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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이 뭐야?” “너의 부인이 되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결혼했다 - 『인생의 지도』 다카하시 아유무

삶이든 여행이든 닭살의 감각을 믿어야 하는 이유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로운 인생을.” "네 꿈이 뭐야?" "너의 부인이 되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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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프리』의 저자이자 방랑생활자 아유무가 한국에 왔다. 그는 단순히 꿈만 가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을 알고, 자신의 욕구를 해방시키라고 말한다. 부자도, 대단한 사람도 아닌 한평생 하찮은 사람으로 남길 바라는 이 사람, 자신의 ‘닭살’을 믿으라는 이 남자, 지난 9월22일, 서울 서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로운 인생을.”

이런 삶의 기치, 누구나 바라는 무엇. 그렇지만 누구나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온갖 불안을 짐 지우는 사회 구조가 인민의 날개를 꺾었을 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참고, 남 아닌 자신만의 욕구도 참고, 지금 당장의 즐거움도 나중을 위해 참으라고 강권하는 사회. 그래서 대한민국은 불안으로 굴러 간다. 참아야 복이 온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참다가 화병으로 뒤지고, 고생 끝에 병이 온다. 정확하게 주류 세력은 불안으로 인민을 길들여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킨다. 그들, 절대 이런 질문하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을 바라는가? 당신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그들이 진짜 자신만의 욕망을 지니면 안 되니까. 자신들이 주입한 타인의 욕망을 진짜 욕망처럼 느끼게 만든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로운 인생을’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욕구조차 이 땅에서 가능한 것인지 고민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한국엔 다카하시 아유무가 드물다. 내키는 대로 지르고, 놀지 않는 자 일하지 말라고 말하며,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는 사람.


헌데 그런 사람, ‘또라이’ 취급받기 십상이다. 그저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꿈을 향해 간절하게 바라고 죽도록 노력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꿈을 꿀 수도 가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선. 『러브 앤 프리』의 저자이자 방랑생활자 아유무가 한국에 왔다. 그는 단순히 꿈만 가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을 알고, 자신의 욕구를 해방시키라고 말한다. 부자도, 대단한 사람도 아닌 한평생 하찮은 사람으로 남길 바라는 이 사람, 자신의 ‘닭살’을 믿으라는 이 남자, 지난 9월22일, 서울 서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인생의 지도』 출간기념 토크 콘서트의 시간. 신간에 대한 운을 떼는 것으로 인사말을 한다.

“살면서 이러면 어떨까, 저러면 어떨까 하는 망설임이 있다. 이 일을 계속 할까, 이 남자(여자)와 결혼할까 말까, 그런 걸 결정할 때 고민이 많다. 『인생의 지도』는 이런 사람의 영향을 받았고, 이런 결정을 했다는 예가 적혀 있다. 우리는 태어나 자라면서 가진 감각,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진 감각이 있고,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소름 끼치는 자기 닭살을 믿어야 한다고 본다. 닭살이 돋거나 등이 오싹하거나 눈물이 나는 건 자연적으로 되는 것이고, 사람마다 다르다. 어른들은 네 머리로 생각하라는데, 자신의 닭살을 믿고 감각을 믿어야 한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이 책을 썼다.”

“타인의 규칙에 얽매인 사람을 ‘가축의 돼지’라고 한다. 자신의 규칙을 가지지 않는 사람을 ‘쾌락의 돼지’라고 한다. 어느 쪽이든 나는 돼지가 싫다.”(p.171)

질문

책에 실린 사진 중에 혹시 연출한 것도 있는지?

답변

『인생의 지도』에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은 없다. 친동생이 아는,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가 포토그래퍼인데, 그의 사진을 썼다. 현재 출판사를 동생과 함께 하고 있다. 내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면 동생이 디자인해서 편집한다. 내가 마흔, 동생이 서른여덟인데, 싸우면서 아슬아슬하게 지내고 있다. (웃음)

질문

경험한 것을 축약해서 글을 쓰는 게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길게 묘사해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축약편집된 것인지, 아니면 긴 글을 쓸 생각도 있나?

답변

여행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음을 사실적으로 쓰기보다 여행을 통해 무언가 느낀 것을 쓴다. 그래서 에피소드를 다룬 책이 없다.

질문

여행을 하다보면 지루하거나 권태기도 올 법도 한데,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계속 여행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며, 독서량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다.

답변

여행을 하면서 권태기가 오거나 질리면 돌아간다. (웃음) 그 상황에서 계속 더 해야 한다고 생각 않는다.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움직인다. 많은 책을 읽지는 않지만,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다. 글씨가 너무 많은 책은 읽지 않는다. (웃음) 그래서 만화가 가장 좋다. 지금 가지고 다니는 아이패드에 만화책만 1800권 있다. 1800권의 만화책과 함께 여행을 한다. 만화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받고 있다.

