년작 드라마 <학교>로 입지를 굳히고, 2010년작 <추노>에서 ‘대길’로 분해 노련한 배우의 이미지를 갖게 된 장혁은 군생활 2년을 제외하고는 쉼 없이 현장에 있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적절히 넘나들며 액션, 멜로, 코미디를 섭렵했지만, 대중에게 가장 강렬히 다가온 건 액션 연기를 할 때였다. 2010년,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는 영화 <그린호넷>과 <추노>를 두고 장혁은 사극을 선택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연기, 그리고 평소 명작으로 꼽던 <여명의 눈동자> ‘최대치’ 역이 연상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추노>를 선택한 건, 그가 겸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 장혁의 현재를 자문했던 터였다. 2013년 장혁은 또 다른 캐릭터를 입었다. 지난 5월부터 MBC <일밤> ‘진짜 사나이’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 첫 고정 출연을 시도했고 ‘열혈병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꿈에 나올까 두렵다는 군 입대를 두 번 경험하게 된 장혁. 그는 스스로 “<진짜 사나이>는 내게 힐링이 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감기>에서 장혁은 구조대원 ‘강지구’로 분했다. 자신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소한 인연으로 만난 모녀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장혁에게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 아니냐” 물으니, “반반”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여지’가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장혁은 ‘여지’라는 단어를 수십 번 언급했다. 작품에서건 현실에서건 장혁은 스스로에게 작은 ‘여지’를 주는 문제라면 언제나 골똘히 고민한다. 첫 에세이 『열혈남아』 출간을 기념해 마주한 자리. 영화 <감기> 홍보 차 수차례 인터뷰를 한 터라 지칠 법했지만, 장혁은 좀체 허투루 답변하는 법이 없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스스로 정리되는 느낌”이라며 어떠한 질문에도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튼실한 존재감을 빛내고 있는 요즘, 장혁은 언제든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건 없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결국 ‘장혁’이라는 사람이 기억되길 바랄 뿐이에요.”




<감기> 강지구, 충분히 여지가 있는 캐릭터

영화 <감기>가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요. <진짜 사나이>에서는 ‘열혈병사’로 활약하고 있고요. 이번에 출간된 『열혈남아』는 처음에는 여행 에세이로 기획했던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여행’이라는 테마를 잡고 시작한 게 맞아요. 예전부터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순간순간의 생각들을 정리해봐도 좋을 것 같았어요. 고향이 부산인데 홍콩이나, 오사카가 부산과 닮아 있다는 느낌을 예전부터 했거든요. 시기적으로 오사카가 맞아서 가게 됐는데, 여행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정보 전달로 많이 접근하게 되더라고요. 여행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일상에서 벗어난 거잖아요. 현재의 내 일에서 벗어난 생각들을 하다 보니, 옛날의 발자취를 많이 떠올리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여행에 관련된 어떤 책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에세이로 방향이 달라졌어요.

‘열혈병사’이면서 이번 책 제목이 『열혈남아』에요.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를 좋아하나 봅니다.

열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그래서 영화 <열혈남아>도 좋아하고요. 영화를 보면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거든요. DVD를 모으는 게 취미인데, <열혈남아>도 손에 꼽는 영화에요.

책을 보니 좋아하는 작품 이야기도 많고, 배우 ‘장혁’의 진중한 모습들이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글을 쓰면서 배우 장혁의 인생을 정리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진로를 바꾸고 배우가 되면서, 군 생활을 했던 2년을 빼고는 계속해서 현장에 있었잖아요. 현장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게, 언제나 ‘배우’라는 포지션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배우는 어떻게 가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고, 현장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말하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에는 체육교사가 꿈이셨다고요. 어린 시절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책을 보다 보니, 액션에 능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던데요.

운동을 미친 듯이 좋아했어요.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퇴근 후에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체육교사가 되고 싶었고요(웃음). <감기> 다음 영화로 <딸기우유>를 검토 중에 있는데, 역할이 체육교사에요. <화산고>를 같이 했던 김태균 감독님 작품이에요.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고 싶었던 여지가 있어서 생각하고 있는 단계에요.

