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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닥터지바고> 제안 받고 처음엔 불쾌했지요”

뮤지컬 닥터지바고 전격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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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승우가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유리지바고 역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놀라운 것은 뮤지컬 <조로>를 끝낸지 이틀 만에, <닥터지바고> 오픈을 겨우 8일 앞둔 시점이라는 것이다.






조승우 씨는 주지훈이 성대결절로 중도 하차한 뮤지컬 <닥터지바고>에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솔직히 불쾌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영화 <퍼펙트게임> 촬영이 한창일 무렵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뮤지컬 <조로> 출연이 예정돼 있어 거절한 상태. 그런데 공연 개막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차 연락이 온 것이다.

“신춘수 대표(오디뮤지컬)한테 연락이 왔을 때 ‘이 분이 드디어 정신이 나가셨구나...’ 생각하며 헛웃음이 났어요. <조로>가 1월 15일에 끝나는데 2월에 <닥터지바고>에 출연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정말 저를 위한다면 공연을 늦춰도 될 텐데, 불쾌했죠. 대관 문제 때문이지만, 대관에 맞춰 배우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사실 작품에 대한 믿음도 그렇게 크지는 않았어요. 러시아의 시대상황이 저에게 흥미나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거든요.”





그는 신 대표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무모한 제안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 제작사 측에 말하지 않고 연습실에 찾아갔다. 그러나 리허설을 보고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힘을 느꼈다.

“처음 하는 리허설이라고 들었는데, 무대장치나 음악이 없는 데도 그 정도의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게다가 아끼는 동생인 홍광호가 날마다 전화로 합류를 꼬드겨서 5일 동안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다, 광호가 문자메시지로 보낸 성경 구절(잠언-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는 이는 여호와이시다)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사실 이미 무대화된 모습에서 저에게 불리한 요소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이 있었고요.”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195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러시아혁명 등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공부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뒤늦게 합류하는 데 따른 부담이 더욱 크다.

“자신감 제로 상태죠. 지금으로선 유리지바고의 삶을 완벽하게 가슴 절절하게 그려낼 수는 없지만, 그의 고독함과 쓸쓸함이 뒤늦게 합류해서 4주 이상의 연습을 홀로 버텨야 하는 저의 고독함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자신감이 제로라고 말씀드렸는데, 최선을 다할 자신은 있습니다. 2012년을 <닥터지바고>와 함께 도전하며 출발하는 것도 고되지만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아요. 구원선수, 이른바 땜빵이 아니라, 지금은 제 작품이고, 제가 유리지바고입니다. 물론 음악적으로는 광호한테 비할 수 없겠지만 열심히 할 생각이고요. 기대 반 두려움 반이 언제쯤 설렘으로 바뀔지 모르지만, 이 작품 사랑할 거고, 하면서 행복할 겁니다.”





<닥터지바고>는 1월 25일 개막과 함께 한동안 홍광호 원 캐스트로 공연된다. 조승우 씨의 출연 시기는 얼마나 작품을 빨리 이해하고 동료들과 어우러지느냐에 달려 있다.

“작품의 맥락은 보통 4주 안에 잡힙니다. 그 다음은 극장 안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아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이미 기술적인 부분이 돼 있고, 저는 들어가기만 하면 돼요. 일단은 2주 정도 연습을 해보고,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이 되느냐에 따라 티켓 오픈도 달라지겠죠.”





<조로> 때부터 많은 시나리오를 받은 그는 마음에 맞는 작품이 없어, 상반기 뮤지컬 <헤드윅>을 거쳐 하반기 <맨 오브 라만차>를 욕심내고 있었다. 그런데 <닥터지바고>가 6월 3일까지 공연되니, 돈키호테로 분한 조승우는 보기 힘들 듯 하다.

“지킬은 이제 지긋지긋하고, <헤드윅>이 얘기 중이었어요. 그리고 하반기에는 5년 만에 돈키호테를 꼭 다시 해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어렵겠죠.”





조승우 씨는 자신의 뮤지컬 출연과 관련해 고액 개런티가 언급되며 스타캐스팅 얘기가 나온다며, 12년 동안 뮤지컬을 해왔는데도 연예인으로 취급하는 기사를 보면 불쾌하다고 말했다.

“뮤지컬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돈 벌려고 마음먹었다면 러닝 개런티를 걸었을 테고, 그랬다면 재벌이 됐을 겁니다. 영화는 많이 실패했지만, 뮤지컬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요. ‘스타’라는 말은 고맙지만, 오래 전부터 뮤지컬을 해왔고, 뮤지컬의 흥행신화를 써 왔습니다. 제가 스타가 된 상황에서 뮤지컬을 한 게 아니라, 뮤지컬을 하면서 스타가 됐어요. 12년을 무대에 서온 뮤지컬배우인데, 여전히 연예인으로 취급하거나 스타캐스팅 범주에 끼워 넣는 기사는 상처가 됩니다.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어요. 저는 작품을 보고 연기를 보지, 돈이나 스타성을 보고 제 노후를 대책하지는 없습니다. 이기적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하고, 후회할 만한 작품은 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 신념이고 무대에 서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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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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