질문

한국 연예인 중에 좋아하는 사람 있는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고 혹시 아는가?

답변

계속 여행을 해서 TV를 보지 않는다. 친구가 춤을 따라했던 ‘카라’는 알고 있다. 아내가 이상할 정도로 한국 TV드라마에 빠져 있다. 아내에게 한국 드라마의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물었더니... 믿지 못할 정도로 비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웃음) 일본 드라마는 에피소드 중에 비참하고 힘든 일이 하나만 있는데, 한국드라마는 매회 나온다더라. 강남스타일은 잘 모른다.

질문

『인생을 바꾸는 7일간의 여행』의 집필 의도는 무엇이었나?

답변

여행 다니면서 쓴 책을 내고, 독자들로부터 그곳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여행지에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숙박은 어느 곳에 하면 좋을지를 담은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7일 동안 여행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곳을 모았다. 한국은 잘 모르겠는데, 일본에선 보통의 샐러리맨이 연속해서 휴가를 낼 수 있는 기간이 일주일이다. 그래서 7일 동안 여행이 가능하고, 인생이 바뀔 만한 곳을 꼽았다. 모험가가 아닌 일반인이 갈 수 있는 곳만 담았다.

질문

EBS <세계테마기행>의 부탄 편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부탄에서 어떤 특별한 경험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답변

부탄은 일반 관광코스가 아니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미리 갈 곳을 신청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부탄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부탄의 총리는 자국의 국내총생산(GDP)이나 국민소득이 얼마라고 자랑하지 않는다. 자국 국민이 얼마나 행복한지 자랑한다. 부탄에는 고급호텔부터 홈스테이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굉장히 많은 돈이 들지는 않는다.

하나 덧붙여서, 세계를 여행하면서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나는 곳이 인도의 바라나시(Varanasi)다. 바라나시엔 돈이 없어 학교에 못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리학교를 만들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마더 테레사를 동경하는 마음에서였다. 평생을 그런 삶을 살 순 없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하나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 학교를 설립했다.

그런데,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거다. 친구들과 모여 벽돌 20만개를 모아 2층짜리 학교를 만들었다. 단지 학교만 만든 게 아니다. 1층이 학교, 2층이 게스트하우스다. 세계 여러 사람이 거기 모여서 교류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 지금의 프리학교다. 지금은 학교가 커져서 2층 게스트 하우스를 없애고 전체를 학교로 쓴다. 대신 건너편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누구든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갠지스 강을 추천하고 싶은데,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 강가에서 화장하는 풍습이 있다. 이들은 윤회를 믿는다. 갠지스 강에 화장하면 다음 생애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할머니 시체가 3시간동안 화장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고 머리로 알고 있었는데, 죽음과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부족한 것이 인생인데, 왜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면서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행동력이 부족한데,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나는 왜 못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은 갠지스 강에 가서 화장하는 장면을 보라. 행동력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또 부모를 생각하게 됐다. 바라나시에서의 시간을 겪고, 지금이 아니면 부모에게 사랑을 전할 수 없음을 느꼈다. 일본에 돌아가서, 그전까지는 그런 걸 못했는데, 잘 길러줘서 고맙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게 됐다. 근데 부모는 갑자기 왜 그러냐고 그러더라. (웃음)

“고민보다 중요한 것. 살아가면서 나를 마음껏 써버리는 일. 헛된 일에 나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나를 위한 일에 나를 사용해야 해요.”(p.53)

질문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이며, 여행을 갈 때 선택하는 기준은 뭔가?

답변

가고 싶은 여행지는 미리 정하지 않는다. 미치도록 가고 싶고, 이런 곳에 가면 닭살이 돋겠다 싶은 곳에 간다. 이게 여행 뿐 아니라 인생에도 통용된다. 세상은 어른이니까 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라는데, 어른이니까 생각하지 말고 행동하라! 추천하는 곳은 없다. 가고 싶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기가 바로 추천하는 곳이다. 사람마다 감각이 다르니까!

“피부로 더, 몸으로 더. 내게 머무는 감성을 믿지 않으면 도대체 뭘 믿을래? BELIEVE YOUR 닭살 닭살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생은 감성으로 결정된다.”(p.116)

질문

여행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다면.