<감기>에서는 구조대원 ‘지구’ 역을 맡았는데, 김성수 감독님이 장혁 씨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였다고 말하셨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김성수 감독님의 작품 중에 <무사>와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기>는 재난영화고 <무사>는 사극이지만, 고립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맡은 ‘강지구’ 는 다소 영웅적인 의협심이 강한 캐릭터잖아요. 김성수 감독님이 “강지구 라는 인물에 장혁이라는 사람을 투영해서 연기해보라”고 말하셨어요. 제대했던 순간이 떠올랐죠. 제대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계속해서 고개가 뒤를 보게 되더라고요.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상황인데, 자꾸만 뒤가 밟히는 느낌이랄까요. ‘강지구’도 그런 인물이었다고 생각해요. 우연히 인혜를 만나게 되면서 호감을 갖게 되고, 그녀의 딸 미르를 만나게 됐는데, 재난 상황에 부딪히게 되고, 미르를 구하려다가 다른 사람들이 눈에 밟혀서 구해주려고 노력하게 된 거죠.

어떻게 보면, 자신의 생명도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렇게 깊은 관계라고 볼 수 인혜(수애) 모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해요.

지구의 선택에 있어서 관객들의 반응이 다 달라요.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들도 많죠. 모른 척해도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무모한 선택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구는 영화에서 이렇게 말하죠. “난 구조대원이잖아요. 사람들은 알지만 나는 알잖아요”라고. 지구는 구조대원이고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보다는 재난 상황에 경험이 있고, 또 지금 당장의 상황을 모면한 다음에는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진짜 사나이>를 찍으면서도 군대라는 상황 속에서 모두 똑같은 훈련을 받고 생활하지만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덜 힘들어 하는 사람, 포기하려는 사람도 있어요. 우리가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모두들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지켜낼 사람도 있겠죠. 지구라는 인물을 이런 느낌으로 바라봤어요. 재난 상황을 조금 덜 힘들어하는, 헤쳐나가려고 하는 인물로요. 수애 씨가 맡은 ‘인혜’도 감염내과 전문의로 어떻게 보면 엘리트잖아요. 하지만 딸의 발병 사실을 숨기는 모습에서는 모성애가 강한 사람이고, 또 객관적으로 볼 땐 무척 이기적인 사람이죠. 지구라는 인물도 마찬가지에요.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지만 최대한 덜 주관적으로, 객관화시켜서 보려고 했어요.

<감기>를 보는데, 정유정 작가의 소설 『28』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들이 보이기도 했어요. 혹시 소설을 읽어보셨나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데, 어느 기자님이 『28』 이야기를 해서 그 때 알았어요. 아직 못 읽었는데 읽어보고 싶어요.




배우 장혁의 모토 ‘즐겁게,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만으로 완벽한 영화는 없다고 합니다. 신인들은 시나리오보다 자신이 맡을 캐릭터에 치중해서 배역을 고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는데, 장혁 씨는 어느덧 배우인생 20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시나리오는 도면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은 작품을 시공해야 하는 사람들이고요. 누구 하나 잘해서 되는 건 아니에요. 같이 앙상블을 이뤄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만들어지는 거죠. 도면 자체가 너무 아니면 당연히 선택하지 않아요. 하지만 완벽한 시나리오는 없죠. 각색이라는 게 있고, 현장과 작가가 상상했던 장면과는 괴리감이 있을 수 있잖아요. 야구 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투수, 외야수, 내야수 다 중요해요. 누구 한 명 잘한다고 해도, 앙상블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배우라도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없죠. 데뷔 초창기 때는 저 역시, 캐릭터 때문에 선택했던 작품들이 있어요. 하지만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시나리오 안에서 매끄럽게 놀지 못하면 좋은 캐릭터라고 이야기할 수 없어요. 그만큼 또 중요한 게 누구랑 함께하느냐이고요. 자신만의 독창적인 느낌을 갖되 그 안에서 함께 공감을 느껴야 되니까요.