답변

맛있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일본 음식이 가장 맛있다. 최근 여행한 곳이 오스트레일리아인데, 에보리진에서 산속을 걷는 트레킹을 했다. 함께 트레킹 한 원주민 친구가 엉덩이가 녹색인 개미를 집어 먹더라. (웃음) 그걸 보고 두 아이들도 개미를 먹으려고 하더라. 아내가 말렸다. 애들이 날 보는데, 나는 먹으라고 했다. (웃음) 애들이 먹고 나서 조금 시긴 한데 맛있다고 하더라. 최근에 먹은 음식 중엔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질문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은?

답변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영어가 통하는 나라가 그리 많진 않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을 걸 전제로 여행을 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그 사람과 긴 시간을 보내면 통한다. 다만 ‘고맙다’는 표현은 가는 나라마다 외운다. 그냥 일본어로 말해서 통하는 경우도 있다.

재밌는 사람도 무척 많았다. 버닝맨이라고 미국에서 만난 축제가 있다. 미국 중심이긴 한데 여러 나라 사람들이 5만 명 정도 모인다. 이 축제는 자기를 표현하는 축제다. 5만 명이 페인팅을 하거나 차를 장식하는 등 각자 자신을 표현한다. 화제가 됐었던 퍼포먼스 팀이 있었다. 6명의 아저씨가 나체로 발리볼을 하는데, 1등을 먹었다. 재밌는 건, 아저씨들이 창피하다며 맨몸을 감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1점을 따겠다며 매우 진지하게 발리볼을 하더라.

질문

부인이 미인이더라. 어떻게 접근해서 결혼까지 하게 됐나?

답변

제일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웃음) 아내 사야카를 처음 만나 건 20년 전이다. 나는 스물, 사야카는 열아홉. 당시 나는 피자배달을 하면서 인생을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다른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친구들과 술자리가 있었는데, 사야카가 합석을 했다. 술이 떨어져서 사야카와 함께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가게 됐다. 그때 사야카에게 꿈이 뭐냐고 뜨겁게 물었다.

사야카가 딱 한 마디 하더라. 너의 부인이 되는 거야. 농담인 줄 알았다. 사야카 표정이 진지하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뇌에 스파크가 인다는 감각이 들었다. 그리고선 동거하던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얘기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이후 사야카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다. 20년 전 사야카보다 지금의 사야카를 더 사랑하고 있다. (웃음)

질문

아내와 2년 동안 허니문 대신 세계일주를 하고, 『러브 앤 프리』를 냈다. 그 여행, 어땠나?

답변

그 여행 전까지 아내는 여행을 좋아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멋 좀 부려서 나와 결혼하는 거니까, 뭐든 해주겠다고 얘기했다. 『드래곤 볼』을 보면 7개의 볼을 모으면 꿈이 이뤄지는데, 아내에게 그걸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뭘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나랑 세계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또 뇌에서 스파크가 일었다. (웃음) 가자고 마음을 먹긴 했는데, 세계일주에 얼마나 돈이 드는지도 몰랐다. 가이드북을 봐도 여행 예산은 자기가 짜기 나름이라고 해서 아무 도움이 안 됐다.

그때 딱 정한 것은 결혼식 3일 후에 갈 곳을 정하자고 했다. 아내가 호주에 가고 싶다고 해서 첫 목적지로 삼았다. 여행하다가 돈 떨어지면 들어오자고 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계획된 일정 없이 가고 싶은 곳을 들렀다. 그런데, 딱 보면 알 텐데, 사야카는 오피스레이디, 나는 이 모양 이 꼴이라 두 사람 가치관이 너무 달랐다. 가치관이 달라서 이혼했다면 우리는 700번도 더 이혼했을 것이다. (웃음)

2년 간 가치관이 달라서 정말 많이 싸웠다. 당시 두 사람이 정한 게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리 두 사람 함께하자는 약속. 그래서 그렇게 싸워도 우리는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사야카의 꿈은 여행하면서 쇼핑몰을 점령하는 게 꿈이고, 나는 자연적인 것을 찾는 여행을 원한다. 그래서 한 여행지는 사야카가 좋아하는 쇼핑몰이 있는 곳을 가고, 한 곳은 대자연이 펼쳐진 곳을 가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지금은 가족 네 명이 여행을 하는데, 아이들 2명도 자연파 쪽이다. 지금은 그래서 3대1이라 꽤 유리한 입장이다. (웃음)

질문

자녀 두 명은 학교를 안 다니는데, 어떤 이유가 있는가?

답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무교육이다. 가족이 처음 여행을 가자고 결정했을 때 장남 우미(바다)가 여섯 살이었다. 부모라고 아이에게 뭔가 지시?명령하는 게 아니라 아이라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의논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여행 떠나기 전 가족회의를 했다. 애들에게 ‘세계여행을 가는 게 좋아? 학교 가는 게 좋아?’하고 물어봤다. 큰 아들이 엄청 고민을 하다가 세계여행을 가자고 하더라. 알았어, 가자, 그렇게 결정했다. 학교에 전화해서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며 문의를 했다. 선생님이 곤란하다고 해서 궁리한 것이, 입학한 뒤 등교거부였다. 그렇게 말하니, 교사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하더라. (웃음)

대개의 어른들은 정해진 대로 움직이라고 하는데, 나는 정규 교육과정대로 움직이는 교육을 원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컸을 때 좋아하는 것을 찾고, 좋아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여행이 자신을 성장시켰음을 알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렇긴 해도 동년배 친구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봐서, 캠프장에서 만나는 또래랑 놀게 해주고, 일시 귀국하면 방과 후 학습센터 등에 보내서 또래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자 한다. 애들을 보면 행복한 표정으로 살고 있어서, 이것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규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길을 선택할 수 없다.… 살아가기 위한 규칙은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규칙을 가진 인간은 결코 헤매지 않는다.”(p.164)

질문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하면 여행을 그만둘 것인가?

답변

내 아이는 혼자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해서 혼자 학교를 다니라고 말할 것 같다. 집을 빌리는 수속은 해주고, 혼자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웃음) 아들한테는 2년 뒤에 보자고 말하면서.

질문

보이는 것으론 에너지가 넘친다. 항상 닭살이 돋거나 의욕에 차 있긴 힘들 것 같다. 무기력할 때가 있을 것도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나?

답변

솔직히 난 항상 이렇게 에너지가 넘친다. (웃음) 졸릴 때, 술 많이 마신 다음날, 사야카랑 싸운 날 등은 텐션이 조금 떨어진다. 무기력해지지 않는 이유는 목표를 정해놓고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 그것에만 집중한다. 고민은 않는다. 될 때까지 그것만 바라보고 나간다. 할 거면 즐기고 재밌게 하자고 해서 할까말까를 놓고 고민하지 않는다. 또 게임을 하거나 만화를 읽는다. 야구 게임하다가 3연승으로 이기면 완전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감각. 그런 것을 언제 느끼는가. 오로지 그것만 알면 된다.”(p.42)

질문

늘 꿈꾸는 사람 같은데, 최근 꿈은 뭔가?

답변

20년 동안 꿈이 변한 적이 없다. 내 꿈은 사야카에게 늘 영웅으로 남는 남자! 사실 이건 미스터 칠드런이라는 가수 노래에서 따라한 것이다. (웃음) 꿈은 이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고, 이걸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게 막연한 꿈은 없다.

질문

바(BAR)를 운영하다가 잘 될 때 친구에게 넘겼는데, 아깝지 않았나?

답변

일단 나는 정말 중요한 건 마음속에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나는 재벌이나 부자가 되길 원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작은 무엇이든 그것을 지켜내는 게 아니라, 제로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진짜 성장이라고 본다. 틀이 잡힌 것에서 위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제로에서 1을 만드는 것이 날 두근거리게 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항상 이런가 보다. (웃음) 아내는 내가 부자가 아니라서 불안해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아내가 우리 노후생활은 어떡해, 라고 물어서 깜짝 놀랐다. (웃음)

“한평생 하찮은 사람이기를.
 죽을 때까지 배움의 자세를 잊지 않는다.
 한평생 여행가이기를.
 죽을 때까지 만남의 기쁨을 잊지 않는다.”(p.179)

질문

마지막 한 마디.

답변

여행할 때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처럼 내 인생에서도 앞으로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았다. 살아가면서 걸어가면서 만드는 것이지, 이렇다 할 인생 설계도는 없다. 여행하다가 한국사람을 만나면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난 것처럼 친근감을 느낀다.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데, 두 나라 관계가 좋았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해 여러분도 인생 많이 남았다. 살아가는 동안 오픈 마인드로 서로 문화를 교류하면서 친구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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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도 다카하시 아유무 저/조아라 역 | 에이지21
단 한번의 인생, 한정된 시간 속에서 모두가 하나밖에 없는 자신을 잘 알고, 가슴을 펴고, 최고의 인생을 보내자는 마음을 담아 만든 아유무의 신간이다. 다카하시 부부가 걸어서 세계일주를 하던 때 처음으로 『인생의 지도』라는 제목으로 기획하고 완성까지 5년이 걸린 이 책은 발매 후, 각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단 한 번의 인생.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을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서. ‘자신을 알자’라는 주제를 골라 영감이 넘치는 말과 사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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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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