책에서 ‘오디션을 보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심사위원이 어떤 걸 원하는지 파악하고 연기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배우에게도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본인 욕심으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지만, 대중이 배우에게 원하는 것들도 생각해야 하지 않나요.

확실한 건, 제가 지금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저기 카페 벽에 달린 모니터를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면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거예요. 배우는 이렇게 손바닥을 딱 한 번 치고, 관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내 이야기를 해야 해요. 오디션은 하러 가는 사람도 있지만 보는 사람, 심사위원의 목적도 있어요. 얼마나 독창적이어야 하는가에 집중해야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것을 하면 안 되는 거죠. 항상 경쟁을 해야 하는 레드오션이 있다면, 블루오션도 있어요. 뭔가 그 틈새를 가지고 가야 해요. 이만큼, 나름대로 했다고 해서 붙는 게 아니에요. 조금 더 절실하게 준비한 사람이 있다면 나름대로 한 사람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작품에 들어가면 여러 각도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이 정도면 됐다’고 자만하지 않는 것 같고요.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런 신조는 없어요. 그때그때 바뀌는 편이에요. 어쨌든 즐겁게, 현장도 즐겁고 인생도 즐겁게 사는 게 목표에요. 어떻게 신념만 가지고 살 수 있겠어요. 자연스럽게 흘러가자는 게 제 원칙이라면 원칙이에요.

최근 수애 씨가 인터뷰에서 “장혁은 모든 여배우들이 탐내는 파트너”라며 극찬을 했어요. 상대 배우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잘해주려고 해요. 그런데 정도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기 싸움을 굳이 할 필요는 없거든요. 촬영하기에도 부족한데 이런 데 시간을 쏟으면 안되죠. 서로 말을 안 하고 눈치만 보고 있으면 어색해서 연기를 할 수가 없어요. 상대가 다가오면 그만큼 더 잘해주게 되는 건 사실이에요. 상대도 나만큼의 여지가 있고 서로가 화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걸 느끼면, 더 다가갈 수 있는 거죠.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사적인 부분에서는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진 않나요.

정말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너무 조용해요. 뭐랄까, 낯을 많이 가려요.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좀 그래요. 대화를 하다가 끊기는 무안함을 못 견디는 거죠. 그런데 말수가 적든 많든, 상대에게 오픈 되어 있는 사람하고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예능에서 저를 보고 ‘수다왕’이라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웃음). <진짜 사나이> 같은 경우는 극단적인 상황에 같이 들어갔기 때문에 서로가 풀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정말 없어요. 군대에서는 유치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있어요(웃음).




<진짜 사나이>는 장혁에게 힐링이다

사실 장혁과 액션, 군대는 어울리지만, 예능은 낯선 느낌이었어요.

<진짜 사나이>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저는 예능 버라이어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군대에 있으면서 느꼈던 바가 너무 좋았거든요. 한 달에 1주일 정도 <진짜 사나이>를 촬영하는데, 그 시간이 저에겐 힐링이 되고 있어요.

방송 분량이 실제 촬영 분량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열혈병사’답게 가장 무난하게(?)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장혁 씨가 먼저 <진짜 사나이> 출연 요청을 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사실이이에요. 물론 제작진도 환영했고요(웃음). <진짜 사나이>가 첫 방송 때부터 화제가 됐잖아요. 첫 회를 보진 못했고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봤는데, 옛날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됐어요. 군대를 다녀온 사람으로서 그 시절의 추억들, 소소한 여러 가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지금 제가 서른여덟인데, 곧 앞자리가 바뀌잖아요. 이런 시기에 군대를 다시 가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안착이 되지 않은, 조금 떠 있는 상황에서 군대라는 상황에 있어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작품에만 집중하기도 바쁜 시간이잖아요. 주변에 반대가 있었을 법 해요.

가족들은 말리지 않았고, 사무실에서는 조금 생각해보자고 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죠. 하지만 제가 그 감정을 느낀 순간,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제 본업은 배우에요. 작품과 예능 스케줄이 겹치게 된다면 물론 작품을 선택하겠죠. 하지만 그 전까지 가능한 시기까지는 해보는 게 괜찮지 않나, 싶었어요. 시기적으로 이런 선택을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죠.

실제 군대 생활을 할 때는 ‘정용준’이라는 본명을 사용했지만, <진짜 사나이>에서는 배우 장혁입니다.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떠나서도 개인적으로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군대라는 인연이 왜 아직도 나에게 크게 남아 있냐고 묻는다면, 당시 제가 입대할 때 심정적으로 정말 바닥인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사람이 정말 바닥에 내려간 상황에서 올라가는 순간이 있어요. 그러면 하루하루가 정말 생생해요. 어지간한 상태가 아니고서는 정말 다 해내야 했고, 그만큼 절실함도 많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20대에 데뷔를 해서 장혁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군대라는 공간에서는 ‘정용준’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그동안 너무 배우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고, 그 안에 함께 있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어요. <진짜 사나이>도 촬영하다 보면, 정말 몸과 마음이 부딪히니까 서로 안 친해질 수가 없어요. 군대는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들게 되잖아요.

매달 <진짜 사나이>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 있나요.

처음 <진짜 사나이>를 출연하려고 했던 초심, 그 기본은 지키고 가자는 생각이에요. 운이 좋아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지만 처음 생각은 놓지 않으려고 해요. 그건 <진짜 사나이>를 떠나 모든 작품에 있어서도 같아요. 기본적으로 한 작품이 인형극이라고 했을 때, 배우는 인형을 위에서 컨트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배우가 스스로를 인형이라고 착각한 순간, 여기 저기 감정이 떠돌 수 있어요. 대중들은 인형이 곧 배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배우들은 관객들의 반응을 모니터 하면서 인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해요. 안 그러면 슬럼프에 빠지기 십상이죠.

40대를 맞이하기 전에 ‘군대’라는 공간에서 인간 장혁을 마주하고 있는데, 배우 장혁의 40대는 어떻게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습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떻게 설정해놓고 가는 건 없어요. 지금 내가 어떤 걸 느끼느냐가 중요해요. 연기자라는 삶이 좋은 것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는 걸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고 또 늘 새로운 것과 조우할 수 있다는 거예요. 내가 선택한 작품에 내 상황의 기록들이 담겨 있는 거니까요. 지금까지 근 30여 개 작품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현장에 가면 떨리고 어떻게 해야 하나 갈등하고, 또 벽이 있다는 걸 느껴요. 기술은 늘었겠지만 앞으로 작품 안에서 만날 사람은 저도 몰라요. 그 사람과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호흡할 것인가,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초조함은 여전히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방법은 있는 거니까요. 현장에서 느끼는 극도의 즐거움, 흥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여지의 부분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것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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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의 열혈남아 장혁 저 | 페이퍼북
‘열정’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남자 장혁의 삶의 방식이 공개된다. 브라운관 속의 그의 모습은 늘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브라운관 밖, 사람 장혁은 어떤 모습일까? 화면 밖의 그도 딱 그만큼 열정이 넘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살아갈 것인가’란 질문에 그는 거침없이 살아가겠다고 답한다. 두렵고 힘든 순간, 허무한 순간도 있었지만 한번 더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장혁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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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장혁의 열혈남아

<장혁> 저12,420원(10% + 5%)

'열정'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남자 장혁의 삶의 방식이 공개된다. 브라운관 속의 그의 모습은 늘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브라운관 밖, 사람 장혁은 어떤 모습일까? 화면 밖의 그도 딱 그만큼 열정이 넘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본인이 어떤 일을 경험할 때이면 늘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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